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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 30대 남성 사로잡은 이유

갤럭시노트, 30대 남성 사로잡은 이유

등록 2019.08.22 15:19

임정혁

  기자

30~40대 구매층 높아···“썼던 사람은 또 쓴다”“전작보다 더 팔릴 것”···삼성전자 자신감 눈길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19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IM 부문장(사장)이 갤럭시노트10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19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IM 부문장(사장)이 갤럭시노트10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수첩을 한참 보다가 여기에 펜을 붙이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그게 갤럭시노트가 됐죠.”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고동진 IM부문장(사장)이 털어놓은 갤럭시노트 탄생 비화다. 그는 지난 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직후 접었다 펴는 ‘폴더블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그 시작점으로 갤럭시노트를 꼽았다.

2010년 어느 날 당시 무선사업부 개발관리팀 팀장이던 고 사장은 신종균 전 IM부문장과 사무실에서 머리를 맞대고 앉았다. 고 사장은 자신의 품에 있던 종이 수첩을 꺼내 유심히 관찰하다가 아예 이런 모양의 스마트폰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한 아이디어는 신 전 부문장과 대화를 통해 확대됐고 급기야 아예 ‘펜’까지 붙여버리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펜이 붙지 않는 이상 그저 그런 조금 더 큰 화면의 스마트폰밖에 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일각에서 지나치게 무리수라는 반론도 있었지만 특유의 배짱으로 고 사장은 이를 직접 제품 생산까지 연결했다.

삼성전자만의 프리미엄 모델을 만들자고 시작한 이 아이디어는 결국 2011년 9월 나온 갤럭시노트로 이어졌다. 그로부터 8년여가 흐른 2019년 상반기 갤럭시노트10은 폰과 패블릿PC를 합친 ‘패블릿’ 스마트폰의 대표 주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갤럭시노트 시리즈 특유의 ‘S펜’ 마니아까지 생기면서 유난히 재구매 충성도가 높은 제품으로 거듭났다. 마니아층은 아예 “패블릿 스마트폰이 아닌 그냥 노트 그 자체”라고 평가한다.

오는 23일 70여 개국 공식 출시를 앞둔 갤럭시노트10은 국내 사전 판매 물량만 130만대로 추정된다. 이는 전작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 9일부터 19일까지 이어진 사전판매 열흘 만에 이런 쾌거를 달성했다.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인기 비결은 시원한 대화면과 쓰는 사람에 따라 기능이 무한정 확장되는 ‘S펜’으로 꼽힌다. 특히 30~40대 남성에서 한 번 갤럭시노트를 쓰면 꾸준히 신작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 T월드 다이렉트 분석을 보면 30~40대 남성이 전체 구매자의 절반을 차지해 갤럭시노트10 대표 소비층으로 나타났다.

22일 서울 시내 한 휴대폰 매장 직원은 “갤럭시노트10 구매 계층은 유독 노트 시리즈를 썼던 분들이 많다”며 “현장에서 체감하기에도 S펜과 큼지막한 화면을 선호하는 분들이 많고 몇몇 분 중에는 얼마 전에 갤럭시S10 상담을 받고 가셨다가 노트 나오면 오겠다고 했던 분들이 실제로 온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S펜’ 충성도가 어느 정도 데이터로 입증된 셈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갤럭시노트10에서 ‘S펜’의 특징은 ▲꺼진 화면 메모 ▲번역·변환 ▲스크린 레코더 ▲에어 액션 ▲에어 커맨드 ▲AR 두들 ▲삼성 노트 ▲라이브 메시지 등이 꼽힌다. 축약하면 핸드폰의 어떤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S펜’ 하나만 집어 든 뒤 자유롭게 수첩에 적는 것처럼 메모하거나 어떤 작업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전부 고동진 사장이 ‘수첩 회의’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그대로 스마트폰에 대입해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한 모습이다.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으면서 최근 어두워진 삼성전자 IM 부문 실적에도 볕이 들고 있다.

삼성전자 IM 부문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3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조4000억원 대비 40.52% 급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삼성전자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갤럭시노트10은 전작인 노트9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며 높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관련 업계에선 애플의 5G 모델 출시가 2020년 하반기로 추정돼 갤럭시노트10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힘들고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업체도 ‘프리미엄’이라는 브랜드 영역에서는 위협적이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아직 시장의 평가는 약간의 온도 차가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10의 올해 판매량은 약 950만대로 추정된다”면서 “지난해 갤럭시노트9(약 967만대)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을 고려하면 5G 폰의 초기 시장 선점 효과가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5G 선점 효과엔 이견이 없지만 ‘판매량’에서는 다소 다른 시각이 나온 셈이다.

이와 관련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사전 판매인 데다가 여기에서부터 130만대 판매 자체가 놀라운 행보”라며 “삼성전자의 자신감이 시장의 보수적인 평가를 뛰어넘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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