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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현
등록 :
2019-07-10 09:33

수정 :
2019-07-11 16:05

[배철현의 테마 에세이] 승화(昇華) ②진정성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다.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국민 한명 한명이 선진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20세기 초, 자신들의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과학기술혁명을 확신한 인간은, 정신적으로는 유아상태였다. 도덕적으로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인간이 거대한 몸집을 가지고 인류 최악의 전쟁인 제 1,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고, 원자폭탄을 만들어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투하하여, 인류를 거의 말살직전까지 몰아넣었다. 21세기 초, 우리는 100년 전부터 더 위한 시대에 진입하였다. IT혁명으로, 인류가 과거의 신의 영역이라고 여겼던 불명을 추구하는 ‘길가메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자신의 생각과 다른 국가를 핵무기로 말살하기 위해 핵무기 스위치만 누르기만하면 된다. 인간의 모든 생각은 인터넷에 자국을 남겨, 인간은 디지털 숫자로 전락하였다. 만일 우리가 상대방의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며, 역지사지하는 마음을 훈련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100년 전 전쟁보다 더 끔찍한 자기말살의 길에 들어설 것이다. 애벌레가 고치 안에서 일정한 시간을 보낸 후에 나비가 되듯이, 인간은 과거의 자신을 직시하고 개선하기 위해 자신이 마련한 고치에서 변신을 시도해야한다. 그 변신은 정신적이며 영적인 개벽이다. 필자는 그 개벽을 ‘승화’라고 부르고 싶다. ‘더 나은 자신’을 모색하는 두 번째 글의 주제는 진정성((眞正性)이다.

진정성(眞正性): 가슴을 뛰게 만드는 삶의 원칙

나는 지난 3월 부산에서 한 농부를 만났다. 그는 농사에 관한 타인이 넘볼 수 없는 경험과 지식을 자신만의 품격(品格)을 지녔다. 그의 언행은 신중했고 늘 상대방을 배려했다. 계절에 순응하고, 그 안에서 최선을 경주해야하는 농사가 그를 훌륭한 인간으로 개조하였을 것이다.

내가 수년전부터 알던 한 음식 장인도 이 농부와 같은 인격의 소유자다. 그녀가 손님을 위해 마련한 식당 방석을 보면 알 수 있다. 방석은 언제나 방금 풀을 먹여 다림질해 바삭 바삭 소리가 나고, 눈이 부시도록 깨끗했다. 그 방석은 식사를 하려는 나의 몸가짐을 고치게 만들다. 그녀가 손수 만든 음식 하나하나는 정성이 스며들어, 과연 ‘예술’이다. 나는 그녀를 음식 예술가로 존경한다. 한 분야의 권위자란 명성을 취득한 자는, 현재의 자아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의 더 나은 자아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런 노력으로 최고의 실력과 내공을 소유한 자는 항상 겸손하다.

서양은 15세기 르네상스를 통해, 인간의 위대함을 인간의 내면에서 발굴하기 시작하였다. 이탈리아의 인문주의자 조바니 피코 델라 미란돌라(1463-1494년)는 <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연설De hominis dignitate>이란 책에서 인간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마그눔 미라쿨룸 에스트 호모Magnum miraculum est homo.” 이 라틴어 문장을 번역하면 “인간은 위대한 기적이다”다.

피코는 인간은 자유의지를 신장하는 배움을 통해, 신적인 지위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위대한 기적은 신이 아니라 인간이다. 인간이 ‘신적인 권위’를 신에서 찾지 않고 인간의 내면에서 발굴하기 시작하였다. 셰익스피어는 <햄릿>에서 To thine own self be true, 즉 ‘당신 자아에 진실하십시오’라고 외쳤다. 인간이 진정으로 진실해야한 대상은 자기-자신이다. 인간은 모두 각자에서 어울리는, 그래서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이상(理想)을 소유하고 있다.

이 이상의 존재를 믿고, 그것을 자신의 삶으로 승화시킨 사람들이 천재(天才)들이다. 20대 제프 베조스(1964년-)는 남들이 부러워하고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는 금융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죽음 시점에 놓고 가장 후회하지 않을 삶을 상상하였다. 그는 인터넷의 등장으로 오프라인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상거래가 급성장할 것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전자상거래’에 몰입하였다. 그 결단의 결과가 ‘아마존닷컴’이다. 베조스의 생각은 종말론적이다. 종말론적인 생각은 죽음의 시점에서 현재의 나를 응시하여, 소박하지만 한없이 빛날 수밖에 없는 자신의 별을 찾으려는 마음가짐이다. 그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자신만의 과업을 찾아 집중하였다.

시간은 멈추지 않는 강물처럼, 항상 저 만큼 도망간다. 나에게 할당된 시간도 우주 안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처럼, 제한적이며 순간적이다. 누구나 자신이 간절히 바라는, 그래서 진정성을 담보해야 행복하다는 사실을 안다. 그러나 그것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하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 대부분은 결과를 예상할 수 없는 위험한 시도를 회피한다. 차라리 사회에 순응하여 안정적인 삶을 추구한다. 우리 대부분의 삶의 목표는 진정성보다는 순응이다.

인간은 각자에게 기적이라고 불릴만한 진정한 자아를 소유하고 있다. 우리는 그러한 자아를 어린 시절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뛰어놀 때, 경험하였다. 그런 자아는 즉흥적이며 창조적이며, 남의 눈치를 보지 않으며 열정적이다. 우리는 학교라는 구조 안에서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신장시키기는 커녕, 점점 거세한다, 우리는 행복을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길 때, 주어진 선물로 착각한다. 현대인들은 타인을 희생시켜야 자신이 생존하는, 로마의 원형경기장에 내몰린 검투사로 변질되었다.

진정한 자아를 실현하는 삶은 우리에게 두 가지를 요구한다. 첫 번째, 우리에게 알맞은 진정한 자아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 존재에 대한 인식과 깨달음은 돈으로 쉽게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그 자아는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 고독으로 들어가, 자신을 응시하고 성찰하는 묵상을 통해서만 발견된다. 그는 남이 훌륭하다고 말하는 성인이나 철인의 훈계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 속 깊이 은닉된 자신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경청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만난다. 그런 목소리에 귀를 막는 행위는 자신의 삶에 대한 모독이다.

두 번째, 그는 자신이 발견한 독보적인 권위를 일생생활에서 지속적으로 인내를 가지고 행동으로 표현해야한다. 예수의 삶과 죽음을 기록한 복음이 아니라, 천국에 관한 비밀스런 가르침을 독자에게 일러주는 복음서가 있다. 2세기 콥트어라는 이집트어로 기록된 <도마복음서>다. <도마복음서> 어록 #70에 진정성이 발견되는 장소와 활동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만일 당신이 당신 안에 존재하는 것을 밖으로 끄집어내면, 그것이 당신을 구원할 것입니다.
만일 당신이 당신 안에 존재하는 것을 밖으로 끄집어내지 않는다면, 그것이 당신을 파괴할 것입니다.”


미국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진정한 자아를 ‘나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내면의 삶’the palpitating inward life이라고 정의하였다. 나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삶의 원칙이 나의 진정성이다. ‘진정성’이라는 뜻을 지닌 ‘어쎈티서티’authenticity는 ‘권위’를 의미하는 영어단어 ‘어쏘러티’authority와 깊이 연관되어있다. 이 두 단어 모두 인도-유럽어 어근 ‘아우그’*aug-에서 유래했다. ‘아우그’는 ‘창조하다 생산하다 제작하다’라는 의미다. ‘저자’를 의미하는 영어단어 author는 ‘글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자’이며 대문자로 시작하는 Author는 ‘창조주 신’라는 의미다. 진정한 자신을 말, 글, 그리고 행위로 표현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아우라가 ‘authority’, 즉 ‘권위’다.

‘권위’라는 단어는 우리사회에서 부정적이다. ‘권위주의 시대’와 ‘권위적인 인간’이란 표현은 각각 ‘유신독재 시대’와 ‘사회가 부여한 얄팍한 계급으로 자신보다 사회적인 신분이 낮은 사람을 하대하고 무시하는 사람’을 뜻한다. 우리사회에는 권위가 땅에 떨어져, 아무나 스스로 권위자와 전문가라고 주장한다. 권위는 진정성을 지닌 인간이 오랜 훈련을 통해 획득하는 자신만의 상표(商標)다. ‘권위자’는 자신의 분야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진정성을 소유한 자다. 나는 어디를 응시하고 있는가? 나하고는 상관없는 타인을 보고 부러워하고 흉내를 내는가? 나는 내 안에 존재하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것을 진정성을 담아 내가 속한 공동체에 과감하게 표현하는가? 나는 가슴 뛰는 나만의 소중한 일을 하고 있는가?


<독일 화가 파울 나우엔> 폴란드 여류화가 올가 보즈난스카Olga Boznańska (1865–1940) 유화, 1893년, 121 cm x 91 cm 크라코프 폴란드 국립박물관 소장

<필자 소개>
고전문헌학자 배철현은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셈족어와 인도-이란어를 공부하였다. 인류가 남긴 최선인 경전과 고전을 연구하며 다음과 같은 책을 썼다. <신의 위대한 질문>과 <인간의 위대한 질문>은 성서와 믿음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었다. 성서는 인류의 찬란한 경전이자 고전으로, 공감과 연민을 찬양하고 있다. 종교는 교리를 믿느냐가 아니라,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고, 연민하려는 생활방식이다. <인간의 위대한 여정>은 빅히스토리 견지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추적하였다. 이 책은 빅뱅에서 기원전 8500년, 농업의 발견 전까지를 다루었고, 인간생존의 핵심은 약육강식, 적자생존, 혹은 기술과학 혁명이 아니라 ‘이타심’이라고 정의했다. <심연>과 <수련>은 위대한 개인에 관한 책이다. 7년 전에 산과 강이 있는 시골로 이사하여 묵상, 조깅, 경전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블로그와 페북에 ‘매일묵상’ 글을 지난 1월부터 매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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