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1850→1700→1100P, 점점 낮아지는 바닥“곧 반등한다더니”···美증시 폭락 후 낙폭 확대제로금리에도 곤두박질, 경기부양 정책 소용없어18일은 1600pt도 무너져, 10년 만에 최저치
18일 이날에도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1.24포인트(4.86%) 내린 1591.20으로 마감했다. 이는 2010년 5월 26일(1582.12) 이후 약 9년 10개월 만에 최저수준이며, 코스피가 종가기준 1600선을 밑돈 것도 이날 이후 9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수는 6주간 넘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국내 첫 우한폐렴 확진자가 발생했던 지난 1월 20일 당시 코스피지수는 종가 기준은 2262.64였다. 그런데 현재 이날 코스피지수는 1591.20에서 거래를 마쳤는데 6주 동안 671.44나 빠진 것이다.
지난달 20일 대구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에는 문제가 더 심각했다. 당시 종가(2월20일)는 2201.07이었는데 이날 현재까지 계산해보면 지수는 609.87이나 급락한 것이다.
코스피지수의 바닥이 생각보다 깊어지자 증권가에서도 “바닥을 예측할 수 있다”, “밴드 제시자체가 의미 없다” 등 비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가 계속 무너져 내린 탓이다.
현재 증권가에서 제시하는 코스피 바닥은 1100~1200선이다.
이효석·안영진·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일반적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주가는 -50% 수준까지 급락한다”며 “올해 코스피 최고점이 2267이었는데 이를 적용하면 약 1100 수준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미 유동성이 많이 풀린 상황에서 향후 금융위기를 극복할 뚜렷한 정책이 제시되지 않으면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며 “이는 상상하기조차 싫은 시나리오”라고 덧붙였다.
나정환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19가 확산 중인데 누가 바닥을 논하냐”라며 “코스피지수는 이미 벨류에이션으로 바닥을 확인할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졌다”라고 비관했다. 나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1200선까지 내려앉을 것으로 바라봤다.
그러면서 “코로나 19가 과거 2008년 금융위기나 1998년 IMF사태와 같이 실물경제에 큰 쇼크를 발생시킨다면, 증시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할지도 모른다”라며 “코로나 19의 무서운 점은 경제주체인 가계와 기업의 경제 활동을 둔화시킨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을 논할 시기는 지났다는 말도 나온다. 나 연구원은 “이제 증시의 바닥을 PBR로 확인하는 시기는 지났고 실물경제의 회복으로 확인해야 한다"라며 "PBR을 보고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눈여겨 볼 점은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코스피 바닥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첫 우한폐렴 확진자가 발생했던 지난 1월 20일 이후에는 유안타증권에서 “코스피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발생 시 최악의 국면에서 주가 바닥이 형성되고 있다”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되더라도 속도만 둔화되면 주가는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이 증권사가 낸 코스피 밴드는 2150~2088포인트 수준이었다.
2020년 2월20일 대구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한국투자증권에서 코스피 예상밴드를 2050~2200포인트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공포가 보편화되면 이미 바닥이다, 지나친 비관론 경계해야 한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2020년 3월10일 미국 증시가 7% 이상 폭락하는 대공황급 패닉 장세를 연출할 때는, 증권사들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듯 했다. 그러면서 바닥을 조금씩 더 낮췄지만 코스피 지수의 바닥은 더 깊어만 갔다. 당시 유안타증권에서는 “1850선까지 더 떨어질 수 있다”라고 했고,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최악의 경우 1700선 수준”이라고만 제시했다. 하지만 익일이었던 지난 13일에는 장이 열리자마자 1700선이 곧장 깨지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당시 저점을 자신하며 매수 추천한 증권사도 있었다. 현대차증권에서는 오히려 “코스피가 1950포인트 이하로 추가 조정되면 분할 매수 전략을 추천한다”라고까지 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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