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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델타항공 대표 “한진칼 지분투자 장기적 전략 따른 것”

김 대표, 한진칼 ‘지분 투자=협력 강화’ 강조
확실한 우군 자처…지분확보 ‘경영 안정’ 밝혀
의결권 있는 보통주 매입 볼때 우호세력 확실

사진=뉴스웨이 DB.

델타항공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백기사’임을 사실상 인정했다. 대한항공 모기업인 한진칼 지분 투자에 대해 “협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전략”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경영환경 확보’에 무게 중심을 두는 모습이다.

김성수 델타항공 한국대표는 지난 31일 오후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에서 기자와 만나 “한진칼 지분 투자는 장기적인 투자 전략에 따른 것”이라며 미국 본사와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지분 투자를 통한 수익 창출 목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확답을 피했지만, “델타항공은 파트너사와의 ‘신뢰’를 갖고 움진인다”며 “조인트벤처(JV)로 대한항공이 우리의 ‘신부’가 됐는데, 잘 운영되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델타항공은 앞서 2017년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위치한 월셔그랜드센터에서 대한항공과 태평양 노선 JV를 체결하며 미국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항공편을 공동 운항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JV를 결혼, 혈맹 등으로 비유한다.

대한항공과의 신뢰를 강조한 김 대표의 대답은 수익 목적이 크지 않음을 간접 시사한것으로 풀이된다. ‘잘 운영되야 한다’는 말은 ‘대한항공이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로 해석될 수 있다. 조 회장의 경영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김 대표가 두 달에 한 번꼴로 미국을 방문해 본사 경영진들과 전략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긴밀한 관계는 한국지사의 사무실 위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소공동에 위치한 한진빌딩 8층에 델타항공 한국지사가 마련돼 있는데, JV 체결된 직후인 2017년 말 입주했다.

김 대표는 “코드쉐어를 위해 같은 건물에 입주하는 것이 업무상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델타항공은 올해 6월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오너가 우호세력으로 등장한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이 잇따르자 “단순 투자”라며 선을 그었다. 지분 매입은 빠른 속도로 이뤄졌다. 약 3개월 만인 9월 말 한진칼 주식 591만7047주를 채우며 정확히 10% 지분을 달성했다.

델타항공의 최근 행보를 살펴보면, 오너가 우호세력이라는 사실이 명확해진다. 델타항공은 지난 9월 중남미 최대 항공사 라탐의 지분 20%를 인수했다. 지분 인수와 함께 체결한 파트너십 세부 내용에는 “델타항공은 라탐의 이사회에 참석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겠다는 의미다. 한진칼 지분 매수 과정에서 별도의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것과 비교된다.

또 델타항공은 항공사를 보유한 지주사 투자 경험이 몇 차례 있지만, 한진칼과는 결이 다르다. 델타항공은 에어로멕시코 모기업인 그루포 에어로멕시코의 지분 51%, 버진애틀란틱의 모기업 버진애틀란틱 리미티드의 지분 49%를 보유 중이다. 하지만 이 지분은 지배력이 없어 단순 자산 확대 개념으로 봐야한다.

반면 한진칼은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를 사들였다. 이전 행보와는 상반된다는 점에서 조 회장의 경영권 구축에 힘을 보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익 향상이 최우선 목적이었다면, 한진칼이나 대한항공 우선주를 매입하는 것이 실리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란 주장이다.

오너가는 고(故) 조양호 전 회장 소유의 한진칼 지분을 법정비율대로 상속받았다. 하지만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28.7%로 이전과 동일하다. 여기에 델타항공 지분 10%를 더하면 우호지분은 38.7%가 된다.

경영권 장악을 노리는 2대주주 KCGI는 15.98%를 보유하고 있다. 아직까지 어느 편인지 알려지지 않은 반도그룹(5.06%)이 KCGI 편에 서더라도 오너가와의 지분격차는 17%대 이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것은 경영권 방어에도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전략”이라며 “의결권을 행사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조 회장 편을 들어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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