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은 본격적인 사회생활에 앞서 ‘경험’을 쌓는 자리인데요. 회사들의 생각은 다른 것 같습니다. 인턴의 자격으로 지원자에게 아직 없어 마땅한 그 ‘경험’을 요구하고 있는 것.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알바앱 알바콜이 대학생 1,055명에게 인턴에 관해 물었는데요. 먼저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92%가 인턴십 또는 기업의 산학프로그램 등에 참여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인턴을 희망하는 이유로는 직무경험이 필요해서(51%)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정식 입사 전 관심 직무와 유관한 경험을 쌓고자 기업 인턴십을 필요로 하는 모습.
물론 정규직 전환·취업처럼 인턴십을 직접적인 취업 관문으로 삼으려는 경우도 있지만, 해당 직무가 적성에 맞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등 희망 직무에 대한 간접 경험을 중시하는 이들이 더 많았습니다.
이렇듯 직무경험을 쌓고자 지원하는 인턴이지만, 문제는 지원요건으로 경험을 이미 요구받고 있다는 점. 대학생들은 인턴십 자격요건 및 우대조건 1위로 직무 관련 경험(21%)을 골랐지요.
경험 쌓으러 온 사람한테 경험 좀 쌓고 오라니,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가뜩이나 대기업에는 중견·중소기업을 다니다 온 ‘올드루키’가 적잖아 대학생들의 ‘경험 경쟁력’ 확보는 요원해보이기만 합니다.
실제로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인사담당자의 2/3는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올드루키 지원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사회생활 준비 단계서부터 경력을 요구하고 또 그걸 위한 경력을 수집해야 하는 풍조. 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중층의 경험 쌓기 구조에 피해를 보는 건 학생이나 취업준비생들일 텐데요.
날 때부터 경력자는 없습니다. 인턴 지원을 위한 인턴 지원을 위한 인턴 지원···
첫 단추조차 못 끼우게 해서 될까요? 인턴이 갖춰야 할 자격, 분명이 있겠습니다만 상식을 벗어난 요구는 그만해야 하지 않을까요?
뉴스웨이 이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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