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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항공권 취소, 아직 없지만…” LCC, 여행 보이콧 장기화에 ‘긴장’

수출 규제 발표 후 대규모 예약취소 없어
LCC, 일본노선 의존도 최대 66%로 높아
당장 타격 없지만…신규 예약 감소 추세
사태 장기화 시 3분기 실적 악화 불가피

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일본발(發) 경제보복 파장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장 눈에 띄는 타격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수익성 급감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17일 LCC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일본이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 계획을 발표한 직후 우려된 대규모 예약 취소 사태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반도체 제조 등에 필요한 핵심소재 3가지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본 측 명분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보복성 무역규제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는 일본의 이 같은 행태에 대응하기 위한 불매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식품과 의류 등에서 시작된 보이콧은 최근 들어 일본행 여행을 자제하자는 움직임으로까지 번졌고, 일본 의존도가 높은 국내 LCC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CC 전체 노선에서 일본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제주항공 32% ▲진에어 32% ▲티웨이항공 43% ▲에어부산 31% ▲이스타항공 35% ▲에어서울 66%다. 이미 지난해 3분기 일본 내 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해 여파로 일본 노선 운항이 일시 중단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0% 가까이 감소하는 실적부진을 겪은 바 있다.

LCC업체들은 예약된 일본 항공권을 취소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업체 한 관계자는 “7~8월 항공권의 경우 3~4개월 전부터 미리 여행을 준비한 고객들이 대부분이어서 예약을 취소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 역시 “시장 우려와 달리 예약 취소표가 늘어나진 않고 있다”며 “계속해서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라고 했다.

다만 업체들은 앞으로가 문제라며 불안해 하고 있다. 휴가철 막바지인 9월부터 일본 노선 예약률이 급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일본행 항공권을 새로 예약하는 고객들의 유입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면서 “일본 보이콧이 장기화되면 전반적인 LCC 시장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LCC 성장 속도 둔화와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비용 증가 등 사업환경이 불황으로 접어들고 있어 3분기 호실적도 기대할 수 없다고 관측한다. 통상 3분기는 여름철 휴가와 맞물린 계절적 성수기로, 1년 중 가장 높은 실적을 낼 수 있는 시기다.

지난해 성수기 운항 차질에 따른 기저효과가 예상됐지만, 일본 여행 거부 움직임이 길어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가파르게 상승한 환율과 유가 영향으로 악화된 올해 상반기 실적을 만회할 기회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당장 일본 노선 의존도를 낮추는 방법도 쉽지 않다. LCC들은 인천공항 슬롯 포화의 해결책으로 지방공항 거점화를 추진하고 있다. 단거리 노선이면서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기에는 일본만한 선택지가 없었다.

운항 감축을 결정한 곳은 에어부산이 유일하다. 에어부산은 9월 1일부터 대구~오사카 노선을 2편에서 1편으로 감축하고, 대구~나리타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인천발 신규 노선 취항이 예정된 만큼, 일본 노선 운영 중단에 따른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나머지 LCC들은 일본 노선 운항 중단을 검토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중국이나 동남아 노선에 신규 취항하며 일본 노선 의존도를 낮춘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반일감정이 지속되면 일본 여행 수요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LCC들은 경쟁사보다 더 많은 노선 운수권을 보유하는 것이 이득이다.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노선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에 노선 운휴나 감축을 쉽게 결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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