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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정 기자
등록 :
2019-10-22 17:15

ESS 화재, 정부 안전대책 발표에도 속수무책 …6월 이후 4차례 추가발생

6월 정부 안전대책 발표 후 추가 발생
LG화학 중국 배터리 아닌 오창공장産
특정제품 결함 아닌 관리 허술에 무게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했다. 정부가 안전대책을 발표한 지 4개월 만에 벌써 4번째다. 하지만 이번에 불이 난 배터리는 결함 의혹이 불거져온 LG화학 중국산 배터리가 아니라는 점에서 정부의 ‘관리 미흡’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경상남도 하동군 진교면에 위치한 태양광발전설비의 ESS 장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은 4억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내고 진화됐다.

불이 난 ESS의 배터리 제조사는 LG화학이다. 하지만 그동안 화재 원인으로 거론되던 중국 남경공장 생산 제품이 아닌, 국내 오창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확인됐다. 오창공장산 배터리에서 불이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발생한 화재들은 중국 남경공장에서 2017년부터 생산한 초기 물량으로, 특정 제품에 결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하동에서 불이 난 ESS 배터리와 같은 모델을 쓰는 전체 사이트에 가동률을 기존 95%에서 70%로 낮추도록 우선 조치했다”고 말했다.

2017년 8월부터 지난 6월까지 발생한 ESS 시설 화재는 총 23건이다. 이 중 LG화학이 14건, 삼성SDI가 9건이다. 정부는 계속되는 화재에 지난해 12월 민관합동조사위원회를 꾸렸고, 이들은 약 5개월 간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를 벌인 끝에 ▲배터리 보호 시스템 미흡 ▲운영환경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통합보호 및 관리체계 미흡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려 불이 난 것으로 결론지었다.

하지만 6월 이후부터 현재까지 약 4개월 동안 4차례의 추가 화재가 발생했다. 제조사별로는 LG화학 3건, 삼성SDI 1건이다. 시장에서는 제품 결함에 대한 논란은 또다시 불거졌고, 정부 발표 이후 영업 재개를 기대한 ESS 업체들은 회복 지연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결국 정부의 허술한 관리와 미흡한 대처가 화재를 유발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ESS업체 한 관계자는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해 사전지식이나 별다른 조사 없이 ESS를 설치하는데 급급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ESS는 배터리 뿐 아니라 배터리·전력변환장치(PCS), 전지관리시스템(BM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으로 구성된다. 설치시공도 매우 중요한 데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ESS 이해도가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중장치인 ESS의 화재 책임을 배터리 업체에 전가하고 있다”며 “해외로 수출하는 ESS 배터리와 똑같은 제품인데, 국내에서만 불이 난다는 것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SDI와 LG화학 등 ESS 업체들은 화재 불안감을 해소시키기 위해 전방위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배터리가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지만, ESS 생태계가 도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선 것.

삼성SDI는 최근 ESS 시스템 내에서 발화 현상이 발생해도 화재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는 ‘특수 소화시스템’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모든 제품에 전면 도입했다. LG화학도 화재 확산 위험성을 차단하는 제품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테스트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 제품을 자사 배터리에 장착할 계획이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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