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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은 기자
등록 :
2020-06-04 16:49

다시 느는 개미 ‘빚투자’…석 달만에 11兆 돌파

신용융자 46거래일 연속 증가…13년만의 최장
“증시 반락 시 반대매매 피해 우려”

국내 증시가 랠리를 지속하며 개미들의 ‘빚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빚을 끌어와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는 석 달 만에 5조원 이상이 늘어 11조원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증시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개인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일 기준 11조46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최대치다.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3월 25일 이후 46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으로 이는 13년만의 최장 기록이다.

신용융자란 투자자가 주식을 살 목적으로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의미한다. 신용거래 최저보증금이 40%일 경우 매수금의 40%를 보증금으로 내고 나머지 60%를 증권사로부터 빌리는 구조다. 100만원짜리 주식을 매입한다면 40만원만 투자하면 60만원의 빚을 얹어 살 수 있다.

신용융자를 하는 이유는 주가 상승 시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금 100만원을 모두 투자할 경우 주가가 110만원이 되면 수익률은 110%지만 원금이 40만원인 경우 수익률은 25%가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주가가 내리면 손실도 커질 수밖에 없다. 주가가 일정 비율 이하로 떨어질 경우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매각하는 반대매매에 들어간다.

잔고는 코스피 지수가 1400선까지 밀려난 지난 3월 6조4075억원(3월 25일)까지 떨어졌으나 ‘동학개미운동’ 등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지속되며 반등을 시작했다. 4월 한 달 동안 7조원(4월 3일), 8조원(4월 16일), 9조원(4월 29일) 기록을 연달아 깼고 10조원(5월 18일)에 이어 11조원까지 증가세는 가팔라졌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우량주와 동시에 원유선물과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도 눈을 돌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잔고가 연저점을 찍은 지난 3월 25일 이후 ‘코덱스200 선물인버스 2X’ ‘코덱스 WTI원유선물(H)’ ‘코덱스 코스닥150선물 인버스’ ‘코덱스 인버스’ 등 변동성이 큰 상품이 개인 순매수 상위 10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빚투자 행태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증시가 현재 랠리를 지속하고 있지만 추가 하락장이 재연될 경우 반대매매 등으로 투자자 피해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올해 1분기 코로나19로 증시가 직격탄을 맞자 신용공여 잔고는 반대매매로 ‘10조1070억원→9조8182억원→10조1874억원→6조4075억원’ 까지 롤러코스터를 탔다. 일부 증권사들이 신용공여 담보유지비율 조정 등을 통해 투자자 보호에 나섰지만 강제 청산을 당한 투자자들이 속출했다.

현재 증시가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뉴욕증시를 비롯해 국내 증시도 최근 깜짝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실물경제 지표와 비교하면 과대평가됐다는 우려도 커지도 있다.

김예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확진자는 3월을 정점으로 주요 선진국은 4월을 정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를 반영해 3월까지 양호했던 생산활동은 4월들어 크게 둔화됐다”며 “전체적인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대외 수요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기회복 시그널은 수출 충격이 완화되는 하반기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단기 급등락을 보인 미국경제의 장기 항로는 불확실하다”며 “6월에 유동성장세가 연장될 가능성이 상존하지만 중장기 추세성은 변수가 많다”고 밝혔다.

허지은 기자 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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