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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선 실패’에 베팅하는 증권가

코로나 넘어 이번에 트럼프 변수로
역대 美대통령 불황에 재선 실패해
증권가도 트럼프 재선 실패에 염두
‘중국 때리기’ 글쎄…합의가 더 유리

국내 자본시장에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포스트 코로나’ 못지않게 주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북미 지역 수출·투자 비중이 큰 기업(삼성·SK·LG·현대차 등)일수록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런데 이미 시장 여러 곳에서는 트럼프가 오는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에서 재선에 실패할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난하게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던 영국 경제분석기관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전망 역시 6개월 만에 ‘트럼프 대패’로 바뀌었다.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경제 타격 때문이다.

여의도의 증권가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이미 ‘트럼프 재선 실패’에 베팅해 이에 맞춰 증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같은 이유인 코로나 대응 실패, 경기 침체 등으로 트럼프의 재선 실패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는 것이다. 이미 이를 의식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 대응 실패를 중국에 떠넘기면서 ‘2차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카드를 떠내들었는데, 이 역시도 트럼프의 재선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교보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발생 이전 60% 수준까지 상승했던 트럼프의 공화당 대선 후보의 당선 확률은 현재 50% 밑으로 하락했다. 뿐만 아니라 4월 말~5월 초 여론조사 결과에서 1차례를 제외하고 전부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가 승리를 거뒀으며, 대통령 선거인단 확보 예측치는 민주당 232명, 공화당 204명, 경합지역 102명으로 민주당이 소폭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우려가 되는 부분 따로 있었는데, 애리조나, 펜실베니아, 위스콘신 등 경합지역(Swing State)에서의 지지율 역시 바이든에게 밀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에 휩쓸려 재선 판도에 격동이 일자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중국 때리기’에 필사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이 또한 앞으로 6개월 후에 있을 재선을 염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주말 동안 미국은 화웨이에게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공급을 차단했고, 중국은 애플 등 미국 기업들에게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중 갈등은 오는 3분기 이후에 더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트럼프는 중국을 공격함으로서 책임을 떠넘기는 것과 동시에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카드로 쓰고 있는 셈이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전에는 S&P500과 트럼프 지지율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왔는데, 이후 이들의 상관관계가 어긋나기 시작했다”라며 “결국 세계 최대 규모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대한 책임론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만일 책임론 극복하지 못할 시, 주가 상승을 통한 재선 가능성은 제한될 것이기 때문에 책임을 중국에 떠넘기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최선책”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 점화된 미중 갈등으로 인해 경기가 또다시 침체된다면 트럼프의 재선 여부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주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렇다면 트럼프가 중국과 무역합의를 파기하고,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라며 “이미 미국인들의 상당수가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 관세부과는 미국 경제, 미국인들의 생활에 부정적임을 인식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인들이 관세가 미국 경제와 가계에 부정적이라고 언급한 비중이 58%(2019년 9월 서베이 기준)에 달한다”라며 “게다가 미중 무역분쟁이 재개될 경우 글로벌 경제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즉 트럼프의 지지율에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미국 대통령의 경우 1950년대 이후 경기 침체를 겪고 재선에 성공한 사례가 없어 이 또한 트럼프에게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역대 미국 대통령 15명 가운데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은 4명이었으나, 실질적으로는 ‘지미 카터 대통령’과 ‘조지 HW부시 대통령’ 2명뿐이다. 주목할 점은 이들 대통령 모두 경기불황 국면에서 재선에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직면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3분기 경기 회복과 주식시장 활황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미국 경기가 3 분기에 가파르게 회복되는 것과 이를 위해 중국이 대두 등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히려 트럼프에게는 미중 무역합의가 유리해 보인다”라며 “중국으로 수출을 최대한 늘리면서 무역적자를 줄이고, 순수출을 확대할 경우 GDP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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