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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현
등록 :
2019-12-03 15:34

수정 :
2020-01-03 13:29

[배철현의 테마 에세이]승화(昇華) ㉒ 자주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다.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국민 한명 한명이 선진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애벌레가 고치 안에서 일정한 시간을 보낸 후에 나비가 되듯이, 인간은 과거의 자신을 직시하고 개선하기 위해 자신이 마련한 고치에서 변신을 시도해야한다. 그 변신은 정신적이며 영적인 개벽이다. 필자는 그 개벽을 ‘승화’라고 부르고 싶다. ‘더 나은 자신’을 모색하는 스물두 번째 글의 주제는 ‘자주’다


자주(自主) ; 정신적인 자아를 매일 조각하며 변신하는 것



세상에는 두 종류의 주인主人이 있다. 그(녀)의 인생을 간섭하여 인생을 효과적으로 사는 방법들, 즉 관습, 도덕, 그리고 윤리를 알려주는 ‘외부의 주인’과 개인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발견發見되고 발굴發掘되는 ‘내부의 주인’이다. 사람들은 이 외부 주인의 눈치를 보고, 그의 비위에 맞춰 살려고 노력한다. 이 외부주인은 항상 복종服從을 요구한다. 우리는 대개 이 주인에게 승복한다. 자기보다 타인을 존경하도록 교육받아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교육敎育’을 외부의 주인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관을 자신의 정신세계 안으로 주입하는 체계로 알고 있다. 그런 교육은 점점 나를 외부의 주인에게 자연스럽게 종속시킨다. 순응順應이 이런 교육의 목표다.

외부의 주인과는 전혀 다른 주인이 있다. 그 주인은 외부에서 절대로 찾을 수 없다. 그 주인은 인간 개개인의 내면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아무리 존경하고, 심지어는 이념과 종교를 만들어 그(녀)를 신격화해도 나의 주인일 수 없다. 그것은 나와는 상관없는 또 다른 외부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예수는 30살에 ‘내가 길이다’라고 말하면서, 내부의 주인을 발견하였다. 그는 자신이 발견한 그 길 위에서 의연하게 정진한 것이다. 그 길은 스스로 홀로 찾아야하는 길이다. 인간은 스스로에게 길이며, 길이 되어야한다. 인간이란 존재는 그가 태어나기 전에는 ‘없음’이었다. 주어진 삶인 ‘있음’을 살다, 다시 ‘없음’으로 사라진다. 살아있는 동안, 자신의 주인을 찾아야한다. 인간은 스스로에게 별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태어나, 자신과 주위를 구분하기 시작하면서, 그 자신을 개별적인 존재로 인식한다. 그리고 다음을 깨닫는다. 그는 부모를 통해 육체를 부여받았다. 부모는 생명탄생의 신비에 동원되어, ‘나’라는 개별적인 존재에게 정신과 영혼을 담을 수 있는 태아를 마련하였다. 어머니의 배에서 나와 다른 동식물처럼, 이해할 수 없는 과정을 거쳐 몸의 구색을 갖춘다, 그 안에 ‘나’라는 개별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정신과, ‘나’라는 개별존재에 특별하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조용히 나의 또 다른 탄생을 기다리는 영혼이 존재한다. 인간이 건강한 육체를 유지해야하는 이유는, 그 안에 세상을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는 정신과 그의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영혼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자주自主’는 타인이 아니라, ‘내가 주인’이라는 깨달음에 대한 선언이다. 내가 복종해야할 주인은 타인이나, 타인이 만들어낸 교리나 이념이 아니다. 이것들에 순종하는 행위는 내 안에 존재하는 주인에 대한 배신이며, ‘나’라는 개별존재가 펼쳐야할 삶에 대한 모독이다.

내 안에 존재하는 첫 번째 주인은, 나를 독립적이며 개별적인 인간으로 훈련시키는 ‘정신적인 자아自我’다. 정신적인 자아는, 인류가 남긴 최선最善이 그나마 간직된 ‘고전과 경전’,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 놓은 ‘문화’를 수용하여 향유함으로, 인간을 야만인에서 문화인으로 서서히 개조한다. 호모 사피엔스 네안데르탈렌시스Homo sapiens neanderthalensis(네안데르탈인)은 야만인이고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Homo sapiens sapiens(현생인류)는 문화인이다. 네안데르탈인의 삶은 생존이 목적이고 현생인류의 삶은 삶의 의미와 이유를 찾는 것이 목적이다.

인간은 ‘정신적인 자아’를 일깨우기 위해 ‘교육’이란 제도를 만들었다. 교육은 라틴어 어원에서 만들어진 ‘에듀케이션’education이란 영어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정신적인 자아’를 ‘밖(e)으로 끄집어내는(ducation) 정교한 작업’이다. 만일 우리의 교육이 우리와는 상관이 없는 내용들을 얼마나 빨이 많이 외우냐에 몰두한다면, 그런 교육은 인간의 정신세계에 대한 모독이다. 후진국들만 그런 무지막지한 교육을 실행한다. 인간은 이 ‘정신적인 자아’를 통해 인류문화의 소중한 가치를 배운다. 자비, 배려, 경청, 정직,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 착한 삶의 실천, 그리고 진리를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자신의 삶에서 실천하려는 의지와 같은 것들이다.

모든 인간 안에 존재하는 두 번째 주인인, ‘영적인 자아’는 독일 철학자 니체가 깨달았던 ‘초인’, 미국 초월주의 사상가 에머슨이 깨달았던 ‘오버소울’(Oversoul), 신학자 폴 틸릭이 깨달은 ‘존재하려는 용기’Courage to be다. 고대 인도경전 <브리하다란야카 우파니샤드> 1.4.10에 등장하는 산스크리트어 문구 ‘아함 브라흐마스미’ aham brahmāsmi 즉 ‘나는 우주다’라는 깨달음이다. ‘영적인 자아’는 인간의 심연 가장 깊숙한 곳에 존재하는 다이아몬드 원석이다. 이 원석의 존재를 인정하는 자는 각성한 자이면서, 그것을 발굴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사는 자는 수련자다. <촌도그야 우파니샤드>Chandogya Upanishad 3.14.3는 ‘영적인 자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것은 나의 영적이며 우주적인 자아(ātmā)입니다.
그것은 쌀 낱알보다 작고, 그것은 보리 낱알 보다 작고,
그것은 무화과 씨보다 작고 그것은 조보다 작고, 그것은 심지어 조의 씨보다 작습니다.
이 자아는 내 심장 안에 가장 깊은 곳에 존재합니다.
그것은 대지地보다 크고 그것은 대기大氣보다 크고
그것은 이들이 차지한 세계보다 큽니다.”


자주적인 인간은 전인적인 인간이다. 자기-교육self-education을 통해 ‘정신적인 자아’를 매일매일 조각하여 문화적이며 선진적인 인간으로 변신하는 자이며, 자주적인 인간은 ‘영적인 자아’와 조우하여, 인류 보편적이며 자신에게 감동적이며 누구에게나 감동적인 자아로 훈련하는 인간이다. 나는 누구에게 복종하는가?

<빈센트 반 고흐 자화상>네덜란드 후기 인상파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 유화, 1889, 65cm x 54cm 파리 오르세 미술관


<필자 소개>
고전문헌학자 배철현은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셈족어와 인도-이란어를 전공하였다. 인류최초로 제국을 건설한 페르시아 다리우스대왕은 이란 비시툰 산 절벽에 삼중 쐐기문자 비문을 남겼다. 이 비문에 관한 비교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인류가 남긴 최선인 경전과 고전을 연구하며 다음과 같은 책을 썼다. <신의 위대한 질문>과 <인간의 위대한 질문>은 성서와 믿음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었다. 성서는 인류의 찬란한 경전이자 고전으로, 공감과 연민을 찬양하고 있다. 종교는 교리를 믿느냐가 아니라,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고, 연민하려는 생활방식이다. <인간의 위대한 여정>은 빅히스토리 견지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추적하였다. 이 책은 빅뱅에서 기원전 8500년, 농업의 발견 전까지를 다루었고, 인간생존의 핵심은 약육강식, 적자생존, 혹은 기술과학 혁명이 아니라 '이타심'이라고 정의했다. <심연>과 <수련>은 위대한 개인에 관한 책이다. 7년 전에 산과 강이 있는 시골로 이사하여 묵상, 조깅, 경전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블로그와 페북에 ‘매일묵상’ 글을 지난 1월부터 매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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