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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등록 :
2019-08-20 15:37

수정 :
2019-08-21 15:57

[파생상품 파장]금감원 분조위, 불완전판매 입증할 수 있나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가동 준비 착수
배상비율에 촉각…최대 70% 육박할 듯
사태 추이 따라 CEO 제재도 배제 못 해

금융감독원.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금융감독원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에 대한 분쟁 조정 준비에 착수하면서 관련 금융회사 전·현직 경영진으로 시선이 모이고 있다. ‘불완전판매’가 입증되면 각 은행에 최대 70%의 배상책임이 돌아가는 것은 물론 판매를 용인한 CEO에게도 제재가 불가피해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과 관련한 분쟁 조정 신청건을 조만간 분쟁조정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시점은 9월 또는 10월 정도로 점쳐진다. 지난 16일까지 접수한 분쟁조정 29건 중 상정 가능한 안건이 3건(KEB하나은행)에 불과해 금감원 측은 9월 만기 상품의 손실이 확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 관련 민원 건은 상품의 중도해지로 손실이 확정됐으나 다른 민원은 아직 손실이 확정되지 않아 분쟁 조정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금감원 조사 결과 영국·미국의 파운드·달러화 이자율스와프(CMS)에 연동된 DLF 상품 판매 잔액은 6958억원이며 그 중 85.8%인 5973억원이 손실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상품은 판매금액(1266억원) 전체가 손실구간에 놓였다. 따라서 이들 상품의 만기가 돌아오는 9월부터는 소비자의 민원이 속출하면서 금감원의 움직임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상품을 판매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등이 어느 정도의 책임을 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금감원 안팎에서는 심각한 불완전 판매에 대해선 배상비율이 최대 70%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그간 금감원은 분쟁조정 과정에서 상품판매의 적정성과 적합성, 부당권유 등 3가지를 집중적으로 따져 금융사의 잘못이 확인되면 60%까지 배상 책임을 부과해왔다. 또한 2013년 동양그룹 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 사태 때는 10%를 가중해 총 70%의 배상 책임을 지도록 했다. 금융상품 투자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위험 상품을 판매했다는 이유다.

우리은행의 경우에도 지난 2008년 ‘우리파워인컴펀드’의 불완전판매 논란이 일면서 분쟁조정위원회로부터 투자손실의 50%를 배상(2014년 대법원 판결서 20~40% 확정)하라는 결정을 받아든 바 있다.

여기에 최고 경영진으로 불길이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위험 상품을 대량으로 판매하게 된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거슬러 올라가면 CEO에게도 도의적인 책임을 지울 수 있어서다. 2009년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우리은행에 파생상품 손실 책임을 물어 기관경고 조치를 내리는 한편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해서도 ‘직무정지 상당’의 중징계를 결정했다.

물론 변수는 금감원이 ‘불완전판매’를 어떻게 입증하느냐다. 외부의 의구심 속에도 각 은행은 원금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은행이 금감원의 결론을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조정안은 법적구속력이 없어 수용을 강제할 수 없으며 정해진 기한 내 거부하겠다고 회신하면 그 효력은 사라진다.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분쟁조정이 이어진다면 은행으로서는 배상 책임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수용을 꺼릴 것이란 시선이 적지 않다.

다만 이번 사태가 큰 이슈로 불거져 각 은행이 이를 피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조심스런 의견이다. 특히 상품 구조 자체가 복잡한데다 일부 은행에선 ‘자격증’을 갖추지 않은 직원도 판매에 동참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피해자 사이에서는 상품이 손실구간에 진입한 현재까지도 은행으로부터 별다른 얘기를 전해듣지 못했다는 원성도 상당하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금감원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 판매 현황과 대응 방향을 발표했다”면서 “은행의 경우 내부통제시스템 관련 기관조치와 더불어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불완전판매에 대한 일부 배상비율을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운용자산 쏠림현상, 경제주체의 자산 배분 어려움 가중 등 저금리가 유발한 여러 가지 금융 시스템 부작용 중 하나”라면서 “일부 은행은 애초에 해당 상품을 판매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결정이 다수 아쉽다”고 지적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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