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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삼성 승계 의혹’ 수사, 한투증권으로 불똥…‘삼바’ 상장 어땠길래

檢, 유상호 부회장 소환 조사 ‘삼바 분식 회계’ 관련
한투증권, 2016년 삼바 상장 이끌며 수 조원대 이익
정치권, 과거 자회사 한투신탁 합병 찬성에 문제제기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망이 한국투자증권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핵심이자 2018년 분식회계 혐의가 드러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코스피 상장을 이끈 조력자다. 일각에서는 김남구 한국투자증권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학연 등 두 그룹의 ‘인연’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전날 오전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코스피 상장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검찰은 지난해 9월에도 같은 내용으로 한국투자증권을 압수수색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코스피 상장 과정에서 씨티증권과 함께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당시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던 유 부회장은 이후 2018년 11월, 11년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하며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해 장부상 기업가치를 4조5000억원 이상 늘린 뒤, 2016년 코스피에 상장하는 과정에 위법소지가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유 부회장의 검찰 소환 조사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할 말은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투운용,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캐스팅보트’?=한국투자증권과 삼성그룹의 인연은 지난 2015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위해 열린 주주총회에서 한국투자증권 자회사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양 사의 합병에 찬성 표를 던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삼성물산 지분 약 466만주(2.85%)를 보유해 국민연금에 이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 중이었다. 민간 운용사 가운데선 가장 많은 지분이었다. 국민연금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찬성에 힘입어 같은 해 9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통과됐다.

당시 정치권에선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찬성표에 대해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제윤경 더불어시민당 수석대변인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내부 반대를 꺾고 합병을 무리하게 찬성하면서 펀드 투자자들에게 수백억원대의 손실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제 의원은 “삼성물산 합병에 대해 한국투자신탁운용 내부에서도 찬반 의견이 갈렸지만 리서치 부문과 경영진 측에서 찬성표를 행사해 통과됐다”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손실액 규모가 최소 358억원, 최대 1428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2016년 삼바 상장으로 4兆 벌어…김남구·이재용 ‘학연’도 주목=이듬해인 2016년 11월 한국투자증권은 당시 ‘IPO 최대어’로 꼽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코스피 상장 대표 주관사로 선정됐다. 당시 씨티증권과 공동 주관을 맡은 한투증권은 청약증거금으로만 약 3조8000억원, 주관 수수료 36억원을 벌어들이며 수조원대 수익을 올렸다. 당시 한투증권 대표이사였던 유 부회장은 2018년 11월, 11년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 가치를 부풀렸다는 지적이 시민단체로부터 제기됐다. 참여연대는 한국투자증권이 삼성바이오가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의 성공확률 과대 계상 등을 통해 매출액과 이익률을 모두 부풀린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참여연대는 “2020년 매출액이 7조8000억원에 달한다는 황당한 가정을 동원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투자증권은 삼정KPMG가 작성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평가보고서에 나오는 6개 증권사 리포트 중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 가치를) HMC투자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7조804억원으로 평가한 증권사”라며 “이재용 측으로서는 고마운 귀인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남구 한국투자증권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학연에도 주목하고 있다. 김 회장과 이 부회장은 일본 게이오대 석사 과정을 함께한 동문으로,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선 직후부터 재계 인맥으로 분류되곤 했다.

박 의원은 “김남구와 이재용 두 대주주의 사적 관계를 바탕으로 자칫 반(反)시장적인 결정이 벌어지지 않았나 검찰이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며 “두 사람은 동문 관계이고 사적 친분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허지은 기자 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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