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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수송제국···경영권 안갯속

[지배구조 4.0|한진]흔들리는 수송제국···경영권 안갯속

등록 2019.11.07 07:35

수정 2019.11.12 09:34

강길홍

  기자

오너가 잇따른 갑질로 KCGI 타깃 돼KCGI 지주사 한진칼 2대 주주 올라서델타항공·반도그룹 등도 3,4대 주주로故조양호 회장 지분, 법정비율로 상속

흔들리는 수송제국···경영권 안갯속 기사의 사진

육해공을 망라하던 수송제국 한진그룹이 3대째에 와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오너가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큰 상황에서 KCGI 등의 경영권 위협까지 이어지면서 오너일가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 고 조양호 회장의 상속 지분도 법정비율대로 분배되면서 형제간 경영권 다툼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한진그룹은 지난 2013년 8월 대한항공을 인적분할하는 방식으로 한진칼을 설립하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오너일가가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지배하고 ‘한진칼→대한항공→손자회사’로 이어지는 구조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오너일가의 한진칼 지분율은 28.95%다. 한진칼은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26.92%)을 비롯해 진에어(60.0%), 한진(22.19%), 칼호텔네트워크(100%), 토파스여행정보(94.35%), 정석기업(48.27%)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한진그룹은 창업자 조중훈 회장에 이어 장남 조양호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했다. 지난 4월 조양호 회장이 별세하면서 장남인 조원태 회장이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오너일가는 지난달 29일 조양호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과 대한항공 지분을 법정비율인 배우자 1.5, 자녀 1에 따라 상속했다.

한진칼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살펴보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조양호 외 11명에서 조원태 외 12명으로 변경됐다. 보유 지분은 기존과 동일하다. 상속에 따라 조원태 회장 6.46%,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43%,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2%,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27%씩 지분을 갖게 됐다. 그룹 공익재단인 정석인하학원(2.14%), 정석물류학술재단(1.08%) 등도 지분을 보유했다.

이명희 고문은 물론 3남매의 지분율이 비슷해지면서 압도적인 경영권을 쥐기 어려워졌다. 현재는 외부의 경영권 위협으로 인해 가족 간 공동경영에 나서고 있지만 향후 계열분리 방식으로 형제간 독립경영 가능성이 높다.

행동주의펀드를 표방하는 강성부펀드(KCGI)는 한진칼 지분 15.98%를 보유한 2대주주로서 한진그룹의 경영효율화를 요구하고 있다. KCGI는 조원태 회장을 비롯해 전·현직 이사들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또한 대한항공과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해오던 미국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확보하며 3대주주로 올라섰다. 델타항공은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인서를 제출했지만 언제든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달 8일 중견 건설그룹 반도그룹도 지분을 대량 사들이며 경영권 전쟁에 뛰어들었다. 반도그룹 계열사 대호개발 등은 한진그룹 지주사격인 한진칼의 지분 5.06%를 보유, 한진칼 4대 주주가 됐다. 반도그룹 역시 경영 참여목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상황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1~4대 주주의 지분을 합치면 59.97%로 전체 60%에 육박한다. 2~4대 주주가 손을 잡으면 오너일가의 지분율을 뛰어넘는다.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일단락될 가능성이 높다. 3,4대 주주로 올라선 델타항공과 반도그룹이 1,2대 주주인 오너일가와 KCGI 가운데 어느 쪽에 설지 드러나기 때문이다. 델타항공은 한진가 편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포기할 경우 오너일가가 불안에 빠질 수 있다. 반도그룹의 지분매입 목적도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기주총 이전에 입장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성부 KCGI 대표는 한진칼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강 대표는 최근 개설한 유튜브 채널에서 “견제와 균형이 살아있는,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하나만 보고 갔으면 좋겠다”며 “주주와 직원이 똘똘 뭉쳐 기업 가치가 개선돼 국가에도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정체성과 목표를 재차 밝혔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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