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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투자자 무시한 SM엔터 ‘상장사 자격’ 있나

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투자자 무시한 SM엔터 ‘상장사 자격’ 있나

등록 2019.08.02 15:24

이지숙

  기자

투자자 무시한 SM엔터 ‘상장사 자격’ 있나 기사의 사진


“주주제안에 협박투의 감정적인 답변서를 보내니 기관투자자들은 다들 ‘불쾌하다’는 반응입니다. SM엔터가 매출액만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제자리걸음인데 이 같은 입장을 내놓으니 앞으로의 수익성 개선에도 기대감이 떨어졌습니다.”

KB자산운용의 주주제안에 대한 SM엔터테인먼트의 2차 답변서가 공개된 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SM엔터에 대한 실망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주가에도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반영됐다. 지난 1일 SM엔터는 전일대비 8.05% 빠진 3만25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SM엔터의 답변서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구체적인 내용의 부재’로 꼽힌다. KB자산운용의 제안을 모두 거절함과 동시에 앞으로의 계획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답변서는 오히려 감정적인 표현으로 가득차 투자자들과의 소통에 소홀했다는 느낌을 감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앞서 언론보도를 통해 ‘미래를 위한 투자’를 위해 배당에 소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진 SM엔터가 과거 19년간 965억원의 돈을 라이크기획에 인세로 지불했다는 내용은 투자자들에게 배신감을 주기 충분했다. 지난 3년 평균 인세는 SM엔터 영업이익의 46%에 달했다.

이 같은 상황을 진화하기 위해 SM엔터는 이번 답변서를 통해 라이크기획 계약이 문제가 없으며 음악 산업에서 프로듀싱이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한 설명에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

하지만 별도 매출액의 6%로 결정한 인세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동종 사례가 있는지와 경쟁사들이 내부 프로듀서들로 제작이 가능한 반면 왜 에스엠만 이수만 회장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의 프로듀싱을 맡기는지, 계약내용과 인세율의 근거를 설명해달라는 요구에는 침묵했다.

이 같은 SM엔터의 태도는 최근 상장사들이 주주가치 제고에 앞장서는 분위기와도 어긋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지난해 스튜어드십코드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7곳이 배당 관련 이슈로 주주관여 활동을 벌인 상장사 39곳 중 22곳(56.4%)가 주당배당금(DPS)을 전년보다 늘렸다. 전년에는 배당을 하지 않았다가 지난해 재개하거나 처음 배당에 나선 기업도 2곳 있었다.

결국 SM엔터의 이번 답변서는 지분이 19.23%에 불과한 최대주주와 경영진을 위해 SM엔터가 운영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2000년 4월 상장한 SM엔터는 더 이상 이 회장의 개인회사가 아니다. 상장 당시 SM엔터는 주주들을 통해 자금조달을 했고 이 회장은 19.04%의 지분을 들고 있을 뿐이며 현재 소액주주 비율도 67.06%에 달한다.

총수가 전횡을 휘두루며 주주를 무시하던 과거의 관행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SM엔터는 답변서를 통해 KB자산운용이 우호적 투자자로 제공한 조언의 방향과 달리 ‘대외적인 신인도 및 이미지 하락’으로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SM엔터가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밝혔거나 라이크기획, 적자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내놨다면 투자자들은 수익성 개선 정책에 두 팔 벌려 환호하지 않았을까. 과연 ‘대외적인 신인도 및 이미지 하락’을 일으킨 장본인이 누구인지 SM엔터의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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