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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이 기자
등록 :
2020-04-02 14:58

수정 :
2020-04-02 15:57

[He is]쌍방울 파격인사 78년생 CEO… 대박난 ‘마스크’ 일등공신

김세호 대표, 신입사원 입사 평범한 정통 쌍방울맨
대리급 부서장 앉히는 과감한 인사 도입 장본인
사내 공모전 우승 부사장 특별 승진 경험도

그래픽=박혜수 기자

속옷기업 ‘쌍방울’이 1978년생 정통 쌍방물맨을 CEO로 선임해 눈길을 끈다. 속옷 기업 가운데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쌍방울로서는 파격적인 인사다. 쌍방울이 젊은 CEO 지휘 아래 다소 ‘올드’ 했던 이미지를 벗어 버리고 2030 세대까지 고객 층을 넓히며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이번 수장 자리에 앉은 김세호 신임 대표는 지난 2003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마케팅과 영업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그는 18년 회사 생활을 하면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주목을 받으며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올해 창립 57주년을 맞은 쌍방울이 42세의 젊은피를 신임 대표로 선임한 가장 큰 이유는 과거의 낡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다. 최근 SPA브랜드를 비롯해 젊은 세대들을 공략한 다양한 속옷 브랜드들이 쏟아지면서 쌍방울, BYC 등 정통 속옷브랜드들은 점유율이 빠른 속도로 쪼그라 들었다. 젊은 브랜드 속에서 살아 남으려면 브랜드 자체를 젊게 바꿔야 했다. 이에 쌍방울은 기존 경영 방식을 파격 적으로 바꿔 나이와 직급에 관계 없이 오로지 능력만을 위주로 인사 평가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김 대표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차장 직급이었던 그는 단숨에 주요 경영진 자리에 올랐다. 작년 사내 전 직원 대상으로 열린 ‘내가 쌍방울의 경영진이라면?’이라는 공모전에서 우승해 부사장으로 특별 승진한 것.

이후 1년 만에 또 한번 승진해 최고 수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김 대표는 자신이 회사에서 인정받으며 초고속 승진을 할 수 있게 된 이유에 대해 각별한 ‘애사심’을 꼽았다. 그는 “처음부터 사장을 목표로 한 적은 없었지만, 가족에게 자랑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야겠다는 포부가 있었다”며 “그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쌍방울의 보수적인 기업 문화를 바꾸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며 임직원들의 눈에 띄었다. 그는 영업소장 시절 딱딱한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회사에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대리·과장급의 실무자를 부서장으로 앉히고 부서장을 오히려 현장으로 보내는 유연한 경영진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그 결과 기존 부서장들은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분석하는데 힘을 쏟았고, 내부적으로는 실무진들의 지휘 아래 조직이 젊은 감각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쌍방울이 마스크 생산으로 제 2의 전성기를 맞게 된 것도 김 대표의 역할이 컸다. 침체된 내의 시장에 신성장 동력이 다급했던 만큼 그룹 내 마스크 사업을 제안했다. 지난해 7월 미세먼지 문제로 인해 마스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본격적으로 마스크 초기 제작에 나섰다. 속옷을 주로 생산하는 중국 길림 트라이 방직 유한공사에 자체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는 만큼 마스크 제작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시기적으로 운도 좋았다. 올 초부터 ‘코로나19 이슈가 터지면서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려 나가며 그야말로 ‘초대박’ 터뜨렸다. 지난 2월 중국 길림 연변주정부와의 미세먼지 필터 장착 마스크 350만 개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달엔 태전그룹 계열사 오엔케이와 연말까지 마스크 1740만 개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총 계약금액은 124억4000만원. 지난해 쌍방울 전체 매출액의 12.9%에 이르는 액수다.

김 대표는 마스크 호재와 더불어 남영비비안과의 시너지 창출로 정통 속옷 기업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쌍방울은 지난해 말 자사보다 덩치가 훨씬 큰 남영비비안을 품었다. 자체적으로 부족한 여성 란제리 영역을 확장을 위한 ‘경쟁사 인수’라는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이제 막 쌍방울의 지휘봉을 잡은 김 대표의 어깨는 무겁다. 최근 유니클로·자주·스파오 등 국내 대기업들의 발열 내의 시장 출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보다 온라인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게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이를 위해 쌍방울은 온라인 플랫폼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남영비비안 인수 후 ‘사업본부’와 ‘전략기획본부’로 이원화해 했다.

사업본부는 영업본부, 상품기획, 디자인팀이 전략기획본부는 홍보, 온라인, 란제리 바바라팀으로 구성됐다. 올해는 특히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이커머스 전담 사업부’를 신설하고 인력 충원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당장은 조직개편으로 유연한 분위기를 이끌어낸 뒤, 중장기적으로 쌍방울을 종합 패션 유통회사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김 대표는 “전임 대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찍 대표 자리에 올라 어깨가 무겁지만 젊은 쌍방울’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겠. 또한 지난해 쌍방울그룹의 관계사에 편입된 남영비비안과 시너지 효과로 남녀 내의 시장을 석권한 과거 명성을 되찾겠다”며 “패션시장 장기 불황과 코로나19 악재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새롭게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한 뒤 종합패션회사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변상이 기자 bse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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