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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 기자
등록 :
2020-01-15 11:15

수정 :
2020-01-16 07:23

거취 변경 잦은 김상열 회장을 보는 두 가지 시선

지난해말 호반대표 돌연 사임
89년 창사 이래 이번이 3번째
경영환경 급변시 거취 변경해
전문경영 VS 오너리스크 회피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이 지주회사인 호반건설 대표이사직에서 최근 물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1989년 (주)호반건설을 설립, 창업주로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이번이 3번째 대표 사임이다.

김 회장이 60대 초반으로 젊은 오너인데가 그의 장남이자 그룹 최대주주인 김대헌 부사장도 33세 어린 나이여서 2선 후퇴에 궁금증이 더 증폭된다.

호반 측에선 “IPO(기업공개)에 대비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려는 것”이라는 입장.

그러나 호반 창사 이래 짧은 시간에 김 회장의 취임과 사임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번엔 일감 몰아주기 부당 내부거래 의혹 등 부담스런 여론이 그의 발목을 잡았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9일부로 호반건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2018년 12월 3일 대표이사직에 취임한 이후 1년 만이다.

건설업계 오너가 대표이사직을 짧게는 1년 주기로 재취임하고 사임하는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번 대표이사직 사임은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한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신임 대표에는 ‘M&A전문가’인 최승남 호반호텔앤리조트 대표를 총괄부회장으로 선임했다. 기존 3인 공동경영 체제는 최 부회장과 송종민 대표이사의 2인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김 회장의 대표이사 변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989년 7월 호반건설 설립 당시 대표이사에 취임, 2008년 4월 사임했다. 이후 2014년9월 6년 만에 재취임한 지 6개월 만인 2015년3월 사임했다. 3년 뒤인 2018년12월 재취임하고 또 다시 1년 만인 지난해 12월 사임했다.

기업을 책임지는 대표이사가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만에 사임하고 재취임한 사례는 흔치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이 회사를 둘러싼 경영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직면할 때마다 거취를 변경한 게 아닌지 의구심을 내고 있다.

실제 2014~2015년 당시엔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잇따라 금호산업 주식을 취득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거듭하다가 금호 인수전이 정점에 이르는 시점에서 사임해 갖가지 설들이 무성했다.

지난 2018년에도 호반건설과 호반을 합병하며 2세(장남 김대헌 부사장) 승계를 마무리한 직후인 그해 12월 사내이사와 대표이사직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김 회장이 그룹 전면에 나서 IPO와 레저사업 진출 등 현안 직접 챙기는 등 책임경영을 명분으로 내세웠었다. 그러나 지난해말 1년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며 대표이사 거취변경을 여전히 반복하고 있다.

이에 이번 대표이사 사임도 IPO를 앞두고 ‘일감몰아주기’ ‘편법승계’ 등 오너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부당 내부거래 의혹 등 공정위 조사착수를 비롯, 지분 매입 언론사와의 갈등, 승계 관련 의혹 등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실제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지난해 11월 호반건설의 불공정 경쟁과 부당 내부거래 혐의 등을 확인하기 위해 호반건설과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대한 서면 조사를 마무리하고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가 일감 몰아주기와 이에 따른 편법 승계 등 문제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서 내부거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김 회장이 추진중인 지주회사 호반건설 IPO는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광주시장 동생과 호반건설의 유착관계 의혹 논란도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

검찰이 지난 8일 광주시 고위공무원들이 민간공원 특례사업에서 탈락한 호반건설을 구제하기 위해 특정 감사를 악용해 우선협상대상자를 교체했다며 직권남용관리행사방해·업무방해 혐의로 정종제 시 행정부시장과 윤영렬 감사위원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용섭 광주시장 동생은 형의 지위를 이용해 호반그룹으로부터 100억원이 넘는 이익을 챙긴 혐의가 드러났다.

다만 호반건설측은 철근 거래는 2건에 불과하고, 여타 자재 계약과 비교할 때 문제의 소지가 없는 등 특혜나 이익을 주고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대표이사 변경 역시 호반측에선 특별한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호반건설은 “전문경영인 발탁으로 연내 상장을 대비하고 또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계열사별 책임경영 강화 차원의 인사”라고 강조했다.

실제 호반건설은 ‘연내 상장’으로 내부 방침을 확정했다. 이르면 올 상반기 내로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호반건설이 주관사를 선정해 IPO 계획을 공식화 한 것은 2018년 10월이다.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을 대표주관사로, 대신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했다.

당초 지난해 증시입성을 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재추진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인수·합병(M&A) 전문가인 전문경영인 최승남 대표를 전면에 내세워 추가적인 외연 확장도 기대하고 있다.

한편 김 회장은 호반건설을 1996년 설립해 일가가 지분 76.09%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김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부사장의 지분이 지난해 말 기준 54.73%로 부친인 김 회장(10.51%)보다 많다. 일반적인 오너 기업들과 달리 승계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했다는 평가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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