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영 기자
등록 :
2020-05-21 16:09

수정 :
2020-05-21 18:18

[2000 터치, 증시 어디로]2차 충격 우려 불식시킨 ‘개미의 힘’, …전문가들 전망은

코스피 50거래일만에 2000선 돌파
외국인 3거래일 연속 매수세 나타나
전문가 “추세적 상승 논하기 어려워”
“경제지표 회복되는 시점부터 상승세”

코스피 지수가 50거래일만에 장중 2000선을 넘어섰다. V자 반등 이후 주춤했던 증시는 코로나19 공포 완화와 미국 경제 재개 기대감에 투자 열기가 살아났다. 글로벌 경제활동 정상화가 이뤄질 경우 경제지표 저점통과 시그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대감이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으나 추세적 상승을 논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2차 유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경제지표가 회복되는 시점부터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67포인트(0.44%) 오른 1998.31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2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장중 기준 지난 3월 6일의 2062.57, 종가 기준 같은 날 2040.22 이후 처음이다. 사실상 코로나 이전으로 회귀하고 있는 셈이다.

투자자별로 살펴보면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910억, 74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외국인은 3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나타내며 이 기간 동안 525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기관은 390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간밤에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하면서 국내 투자 심리도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52%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대비 1.67%, 나스닥지수도 2.08% 각각 상승 마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50개 주 모두 경제 재개를 발표하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여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진 점이 국내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주가 반응만 놓고 보면 이미 상황은 종료된 것처럼 비춰진다.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 전세계 금융시장은 역사적 경기 대침체 수준으로 반응했지만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인 영향이다.

그러나 1929년 대공황,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수준의 장기 대침체를 우려하는 시각은 여전하다. 메인스트리트(실물경제)와 월스트리트(금융)의 괴리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위기 때 정책이 수반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정책의 한계도 있을 수 있다”며 “정부의 재원은 유한하고, 정책이라는 우산이 벗겨지면 위축된 실물경제의 민낯이 드러날 수 있다”고 했다.

사실상 실물지표는 리세션(경기침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IMF는 2020년 전세계 GDP성장률 -3.0%, 미국 -5.9%로 대공황(미국 -8.9%)이후 가장 큰 경기충격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경기지표만 보면 실물경제의 상황은 간단치 않다”며 “오히려 경기 대침체가 현실화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장기 침체의 현실화 여부가 관건이다. 대공황, 미국 금융위기 경우 1~2월 가량 단기 주가 급반등은 언제든지 나타났다. 그러나 장기 침체가 결국 현실화되면서 주가는 장기 하락세로 진입했다.

현재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외환, 채권 시장에서는 회복 기대감을 크게 반영하지 않는 것도 한계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현재와 같이 1990pt 부근을 등락할 때 과거 원/달러 환율 수준은 1210원 정도였지만, 현재 환율은 1230원 부근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과 한국 금리도 하락 추세에서 소폭 반등한 상황에 그치고 있어 금리 상승 전환 시그널이 미약하다”고 분석했다.

주요국 경기부진과 통화완화 기조로 당분간 금리는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변 연구원은 “금리 상승 전환을 경기회복의 시그널로 볼 때, 채권 시장은 아직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낮게 반영하고 있다”며 “최근 유가가 반등했다는 점은 경기 민감주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은 달러 피크 아웃, 금리 바닥에 아직 베팅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과거 금리 상승기에는 경기 민감주, 가치주 등이 선전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뚜렷한 달러 약세 기조와 금리 상승 전환을 확인하는 시점에서 경기 민감주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변 연구원은 “코로나 2차 유행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와 경제지표가 회복되는 시점에 본격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격화될 경우 코스피 변동성 확대 우려가 있지만 이는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반기 주식시장에 일부 노이즈는 줄 수 있겠지만, 시장 방향성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개연성은 높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증권가는 올해 하반기 코스피 복원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이 역사상 가장 짧고 굵은 리세션(경기 침체)일 가능성이 높으며, 견제 없는 정책은 시장의 복원을 이끌고 있다.

역대 경기침체기 주가 경로는 ‘깊이’보다 ‘기간’에 좌우됐다. 미국 경기침체기를 단기(8개월 이하), 중기(8개월~1년 미만), 장기(1년 이상)으로 구분해 보면 주가 회복 소요기간은 경기침체의 기간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단기 침체로 끝나는 경우 주가는 평균 6개월 이내 급락 이전의 수준을 회복했으며 장기 침체는 전고점 회복까지 평균 3년 이상 시간이 소요됐다.

이 연구원은 “이번 위기는 ‘단기 침체’에 가깝다고 판단한다”며 “금융과 실물 간의 괴리가 커진 상황이지만 경기는 하반기로 갈수록 빠른 회복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진영 기자 cj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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