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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희 기자
등록 :
2019-08-02 15:09

델타항공 지분 확대에 한진칼 영향력 작아진 KCGI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10%로 늘어나면
총수일가와 KCGI 지분 격차 23% 수준
KCGI, 지분 추가 매입보단 여론전 총력

델타항공이 한진칼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며 지분율을 기존 4.3%에서 5.13%로 확대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델타항공의 지분 확대로 토종 행동주의 펀드인 KCGI(일명 강성부 펀드)가 한진칼에 미치는 영향력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지난 1일 한진칼 주식 303만8000주를 사들이며 5.13%의 지분율을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또한 델타항공 측은 “주식 등의 보유 기간 동안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의 규정에서 정한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도 제출했다.

앞서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확대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델타항공이 실제 지분을 늘림에 따라 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KCGI의 부담은 커진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KCGI가 계열사를 통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15.98%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포함한 기존 대주주(28.93%)와의 격차는 13%에 불과했다. 이에 국민연금을 포함해 기관투자자들이 KCGI의 편을 들어준다면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인수에 나서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게다가 4.3%에서 머물 것이라고 예상됐던 델타항공이 추가로 지분 매입을 함에 따라 가능성이 적다고 분석됐던 10% 지분 확대가 기정 사실화됐다.

델타항공이 지분을 10%까지 확대하고 잠재적으로 한진그룹의 백기사 역할을 한다고 가정하면 조원태 회장 우호 지분은 39%에 달한다. KCGI와의 격차는 13%에서 23%로 확대된다. 만약 KCGI가 단기간 내 지분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선 약 4000억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경영권 분쟁 이슈를 밀고 나가기 위해서라도 KCGI는 지분 격차를 줄여야 하지만 자금 사정을 고려한다면 추가 지분 매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KCGI는 한진칼 지분 매입을 위해 진행한 주식담보대출 상환 압박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대출한 경우 담보 가치 저하로 향후 만기가 도래하는 자금의 상환 압박도 부담이다. 과거 4만원 대를 유지하던 한진칼 주식은 최근 2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부 지분을 매각을 결정하더라도 블록딜로 매입할만한 곳을 찾기 쉽지 않다. 또한 매각이 되더라도 현 주가에선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 투자자들의 반발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에 KCGI는 추가 지분 매입으로 경영권 분쟁을 끌고가기보단 여론전으로 선회했다. 최근 KCGI는 조원태 회장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를 상대로 회동을 요청했다. 요청 사유는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정상화를 위해 경영진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함과 동시에 글로벌 경영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한진그룹 경영진의 전략을 듣고 한진칼의 책임경영체제 마련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KCGI 입장에선 총수 일가가 어떤 대답을 내놓든 이를 여론전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총수 일가가 2대주주인 KCGI의 회동을 거절할 경우 이유를 밝혀야 하기 때문이다. 회동에 응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와 함께 강성부 대표가 직접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진칼 투자 의도를 설명하고 케이씨지아이를 둘러싼 의혹 등을 해소할 계획이다.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KCGI의 움직임 대비 한진칼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KCGI가 장기적으로 한진그룹의 기업가치 제고를 하겠다고 밝힌 만큼 단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경영 개입에 나서려 할 것이다. 하지만 델타항공 등 백기사들로 인해 지난해나 올해 초와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희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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