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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한투證 덕분에…‘카뱅’ 실타래 풀어낸 한투지주

한투지주·한투밸류, 카카오뱅크 2대 주주로
한투증권, 지주사 순환출자 핵심 자금줄 역할 수행
사상 최대 실적 힘입어…‘효자’ 노릇 톡톡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 지분 정리를 마무리하면서 카카오뱅크 최대주주 자리를 카카오에 넘겨주게 됐다. 대규모 지분 이동에 따라 한투지주는 1조원 이상의 실탄이 필요했는데,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이 자금 대부분을 지원하며 복잡하게 꼬인 지분 정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20일) 정례회의를 열고 한투지주 및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카카오뱅크에 대한 주식 보유한도 초과보유 안건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한투지주는 기존에 보유 중이던 카카오뱅크 지분(50%) 중 16%를 약정대로 카카오에 매각하고, 29%를 한투밸류에 넘기게 됐다. 한투지주 보유 지분은 4.99%로 줄어든다.

금융지주회사는 현행법상 자회사가 아닌 회사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다. 때문에 한투지주는 당초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50%) 중 29%를 한투밸류가 아닌 자회사 한투증권으로 넘길 방침이었다. 그러나 한투증권이 지난 2017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어 부득이하게 손자회사인 한투밸류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번엔 한투밸류의 부족한 자금력이 문제가 됐다. 한투지주가 처분해야 하는 카카오뱅크 보유 주식은 1억440만주로 총 4895억원 규모다. 반면 한투밸류는 ‘가치투자’ 위주 자산운용을 하는 한투증권의 100% 자회사로 기업 규모가 극히 작다. 지난해 기준 한투밸류 연간 순이익은 68억원에 그친다.

이에 한투지주는 계열사 간 연쇄 출자를 결정했다. 우선 한투증권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시행하고 한투증권 지분 100%를 가진 한투지주가 7770억원을 출자한다. 다시 한투증권은 한투밸류 유상증자에 참여해 4840억원을 출자한다. 이를 통해 한투밸류는 카뱅 지분매입에 필요한 4895억원을 충당할 수 있게 된다.

‘한투지주→한투증권→한투밸류’ 순으로 이어지는 출자는 오는 22일 진행될 예정이다. 같은 날 카카오 역시 지난 7월 행사한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통해 한투지주가 보유 중인 카카오뱅크 지분 16%를 2880억원에 넘겨받을 계획이다. 한투지주로서는 한투증권 유증에 들어간 7770억원을 카뱅 지분 매도금(7775억원)으로 모두 충당할 수 있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한투증권은 순환 출자의 핵심 자금줄 역할을 담당했다. 한투지주에서 한투밸류로 흘러간 자금은 결국 지분 정리를 마치고 다시 한투지주로 돌아왔기 때문. 사실상 한투증권의 한투밸류 유상증자(4840억원)라는 조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구조였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날까지 진행되는 카카오뱅크 유상증자에서도 한투증권은 현금배당으로 지주사 지원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는데, 당시 카뱅 지분 50%를 보유 중이던 한투지주는 이중 2500억원을 출자해야 했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9일 보통주 1주당 7120원, 총 2503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투지주가 모두 가져갔다.

한투증권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4080억원을 쓸어 모으며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하반기 증시 한파로 3분기 순이익은 1253억원으로 다소 주춤했으나 전년동기(1236억원) 대비로는 개선세를 이어갔다. SK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전체 한투지주 세전이익 중 한투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79%에 육박한다.

한편 한투증권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5조원대로 올라섰다. 한투지주의 777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한투증권 자기자본은 기존 4조3940억원에서 5조171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자기자본 1위인 미래에셋대우가 지난 9월말 기준 자기자본 9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한투증권도 외형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지분조정이 완료된 이후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카카오뱅크 2대 주주로서의 역할 수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금융과 ICT의 융합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지은 기자 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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