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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LCC 구조조정…‘파산하거나 팔리거나’

이스타항공, 직원 임금 미지급 등 바닥난 현금
완전자본잠식 상태…인수 완료까지 버틸지 미지수
돈줄 막힌 에어서울, 코로나 장기화시 파산 가능성
티웨이항공도 재무구조 악화 관측…매물 나올수도

뉴스웨이 DB.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강제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 LCC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 추가 매물로 나오거나 파산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기약없이 지연되고 있다. 해외 시장 중 경쟁 제한성 평가가 필요한 태국과 베트남 등 2개국에 신청한 기업결합심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탓이다.

시장에서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인수자금 17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만큼, 철회 선언이 어렵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인수 절차가 길어지면서 이스타항공은 재기불능 상태에 빠지고 있다. 정부의 긴급 지원을 받지 못한 만큼, 제주항공이 인수를 완료한 후 투입하는 자금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스타항공은 3월 말부터 국제선과 국내선 운항을 모두 중단한 ‘셧다운’ 상태다. 직원 임금은 2~4월까지 3개월치가 밀렸다. 계약이 만료된 리스 항공기의 반납과 함께 인력의 22%를 인위적으로 감축하고 있다. 100% 출자한 지상조업사 이스타포트와의 계약도 해지했다.

제주항공의 인수 마무리 시점은 이르면 5월 말로 예상되지만, 이 때까지 이스타항공이 버틸 수 있을지 미지수다.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이스타항공의 유동성은 바닥을 드러낸지 오래다.

제주항공도 올해 1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점은 변수다. 특히 이스타항공이 자체 청산해야 할 자금 규모가 불어나면서 이를 떠안아야 한다는 부담이 상당하다. 제주항공이 막판에 인수를 포기하면 이스타항공은 부도를 맞을 수 있다.

모기업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에 맞춰 새 주인을 기대하던 에어서울 역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에어서울은 3월 김포~제주 국내선 노선을 제외한 전체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다. 현재 국내선 노선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지만 지난달 여객수는 반토막 났다.

에어서울은 지난해 자본잠식률 117%로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과거에는 현금이 부족하면 아시아나항공에 손을 벌렸다. 하지만 HDC현산의 인수가 무기한 중단된 상황에서 모기업의 도움은 불가능에 가깝다.

에어서울은 정부의 긴급 지원으로 약 200억원을 융통받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영업환경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파산할 수 있다는 주장도 무리가 아니다.

티웨이항공은 비교적 보유 자산이 많아 재무상태가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별도기준 현금및현금성 자산(단기금융자산 포함)은 1828억원이다. 정부 지원 규모도 60억원으로, LCC 업체 중 가장 적다.

하지만 고정비와 지출비용 등을 고려할 때 현금이 바닥을 드러냈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국제선 운영을 중단하고 임원 급여 반납, 휴직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비용절감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티웨이항공은 최근 자사주 신탁계약을 중도해지하며 50억원의 현금을 끌어왔다.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티웨이항공 대주주인 예림당이 인수 후보자를 물색하고 있다는 얘기가 떠돌고 있다. 대주주가 리스크가 큰 항공업을 영위하는데 상당한 부담을 느껴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모기업 차원의 자금 지원도 쉽지 않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생 LCC인 플라이강원은 첫 취항 반년도 안 돼 코로나19 악재를 맞딱뜨렸다. 16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지만, 현금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는 아직 항공기를 띄우지 않은 상태로, 낙관적 전망을 내놓기 힘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는 업체는 파산과 인수합병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며 “국내 LCC는 총 9개사다. 국토면적이 넓고 인구가 많은 일본보다 3개사 더 많고, 미국과는 동일하다. 당장은 고통스럽겠지만, 시장 정상화를 위해선 업계 압축이 불가피”라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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