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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등록 :
2020-01-17 16:01

해외서 줄줄이 짐 싸는 홈쇼핑

2010년대 홈쇼핑 해외 블루오션 떠올라
동남아 진출 붐 일었으나 대부분 철수
사업 현지화 실패 유통환경도 모바일로 변화

GS홈쇼핑의 말레이시아 홈쇼핑 채널. 사진=뉴스웨이DB

홈쇼핑업체들이 해외에서 줄줄이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국내 TV홈쇼핑 사업 모델이 해외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기 전 유통환경이 모바일로 급속하게 변화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 ENM 오쇼핑부문은 최근 베트남 케이블 방송사 SCTV와 합작해 설립한 ‘SCJ 홈쇼핑’의 보유 지분(50.00%)을 SCTV에 양도하는 내용의 협의를 진행 중이다.

CJ ENM 오쇼핑부문은 지난 2011년 SCTV의 손을 잡고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매출액이 2014년 270억원, 2015년 314억원, 2016년 364억원, 2017년 397억원, 2018년 360억원을 기록하는 등 이렇다 할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4년 4억원, 2015년 5억원, 2016년 11억원, 2017년 7억원 등으로 미미했고, 2018년에는 아예 3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220억원, 4억원이었다.

앞서 CJ ENM 오쇼핑부문은 2017년부터 중국 광저우 법인 남방CJ를 청산하고 일본 ‘CJ 프라임 쇼핑’과 터키 ‘CJ 메디아사’, 인도 ‘샵 CJ’의 현지 사업 종료, 태국 합작법인 매각 등 순차적으로 해외 사업을 철수해왔다.

CJ ENM 오쇼핑부문과 업계 1위를 다투는 GS홈쇼핑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GS홈쇼핑은 이미 2017년 터키에서 합작사업을 중단했고 러시아 국영 통신사 로스텔레콤과 합작해 만든 현지 TV홈쇼핑은 지난해 파산했다.

아직 운영 중인 해외법인의 경우 대부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GS홈쇼핑의 첫 해외 합작사인 인도 ‘NW18(옛 TV18)’은 지난 3분기 누적 순손실이 153억원에 달한다. 말레이시아법인 ‘아스트로 GS 샵’은 같은 기간 5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가 확대되고 있다. 그나마 이익을 내던 중국 ‘차이나 홈쇼핑 그룹’은 순손실 32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베트남 ‘비비 미디어 트레이딩’도 지난해 3분기 누적 5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 기간 흑자를 기록한 해외법인은 태국 ‘트루GS’뿐인데 그나마도 순이익이 5억원에 불과하다.

현대홈쇼핑은 중국에서 현지 파트너의 일방적인 송출 중단으로 더 이상 사업을 지속할 수 없게 되면서 2018년 사업을 완전 철수했다. 지난해 별도 법인으로 분할해 시작한 호주사업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이 7억2800만원에 불과한데 순손실은 65억원에 달한다.

롯데홈쇼핑도 2018년 중국과 베트남 사업을 접었다. NS홈쇼핑도 2009년 설립한 미국 지사를 2018년 청산했고, 2011년 설립한 중국 법인 역시 2017년 57만원의 매출액을 집계한 이후 활동을 멈췄다.

국내 홈쇼핑업체들이 해외에서 고전하는 것은 온라인, 모바일 중심으로 유통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TV홈쇼핑으로 성과를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또 현지의 방송 사업자와 손을 잡아야만 하는데, 외국기업인 우리 업체들이 시장에 안착하기도 쉽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들어 국내 홈쇼핑업체들이 해외에 잇따라 진출했지만 흑자를 기록한 기업은 거의 없다”며 “국내 TV홈쇼핑 시장이 경쟁 심화, 송출 수수료 인상 등으로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 지속되는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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