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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홍 기자
등록 :
2019-09-2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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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구광모·조현준…재계 젊은 총수들의 경영 방정식

대규모 투자 통해 먹거리 창출 발벗고 나서
이재용 부회장, 전장·반도체·대형 패널 육성
정의선 부회장, 미래 모빌리티 존재감 키워
구광모·조현준 회장도 투자 계획 착착 진행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등 국내 주요기업의 젊은 총수들이 과감한 투자로 미래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같은 투자행보를 통해 총수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한편 자신만의 경영성과를 쌓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이 충남 아산 탕정에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에 13조원을 투자해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을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외출장 중인 이재용 부회장은 귀국 이후 이르면 다음달 중순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고위 관계자들을 초청해 디스플레이 패널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패널 생산은 시간문제인 것으로 인식돼 왔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 생산라인에 들어가는 핵심 장비 제조업체들과 공급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사업장에서 주재한 현장 경영진 회의에서 QD-OLED 생산라인 투자를 확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이 부회장은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면서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에서는 점유율 80%에 가까운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대형 OLED 패널은 생산하지 않고 있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일찌감치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하면서 현재 유일하게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은 LCD 기반의 QLED 패널을 무기로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지배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LCD 시장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완전히 넘어간 상황에서 OLED로의 전환을 서두르지 않으면 디스플레이 사업 자체를 유지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와 차별화되는 QD-OLED 패널을 통해 LCD에서 OLED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OLED 패널은 기술적 난이도 탓에 아직까지 중국 업체들이 쉽게 추격하지 못하고 있는 분야다.

이로써 이 부회장은 자동차전장, 시스템반도체, QD-OLED 등 자신만의 경영성과를 하나씩 늘려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세계 1위 전장 업체인 하만 인수를 결정한 바 있고, 지난해에는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여기에 QD-OLED 투자를 통해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의 주도권을 다시 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차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대표하는 자율주행 경쟁력 강화를 통해 자신의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글로벌 기술업체인 앱티브와 합작법인(조인트벤처)를 체결했다. 앱티브는 2017년 12월 자동차 부품업체인 델파이로부터 분사했으며, 자율주행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차는 앱티브와 합작법인를 설립하는데 사상 최대 투자금액인 약 2조4000억원을 들였고 지분은 50%씩 나눠갖는다. 신설 합작법인은 2022년까지 완성차 업체 및 로보택시 사업자 등에 공급할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자신의 경영능력을 입증하고 있는 정 수석부회장은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다시 한번 총수로서의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 신기술 분야에 14조7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지난해 취임 직후 대규모 투자계획을 연이어 발표하며 총수로서의 존재감을 빠르게 각인시키고 있다. 구 회장은 취임 직후 LG전자·LG화학·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주력 계열사들은 잇따라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공격적인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도 오는 2028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연산 2000톤 규모(1개 라인)의 탄소섬유 공장 생산능력을 연 2만4000톤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이를 통해 10년 뒤 탄소섬유분야 ‘글로벌 톱3’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조 회장의 이러한 목표는 일본 정부의 부품·소재 수출제한 조치가 단행된 이후에 발표된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는다. 조 회장이 ‘극일(克日)경제’ 선봉에 섰다는 평가와 함께 효성그룹의 미래 먹거리 강화를 통해 총수로서의 입지도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젊은 총수들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총수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한편 자신의 경영성과를 입증하기 위한 경영활동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대규모 인수합병(M&A)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총수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강길홍 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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