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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걸 회장, ‘문어발’식 사업 성과 언제쯤···LF, 1분기 실적도 내리막

구본걸 회장, ‘문어발’식 사업 성과 언제쯤···LF, 1분기 실적도 내리막

등록 2020.04.29 07:39

수정 2020.04.29 11:20

변상이

  기자

사업 다각화 결국 ‘독’ 영업이익 하락세1분기 영업익 전년 대비 39% 하락 전망온오프라인 투트랙 전략 수익 개선 미지수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사업 다각화로 재도약을 꿈꿨던 LF가 좀처럼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구본걸 회장은 2014년 4월 사명 ‘LG패션’에서 ‘LF’로 변경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선 이후 30건 이상의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 영역을 넓히며 ‘종합라이프기업’을 꿈꿨지만 손 대는 사업마다 뚜렷한 이익을 보지 못하며 적자폭을 키우고 있다.

올해는 연초부터 코로나19 복병에 부딪히며 주요 과제였던 온·오프라인 투트랙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5년 동아TV와 온라인 기업 트라이씨클, 2016년 주류유통업체 인덜지, 2017년 식자재 유통업체 모노링크와 인력공급업체 글로벌휴먼스, 2018년엔 금융·부동산업체 코람코자산신탁과 귀금속제조업체 이에르로르코리아 등 잇따라 인수합병을 실시하며 몸집을 불렸다.

이는 LF의 무리한 사업 확장은 결국 독이 됐다. 인수한 회사들 대부분의 성장 속도나 매출 비중이 미미해 향후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 외형은 확장했지만 그룹 내 이익을 끌어올릴 뚜렷한 이익 모멘텀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LF의 계열사는 39개까지 늘어났지만 이 중 13곳이 적자를 보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이룬 곳이 거의 없었다.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던 비슷한 업군의 실적은 줄줄이 적자를 기록했고, 일부 사업들은 LF의 본래 사업인 패션과 너무 동떨어져 주 고객들의 소비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특히 큰 돈을 들여 인수한 코람코자산신탁이 문제가 됐다.

코람코 인수 후 코람코의 손상 예상 채권이 LF에 반영되면서 실적이 쪼그라들었다. 인수 직전 41억원에 그쳤던 대손충당금은 인수 후 878억원으로 불어나며 출혈이 불가피했다. 신규 사업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 등 막대한 비용 손실도 발생했다.

실제 LF는 2017년 이후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LF는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매출 1조4052억 원, 영업이익 904억 원을 냈다. 전년(2018년) 대비 매출은 0.7%, 영업이익은 18.4% 줄어든 셈이다.

위기를 실감한 구 회장은 올해 외형성장을 멈추고 올해 숨고르기로 체질 개선에 돌입하겠다는 복안이었다. 특히 패션업에 주력해 해외 유명브랜드와 국내 오프라인 채널간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복병을 만나며 또 한번 발목이 잡혔다.

일각에서는 올해 1분기 실적도 전년 대비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결 재무재표 기준 예상 매출은 4355억원, 영업이익은 15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3%가량 늘고 영업이익은 39%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예측했다. 온라인몰인 LF 광고비 출혈은 물론 신규 사업 관련 인건비 등이 영향을 미친 탓이다.

구 회장은 기존 주력 패션 브랜드의 브랜드 파워를 키우고, 신규브랜드는 온라인으로 집중해 수익을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LF 회사 인력의 30%를 IT인력으로 채웠고 LF 기존 패션 브랜드들의 온라인사업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LF는 질바이질스튜어트, 질스튜어트뉴욕의 유스 브랜드 ‘JSNY’, 액세서리 브랜드 ‘HSD’, 남성 캐주얼 브랜드 ‘일꼬르소’ 등을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운영하고 있는 데 더해 최근 여성복 브랜드 앳코너를 온라인 중심 브랜드로 재단장했다.

그러나 온·오프라인 투트랙 전략이 전체 수익을 끌어올릴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로 매장 고객이 줄면서 LF가 야심차게 선보인 어라운드코너도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매장 운영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오프라인 전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해외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로 10~20대 층을 공략하겠다는 것인데, 시기적으로 수익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전체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지면서 구 회장의 ‘책임 경영’도 도마 위에 오르며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업 다각화로 인한 수익 불확실성에 대해 대주주의 책임 경영을 요구했다.

주총 현장에서 한 주주는 “대주주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단행해서라도 주가를 관리해달라”며 “또한 코람코자산신탁 인수로 주가가 하락했는데 이는 경영진의 주가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구 회장은 단기적으로 인수한 사업들의 성과를 내기엔 무리수가 있다는 입장이다. 구 회장은 “회사는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빠른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해 성과를 보이겠다”며 “패션기업을 넘어 IT 회사로의 도약을 위해 수익성과 성장 잠재력이 큰 온라인과 모바일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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