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펀드 판매사 조사에서 진술 확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 檢, 수사 속도낼 듯
9일 법조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트러스트올의 운영 자금을 직접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러스트올 대표직은 옵티머스 2대 주주인 이동열 대표가 맡고 있지만, 실제 운영한 인물은 김 대표였다는 점이다. 이는 금융감독원과 펀드 판매사들의 조사 과정에서 확보된 진술로 전해진다.
앞서 7일 구속된 김 대표와 이 대표, 사내이사 윤석호 변호사 등은 공공기관 매출채권 투자 등의 명목으로 투자금을 모은 뒤, 위조 서류를 이용해 대부업체나 부실기업 등에 돈을 투자한 혐의를 받는다.
옵티머스 펀드 자금 대부분은 이씨가 대표이사로 등재된 대부디케이에이엠씨·씨피엔에스 등 대부업체와 시행사의 사모사채 인수에 투입된 것으로 금융당국 조사에서 밝혀졌다. 트러스트올은 대부디케이에이엠씨에서 자금을 받아 다른 부동산 회사에 돈을 대주는 역할을 했다. 지난해에만 무려 3200억원이 넘는 자금이 흘러 들어갔다.
대부디케이에이엠씨의 트러스트올 대출금은 2018년 말 기준 1056억원이었으나 지난 한 해 동안 2212억원을 추가 대출하면서 3269억원이 유입됐다. 이는 옵티머스 펀드 전체 판매 규모인 8000억원(상환 3000억원) 대비 40%에 해당한다. 대출금 중 2548억원을 상환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대출 잔액은 720억원이다.
2018년 4월 등기된 트러스트올의 자산은 1224억원(2018년 말 기준)으로 파악된다. 자본금 5000만원을 제외하면 모두 부채다. 매출도 없으며 설립 당시 입사한 직원도 대부분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당초 전문가들은 트러스트올에 거액의 펀드 자금이 투입됐을 뿐 아니라 회수된 점을 주목했다. 이러한 흔적은 특정 투자자가 자신의 이름을 숨기고, 자금 세탁 통로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최근 김 대표 등 옵티머스 운영진 구속에 성공한 검찰은 펀드 자금의 최종 종착지가 어디인지 찾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번 수사를 위해 대규모 특별수사팀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최대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사문서위조 및 행사 등의 혐의에 대해 기소하는 동시에 정치권 연루 의혹을 파헤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달 17일부터 환매가 중단된 옵티머스 펀드 규모는 1000억원을 넘었으며, 피해액은 최대 5000억원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5월말 기준 펀드 설정 잔액 5172억원 중 사용처를 제대로 소명하지 못하는 금액은 약 2500억원으로 추가 환매 중단 사태가 예상된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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