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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현 기자
등록 :
2019-11-14 14:30

[DLF 제도 개선안]시중은행, 원금 손실 우려 큰 사모펀드 못 판다

금융당국, 고위험 투자상품 관련 제도 개선안 발표
일반투자자 사모펀드 최소투자액 3억원으로 상향
금융상품 대규모 소비자 피해 발생 시 CEO 제재
금융 소비자 보호 위한 입법 현안 해결에도 박차

은성수 금융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앞으로 은행은 원금 손실 우려가 높은 고난도 사모펀드를 팔 수 없게 된다. 또 일반투자자의 사모펀드 최소투자금액이 현행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 조정되며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최고경영자에 대해서도 제재가 부과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해 이같은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제도 개선안을 14일 내놨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직접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DLF 손실 사태는 금융회사들의 공모규제 회피와 투자자 보호 정책의 형식적 운영, 금융회사 내부통제 미흡 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하고 소비자 보호와 금융 시스템 안정을 최우선 가치로 하되 사모펀드의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고유 기능은 유지하는 방향으로 관련 제도를 고치기로 했다.

우선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해 기초자산과 손익구조가 같거나 유사한 경우 이를 원칙적으로 공모로 판단키로 했다.

아울러 파생상품 내재 등으로 가치 평가 방법 등에 대한 투자자의 이해가 어려운 상품으로서 최대 원금 손실 가능성이 20%~30% 이상인 상품을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으로 규율하고 이중 고난도 사모펀드에 한해서는 은행에서의 판매를 제한키로 했다.

앞으로 은행은 상대적으로 투자자 보호 장치가 잘 갖춰진 공모펀드 중심 판매채널로 전환하고 은행 고객의 고난도 사모펀드 등에 대한 접근성은 사모투자재간접펀드(사모펀드에 50% 이상 투자하는 공모펀드)로 보완할 방침이다.

또한 위험감수능력이 충분한 투자자가 자기 책임 하에 투자할 수 있도록 일반투자자의 사모펀드 최소투자금액을 현행 1억원 이상에서 3억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다. 레버리지 200% 이상 펀드의 최소투자금액은 3억원 이상에서 5억원 이상으로 상향된다.

녹취와 숙려제도 또한 강화된다. 앞으로는 일반투자자들이 투자하는 모든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녹취와 숙려제도 적용 의무가 부과되며 기타 금융투자상품에도 고령투자자와 부적합투자자에게 녹취·숙려제도를 적용한다.

특히 이번 DLF 손실 피해 소비자 중에 70세 이상 고령층 고객이 많았던 점을 감안해 고령투자자 요건이 만 65세 이상으로 강화됐다. 이로써 237만명의 인구가 고령투자자로 추가 분류돼 모든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녹취와 숙려제도가 적용된다.

금융회사와 투자자 간 상품 판매 과정에 대한 투자자 보호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도록 설명 이행과 위험 숙지 방식 등이 보강되며 투자자 성향 분류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된다. 아울러 불완전판매 유도 행위는 무조건 불건전 영업행위로 간주돼 제재를 받는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을 통해 경영진에게 내부통제 관리 의무를 부여해 소비자 피해 발생 시 제재를 받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특히 경영진의 관리·감독 소홀로 다수의 금융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 CEO와 준법감시인, 위험관리책임자에 대해 제재 조치가 이뤄진다.

자산운용회사가 펀드 판매회사로부터 명령·지시·요청 등을 받아 설립·운용하는 OEM 펀드 운용의 제재 근거도 마련된다. 또 불완전판매 제재 강화와 불완전판매 사전 예방효과 제고를 위해 국회 계류 중인 금융소비자보호법의 통과에도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 내부에서 고위험상품 투자자 리스크 점검회의를 정례화하고 금융투자상품 판매에 대한 상시 감시과 현장 점검을 강화키로 했다.

금융당국은 각종 법령의 제·개정 전까지 공모규제 회피 차단을 위해 동일증권 판단 기준을 구체화하고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의 일괄 신고 허용 기준을 강화하는 등 행정지도에 나설 방침이다.

또 은행 준법감시인 등을 대상으로 소비자 보호와 관련한 내부통제에 철저히 나서도록 금융당국이 지도에 나서고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자체 도입한 투자자 보호 방안을 타 은행에서도 활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은행권 고위험상품 판매 내부통제 실태 점검이나 미흡사항 보완조치 요구 등도 추진하고 고난도 상품이 아니라고 해도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 투자 상품에 대해서는 판매 지점의 직원이나 고객의 접근을 제한하는 등 자체 지침도 마련·운영토록 할 방침이다.

또 각 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경영실태평가 과정에서 핵심성과지표(KPI) 평가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이번 DLF 사태 관련한 제재와 분쟁 조정 절차는 철저히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은성수 위원장은 “이번 제도 개선안을 토대로 앞으로 약 2주간 각계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해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며 “라임 환매 연기 등 사모펀드 관련 사안에 대해서도 실태 점검을 거쳐 필요한 제도 보완방안을 검토해 추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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