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7일 수요일

  • 서울 10℃

  • 인천 10℃

  • 백령 11℃

  • 춘천 9℃

  • 강릉 9℃

  • 청주 10℃

  • 수원 10℃

  • 안동 10℃

  • 울릉도 17℃

  • 독도 17℃

  • 대전 11℃

  • 전주 12℃

  • 광주 10℃

  • 목포 10℃

  • 여수 14℃

  • 대구 14℃

  • 울산 16℃

  • 창원 14℃

  • 부산 15℃

  • 제주 15℃

“사명에 ‘건설’ 빼주세요”···아리송한 건설사들

“사명에 ‘건설’ 빼주세요”···아리송한 건설사들

등록 2020.05.29 16:12

수정 2020.05.29 18:09

김성배

  기자

부동산규제·코로나19 등으로 경영악화신성장 동력에 사활걸고 확장성 방점대림산업·한라·한양 건설없앤지 오래GS·SK건설 사명 변경 검토···건설뗄듯

“사명에 ‘건설’ 빼주세요”···아리송한 건설사들 기사의 사진

# 국내 굴지의 건설사인 대림산업과 (주)한라. 이들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일부 직원들 사이에선 대림건설과 한라건설로 불린다. 물론 이들 공식 법인 명칭(사명)은 대림산업과 한라다. 그러나 사명에 무조건 “건설” 타이틀이 붙을 것으로 지레짐작한 LH직원들의 오해로 잘못된 이름으로 불리워지고 있는 것.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최대 산하기관으로 국내 건설사들과 밀접한 LH직원들도 착각을 할 정도다. 원래부터 사명에 건설을 붙이지 않은 건설사도 많고, 최근엔 사업 다각화로 건설을 떼고 새이름을 붙이는 회사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사명에서 건설 타이틀을 떼어내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정책과 코로나19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건설업계가 주택이나 건설 외에 신성장 동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확장성을 내세우면서다.

태초부터 ‘건설’을 붙이지 않은 건설사들도 적지 않다. 대림산업(1939년 부림상회)이 대표적이다.

대림그룹은 대림산업 건설사업부를 비롯해 계열사인 삼호와 고려개발이 주택분야에서는 e편한세상 브랜드를 갖는 등 국내외에서 다양한 건설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주력사인 대림산업은 물론 삼호나 고려개발도 건설 타이틀을 쓰지 않고 있다.

오는 7월 1일자로 삼호와 고려개발 합병으로 거듭나는 대림건설이 사실상 그룹 내 첫 사례다.

이렇게 되면 그룹 주력사인 대림산업은 신성장 동력인 석유화학, 에너지,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에서 글로벌 디벨로퍼로 거듭나게 되며, 대림건설이 그룹 내 주택 토목 건설 사업의 한축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주)한라도 사업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라는 1981년 한라자원으로 출발해 1990년 한라건설로 이름을 변경했었다. 2013년 한라건설에서 한라로 두번째 개명한 이후 환경·에너지·발전·산업플랜트·IT·자원개발과 무역·물류 등 신규사업을 무한대로 확장하고 있다. 최근엔 자산운용·유통·바이오에너지·물류사업까지 손 안대는 사업이 없다는 얘길 들을 정도로 건설 외에 새 먹거리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자인 브랜드로 알려진 (주)한양도 마찬가지다. 1973년 한양주택개발 주식회사로 설립한 이래 1981년 상호를 (주)한양으로 변경한 이후 그대로 사명으로 쓰고 있다.

다만 1990년 보성기업으로 출발한 한양건설(2010년 사명 변경)이 립스라는 주택 브랜드를 갖고 건설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법인은 지분 관계 등 법적으론 서로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건설도 ‘건설’을 떼는 작업에 속도를 붙이는 분위기다. SK건설과 GS건설이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서다. 두 건설사 모두 SK·GS 그룹명은 그대로 가져가되 ‘건설’을 떼고 사업 확장이 가능한 이름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SK건설은 작년 10월 21일 △SK크리에에이트 △SK디멘션 △SK넥스트빌드 등의 상호를 등록했다. 이는 SK그룹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을 알려졌다.

최태원 SK 회장 의중이 반영됐다. 최 회장은 지난해 8월 경기 이천포럼에서 임직원들에게 “과거에는 자랑스러운 이름이었지만 지금은 사회적 가치와 맞지 않을 수 있고 환경에 피해를 주는 기업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종 업종에 얽매인 기존 기업 이름으로는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기 어렵다는 것. 결국 SK 뒤에 생산품 성격이 붙은 회사가 사명 변경 대상에 올랐다. 1998년 선경건설에서 기업명이 바뀐 SK건설은 이번에 사명을 교체하면 약 22년만이다.

GS건설은 SK건설과 달리 그룹 차원에서 사명 변경을 진행하는 건 아니다. GS건설은 지난 2월17일 GS인더스트리얼솔루션, GS플랫폼, GS인더스트리, GS엔터프라이즈, GS디벨로프먼트 등 5개 사명을 임시등록했다. 본등기 기한은 올해 8월16일이다. 다만, 기한 내 사명이 바뀔 확률은 적어 보인다. 본등기 기한 이전에 주주총회를 열 계획이 잡혀있지 않기 때문이다.

GS건설이 사명을 바꾸려는 이유는 글로벌 신사업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GS건설은 세계 경기침체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허창수 GS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신사업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허 사장은 지난해 말 신사업부문 사장으로 승진한 직후, 인도 태양광발전소 개발 사업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의 선진 모듈러 업체 3곳을 동시에 인수하며 글로벌 주택건축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27일 열린 주총에서는 허창수 회장이 사내이사에 재선임되면서 신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 사명이 바뀌게 되면 2005년 GS건설주식회사로 상호가 변경된 이후 16년만이다. 1969년 락희개발주식회사로 시작해 럭키개발, LG건설, GS건설을 거쳐 5번째 이름을 갖게 된다.

이외에도 부영그룹·서한·아이에스동서·삼정·흥화·일동·동일·호반 등이 100대 건설사 가운데 건설이 붙지 않는 건설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내외 여건이 건설이나 주택 하나만으로 경영하기 어려운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 미래 먹거리를 찾아나서는 건설사들이 늘어나게 되면서 사명 변경에 나서는 건설업체들도 많아 질 것”이라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