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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현 기자
등록 :
2019-12-11 14:30

원내대표 당선 하루만에 궁지에 몰린 심재철

원내대표 당선 이후 민주당과 예산안 합의
필리버스터 철회 놓고 당내 추인도 못 받아
민주당, 4+1 협의체 통해 예산안 통과시켜
다당제 연합에 5선 원내대표도 ‘패싱’ 당해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취임 하루 만에 위기를 맞았다. 한국당을 제외하고 논의된 예산안이 통과된 것이다. 5선의 경험 많은 중진의원인 심 원내대표도 다당제가 가져온 연합전선에 호되게 당했다.

심 원내대표는 지난 9일 당선됐다. 그는 당선되자마자 곧바로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국회 정상화 합의를 이끌어냈다. 전임이었던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시도했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철회하고 예산안 협상을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심 원내대표의 첫 교섭내용은 당내에서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는 의원총회를 열고 교섭내용에 대해 의원들의 추인을 받으려고 했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추인을 해주지 않았다. 첫날부터 당내 반발이 심 원내대표의 발목을 잡았다.

그렇게 시작된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3당의 예산안 협상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은 예산 순삭감액을 4조원으로 제시했지만, 이를 민주당이 받아주지 않으면서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한국당과 예산 협상을 포기하고 ‘4+1 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를 통한 예산안 협상을 재개했다. 그렇게 한국당을 제외한 4+1 협의체의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 올랐다.

4+1 협의체는 내년도 예산의 순 삭감액을 1조2000억원 정도로 합의했고, 내년도 예산안은 총 512조원3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입장에선 한국당과 협상을 통해 예산을 깎기보단 4+1 협의체를 통해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득이 된 셈이다.

20대 국회에서 다당제가 되면서 이처럼 제1야당을 제외하고 예산안 처리가 가능해졌다. 4+1 협의체가 과반을 넘는 의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5선이나 했던 심 원내대표는 다당제에 크게 당한 꼴이 됐다.

10일에는 국회 본회의가 열려 여야의 쟁점없는 법안도 통과됐다. ‘민식이법’이라 불리는 어린이 교통안전지역에 보호 강화를 담은 법 등 16건의 안건이 처리됐다. 이는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철회한다는 입장에 의해 이루어졌다.

당초 한국당은 민식이법 등을 통과시키자면서 본회의 개의를 요구했고, 필리버스터를 통한 압박을 해왔다. 그러나 필리버스터가 되지 않는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이러한 협상카드도 효력을 잃었다.

당장 심 원내대표는 리더십에 지적을 받게 됐다. 교섭력과 투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싸워 봤고, 싸울 줄 아는 사람’이라며 당내 경선에서 강점을 내세웠던 심 원내대표의 능력이 의심받고 있다.

이제 남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 선거법과 검찰개혁법의 처리가 관건이 됐다. 한국당이 그간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해 총력 저지를 해온 만큼, 심 원내대표가 이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대현 기자 xpres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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