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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린 기자
등록 :
2020-06-02 13:00

수정 :
2020-06-02 13:00

韓조선사, 카타르 LNG선 싹쓸이 막전막후

현대重·대우조선·삼성重, 카타르와 1일 서명
LNG선 100척 약 23조6000억원 규모 ‘잭팟’
첫 수주 중국에 밀렸지만 靑·정부 외교전 빛봐
러시아에서도 발주 유력…“세계 최고 입증”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중국의 연이은 LNG 운반선 수주 소식에 침울했던 한국 조선업계에 드이어 숨통이 트였다. 국내 조선 3사가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로부터 100척 이상의 액화천연가스 LNG 운반선 발주를 따냈다.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으로 한국 빅3 조선사의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임이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은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에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과 LNG선 관련 협약을 맺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QP가 2027년까지 이들 3개 조선사의 LNG선 건조 공간(슬롯) 상당부분을 확보하는 내용이다. 통상 대규모 사업에선 정식 발주 전에 선박 건조를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계약을 맺는다. QP는 2027년까지 LNG선 100척 이상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세계 LNG선 건조량의 약 60%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 규모는 700억 리얄(약 23조6000억원) 이상이다.

이날 사드 빈 셰리다 알카비 QP 최고경영자(CEO·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성근 대우조선 사장,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등이 참석해 화상으로 협약식(MOA)을 열었다.

올해부터 2024년까지 각 조선사별로 연도별 슬롯 계약 규모가 이번 약정서에 담긴 것으로 알려진다. 비밀유지 합의에 따라 국내 조선사별로 각각 몇개 도크의 슬롯 계약 규모를 맺었는지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카타르는 세계 최대 규모 LNG 프로젝트를 추진해 조선업계에서 큰 관심을 받아왔다.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는 LNG 연간 생산량을 기존 7700만t에서 2027년까지 1억2600만t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증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NG 증산은 곧 대규모 운반선 발주로 이어진다.

‘카타르 LNG 운반선 수주전’은 당초 독보적인 건조 기술을 가진 한국의 독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LNG선 시장은 최근 수년간 한국이 점유율 80~90%를 유지하며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했다. 수주잔고(142척) 기준으로 한국 수주 비중은 81%이며, 대형선의 한국 점유율은 95%에 달한다.

하지만 카타르 첫 수주전에서 우리 업계는 중국 조선사에게 밀리는 당혹감을 맞봤다. 카타르는 중국 국영 조선그룹 중국선박공업의 후동중화조선과 16척의 LNG선 도크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한국보다 LNG선 건조 기술력이 떨어지는 중국이 이번 수주를 따낸 것에 대해 중국 정부의 금융 지원과 가격 경쟁이 작용했다고 봤다. 러시아 노바텍 LNG선 수주전에서도 중국이 일부를 수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조선사들은 남은 카타르 LNG선 물량을 반드시 수주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한국 조선업계는 ‘카타르 수주’를 최우선 순위에 놓고 1년 반동안 숨가쁘게 움직였다. 특히 이 기간 한국 정부도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에너지 외교 등 정부 차원의 노력이 꾸준히 병행됐다.

지난해 1월 양국의 정상회담 후 협력관계는 돈독해졌다. 문 대통령과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국왕은 당시 비공개 회담을 진행하면서 카타르에서 진행하는 조선과 에너지, 건설, 교통과 인프라 등 여러 분야의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진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발 수주전은 국내 조선사에게 유리하게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카타르 현지 언론 및 외신 등에 따르면 사드 빈 셰리다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담당 국무장관이 지난해 1월 한국을 방문해 정부에 60척의 LNG선을 발주하겠다고 밝혔으며, 같은해 9월에는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와 만나 에너지관련 협의를 논의하기도 했다.

카타르 현지 언론 및 외신 등에 따르면 사드 빈 셰리다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담당 국무장관이 지난달 22일 한 회의에서도 카타르가 한국에 LNG선 100척의 건조를 맡길 것이라고 발언했다. 알 카비 장관은 “현재 카타르는 최대 120척의 LNG선을 주문해야 하는데 한국 조선사에서 LNG선 100척을 6월 내 구입할 것이다”고 말했다.

알카비 장관은 이날 서명식에서 “오늘 한국 3대 조선 회사와 체결한 계약은 북부유전 확장 사업에 대한 카타르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며 “이번 합의 체결로 우리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LNG선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성윤모 장관은 “최근 국제사회가 직면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알카비 장관의 탁월한 리스크 관리 역량은 물론 한국과 카타르의 오랜 상호 신뢰가 있었기에 오늘 계약 체결이 가능했다”며 “에너지·조선 분야 양국 협력 강화는 물론 정보통신기술(ICT), 헬스케어, 플랜트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다변화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아틱LNG2 프로젝트에서 나오는 LNG선 수주 소식도 조만간 전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에너지회사인 노바텍(novatek)은 LNG선을 10척 발주할 예정인데 이 중 5척을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도 싱가포르 소재 선사인 EPS로부터 1950억원 규모의 중형 LPG운반선 3척을 수주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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