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영 기자
등록 :
2020-04-02 15:04

[대림산업 제2의 한진칼?]지분 경쟁 가능성↑… ‘KCGI·기타법인 외면 못해’

기타법인 매수 잇따라, 23거래일간 지분 4.82% 늘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수순 밟나, 기타법인 정체 집중

그래픽=박혜수 기자

대림그룹의 핵심 계열사 대림산업이 기타법인 매수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기타법인이 한 달 간 사들인 대림산업 주식은 약 158만주다. 지분율로 따지면 4%를 훌쩍 넘기는 수준이다.

지난해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가 대림그룹 지주사격인 대림코퍼레이션의 2대 주주로 올라 지배구조 개선 압박을 넣어온 만큼 경영권 위협 가능성이 제기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타법인은 지난달 2일부터 이달 1일까지 23거래일 동안 942억원치 대림주식의 주식을 사들였다. 총 158만686주로 지분율로는 4.82%에 달한다. 특히 지난 19일에만 28만6805주의 순매수가 이뤄졌다.

기타법인 매수세가 거세지면서 경영권 분쟁 이슈가 일어날 가능성도 나온다. 대림산업의 최대주주인 대림코퍼레이션이 보유한 지분율은 21.67%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포함해도 23.12%로 높지 않은 만큼 경영권 이슈가 충분히 붉어질 수 있는 사안이라는 분석이다.

KCGI가 대림그룹 지주사격인 대림코퍼레이션의 2대 주주라는 점도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KCGI는 캘거리홀딩스(15.3%), 돌핀홀딩스(11.3%), 그레이스홀딩스(6.1%) 등 유한회사 3곳을 통해 대림산업 지분 32.7%를 확보했다. KCGI는 “그룹 내에 잔존하는 경영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투명한 기업문화를 정착시켜 합리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2대 주주에 오른 KCGI가 직접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52.26%)과 특수관계인가 보유한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이 62.3% 달하기 때문이다.

기타금융으로 분류되는 KCGI가 직접적인 매입 주체는 아니지만,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상황이 재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한진칼의 경우 3자 주주연합(조현아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이 공격적인 지분 확대를 이어가고 있으며, 반도건설이 지분 매입 시 기타법인으로 구분됐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입 목적이 경영권 분쟁인지 단순 투자인지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 매입 시 기타법인을 통해 매입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KCGI의 입김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도 경영권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이 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 강화를 위해 대림산업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주주가치 가치 제고 방안을 제시하라는 요구를 일부 수용한 것이다.

이에 KCGI 측은 “대림그룹이 주주들에게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소통하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려 노력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앞으로도 주주들과 기업 발전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협의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천진영 기자 cj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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