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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4.0|현대기아차]정의선 체제 ‘저울질’…모비스·글로비스 활용안 관심

순환출자구조 및 내부거래 해소 불가피
존속모비스와 분할모비스 인적분할 전망
개편시기 하반기 보단 내년초 가능성 높아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한 차례 무산됐던 현대자동차그룹이 어떤 개편안을 들고 나올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정의선 체제’가 본격화 하면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재시동은 순환출자구조 및 일감몰아주기 해소,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한 해결 과제로 꼽힌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 칼라일그룹과 가진 대담에서 “투자자와 현대차그룹 등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개편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은 지난해 3월말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안이 발표됐다가 시장의 반대로 무산됐다. 모비스의 핵심부품·투자 부문과 모듈·AS부품 부문을 0.79대 0.21로 인적분할한 뒤 모듈·AS부품 사업을 글로비스와 합병(비율 1대 0.61) 해 모비스가 그룹 지배회사로 바뀌는 개편안이었다. 하지만 합병 비율이 모비스 주주들에게 불리하다는 투자자들 불만이 거세지면서 끝내 예정된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리지 못했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을 앞두고 올해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사외이사 역할과 독립성 강화, 주주환원정책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 등에 대한 국내외 기업설명회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중심으로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모비스는 현대차 지분 21.4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현대차는 기아차 지분 33.88%, 기아차는 모비스 지분 17.24%를 갖고 있다.

일단 시장에선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모비스가 향후 그룹 내 핵심 역할을 맡는 방향으로 개편안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공정거래법에 의한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등 금융 계열사를 둘 수 없는 지주회사 전환은 피했다. 모비스를 지배회사로 두고 사업부문 분할을 통해 글로비스 흡수·합병을 택했던 배경이다. 새 개편안에서도 자동차 할부 구매 등에 따른 수익성이 높은 금융사를 쉽게 포기하진 않을 것이란 평가다. 결국 지주회사보단 지배회사 체제는 여전히 가능성 높은 개편안이다.

시장에선 어떠한 시나리오든 간에 모비스 소액주주의 찬성이 핵심이란 평가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모비스 인적분할 후 기아차의 존속모비스 지분과 대주주의 글로비스 지분과 교환하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대주주가 보유한 글로비스 지분 30%와 기아차의 존속모비스 지분(17.24%)과 교환하면 순환출자 고리를 끊을 수 있다. 외국인 주주와 소액주주는 모비스가 분할되면 AS 및 핵심부품 사업부, 모듈사업부, 현금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특히 정 부회장의 그룹 지분은 현대글로비스 23.39%, 현대차 2.35%, 기아차 1.74% 등이다. 그룹 정점에 있는 모비스 지분이 없다는 게 약점으로 꼽히는데, 이런 시나리오라면 총수 일가는 안정적으로 지분을 확보하고 모비스 사업부문은 수익성이 좋은 만큼 상장을 통해 재평가를 받으면 투자자들도 만족할 수 있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글로비스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하지만 기아차가 보유한 모비스 지분을 글로비스가 취득하거나 모비스 분할 주식을 글로비스가 가져가야 하는 데, 글로비스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해소가 어렵고 인수 자금 부담이 크다는 평가다.

지난해 모비스와 글로비스 합병 비율에 시장 반대가 컸던 점을 고려하면 큰 틀에선 개편안의 변화 없이 합병 비율 조정안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다만, 합병비율만 조정하면 지배구조 개편 방향의 명분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현대차 지분을 모비스에 현물출자한 뒤 신주 배정 방식으로 모비스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때 내부 재원으로 활용하려면 현대차 주가가 지금보다 많이 상승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주가가 낮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할 이유가 없다”며 “현재 시기를 특정하기가 쉽지 않고 연내 추진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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