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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영 기자
등록 :
2020-05-07 09:02

KCC, 3형제 교통정리…3세 승계 밑그림 속도

정몽진 회장, 조카 한선군에 KCC글라스 지분 2.03% 증여
부친 실권 쥘 계열사 지분 확대…17년 KAC 주주명부도 올라
인적분할 이후 계열 분리 작업 본격화…독립 경영 속도 낼 듯

그래픽=박혜수 기자

올해 초 인적분할을 마친 KCC그룹이 삼형제간 교통정리에 속도를 낸다. 창업주 정상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진 KCC 회장은 최근 정몽익 KCC 수석부회장의 아들인 한선군에 KCC글라스 보유 지분 일부를 증여했다. KCC글라스는 향후 정 부회장이 진두지휘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계열분리 작업에 본격 나섰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여파로 KCC글라스 주가가 급락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는 계열분리의 첫 과정으로 오너일가의 주식스왑(지분교환) 가능성을 높게 점쳤지만, 이번 지분 증여로 3세 후계구도 밑그림을 그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정몽진 KCC 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KCC글라스 지분 2.03%(17만68주)를 조카 한선군에 증여했다. 주당 처분 단가는 2만9400원으로 약 50억원어치다.

이로써 정 회장의 KCC글라스 지분율은 종전 18.40%(153만6708주)에서 16.37%(136만6640주)로 줄었다. 반면 한선군의 지분율은 0.02%(2056주)에서 2.06%(17만2124주)로 높아졌다.

정몽익 KCC 수석부회장의 차남 한선군은 2007년생으로 올해 만 13세다. 한선군은 이번 증여를 통해 3세들 중 KCC글라스 지분을 가장 많이 확보하게 됐다. KCC의 인적분할 신설법인 KCC글라스는 향후 정 부회장이 지배할 가능성이 높은 계열사로 거론된다. 인적분할 이벤트 이후 처음으로 부친이 실권을 쥐게 될 계열사 지분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3세 후계구도 밑그림을 그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코리아오토글라스(KAC) 주주명부에 일찌감치 한선군의 이름을 올린 것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2017년 8월 정상영 명예회장은 보유 중인 KAC 지분 0.25%(5만주)를 한선군에 증여했다. 당시 시세로 따지면 10억2000만원어치다. 2015년 12월 KAC 상장 이후 KCC그룹 삼형제간 후계구도가 명확해지자 정 명예회장이 지분 증여를 통해 손자 한선군에 힘을 실어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당해 12월 정 명예회장은 KCC 지분 0.02%(2600주)도 한선군에 넘겼다.

인적분할 이후 코로나19 악재가 겹치면서 KCC글라스 주가가 급락한 점도 지분 증여를 부추긴 요인으로 해석된다. 이날 KCC글라스는 시초가(7만9600원)보다 60.9% 떨어진 3만1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KCC는 작년 7월 KCC와 KCC글라스로 인적분할을 결정했다. KCC는 건자재와 도료, 실리콘 등을 포함한 소재 및 기타사업을 맡고, KCC글라스는 유리와 PVC 상재(바닥재), 홈씨씨 사업과 함께 관계기업인 KAC가 편입됐다.

증권가는 이번 인적분할이 정 회장과 정 부회장간의 계열분리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첫 시나리오는 정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KCC 지분과 정 회장과 삼남 정몽열 KCC건설 사장이 보유한 KCC글라스 지분을 서로 맞바꾸는 것이다. 이후 정 부회장이 KCC글라스 최대주주에 올라서고, KCC글라스와 KAC의 합병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형제간 보유 지분은 전량 스왑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몽진 회장은 KCC에 대한 의결권을 최대한 확보(30% 이상)할 필요가 있으며 자금 조달을 위해 KCC글라스 지분을 전량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형제간 지분 스왑 과정에서 대규모 현금 지출이 수반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적분할 이후 배당을 확대해 정 회장의 자금 부담을 덜어줄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작년 대내외적 영업 환경 악화로 인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면서 KCC는 배당 규모를 축소했으며, 올해 초 코로나19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도 내리막 길을 걸었다. 이날 KCC 주가는 시초가(20만500원) 대비 21.4% 내린 15만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천진영 기자 cj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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