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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등록 :
2020-07-13 16:44

수정 :
2020-07-13 17:22

‘글로’ 흥행 실패에… BAT코리아 계속되는 사장 교체, 이번엔 여성 CEO

매출·시장 점유율 추락세 이어지자 본사 특단 조치
글로벌 CEO 체제에서 작년 첫 한국인 사장 선임
실적 개선 실패하자 1년 만에 또 CEO 갈아치워

BAT코리아가 또 한번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5년새 벌써 4번째 교체다. 글로벌 담배기업 BAT가 계속해서 CEO를 갈아치우는 이유는 지난 2017년부터 실적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를 기점으로 해서다. 경쟁사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국내 상륙을 뒤따라 BAT도 ‘글로’를 내세워 시장 선점에 나섰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아이코스와 KT&G의 ‘릴’이 점유율을 끌어 올리는 동안 BAT의 실적은 점점 떨어졌다.

BAT그룹 본사는 실적 하락의 책임을 BAT코리아 CEO에게 물으며 수 년간 질타성 인사를 펼쳐왔다. 지난 해엔 글로벌 CEO를 고수하던 본사의 방침을 접고 한국인 사장을 선임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한국 시장을 잘 알고 있는 CEO라고 할지라도 1년 만에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이번에 또 한번 질타성 인사가 이뤄졌다. 이번엔 국내 담배업계 최초 여성 CEO를 선임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새롭게 선임된 김은지 대표는 2004년 BAT코리아에 입사해 16년 동안 던힐 브랜드 담당, 국내 영업 총괄, 사업 개발 담당 등 핵심 보직을 두루 맡아 경험을 쌓은 담배 전문가로 알려졌다. 사장 선임 직전에는 BAT 인도네시아의 브랜드 총괄 자리를 역임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신임대표가 BAT코리아를 빠른 시일 내 다시 끌어올리는 성과를 낼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BAT코리아는 경쟁사 필립모리스와 KT&G의 공세에 밀려 지속적으로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BAT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3562억원, 영업손실은 5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신성장동력으로 여기던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 출시 이전인 2016년 4133억원이었던 매출은 글로가 출시된 2017년 4001억원으로 3.1% 감소했다. 이후 2018년 3681억원, 2019년 3562억원으로 내리막을 걸어왔다.

이에 본사 측은 1년 마다 CEO를 갈아치우는 문책 인사를 거듭헸다. 2016년 1월 선임된 에릭 스톨 전 사장(2016년 1~5월)는 임기의 반년도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토니 헤이워드 전 사장(2016년 9월~2017년 8월)는 1년간 자리를 지켰다. 매튜 쥬에리 전 사장(2017년 8월~2019년 6월)만이 유일하게 2년의 임기를 채웠다. 직전 사장인 김의성 사장도 임기 1년 만에 물러났고, 이 자리를 김은지 사장이 메우게 됐다.

전임 김의성 사장은 ‘BAT코리아 최초 한국인 사장’ 타이틀을 달고 지난 1년 동안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BAT코리아는 김의성 사장 선임에 앞서 수퍼슬림 사이즈의 ‘켄트’를 선보였다. 이후 김의성 사장은 1년 사이 하이브리드형 전자담배 ‘글로 센스’와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인 ‘글로 프로’를 연이어 출시해 전자담배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일반 연초 시장에서도 던힐에 두 개의 캡슐을 넣은 ‘던힐 파인컷 더블 캡슐’ 출시해 투트랙 전략을 펼쳤다.

김의성 사장의 노력에도 BAT코리아의 국내 일반 연초 시장 점유율은 10%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BAT코리아의 일반 연초 시장 점유율은 12.5%를 기록해 KT&G, 필립모리스에 이어 3번째다. 궐련형 전자담배 디바이스 점유율에서는 2017년 13.7%, 2018년 7.5%로 축소됐다가 지난해에는 8.2%로 소폭 반등했다. 일반 궐련에서는 KT&G의 선전으로 밀리고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는 아이코스의 아성을 깨기 힘든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BAT코리아의 승부수는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 끌어올리기에 성패가 달려있으며 빠른 대표 교체 또한 무엇이라도 도전해보라는 신호로 보이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글로 제품 성장과 부진한 궐련 점유율의 ‘붐업’ 없이는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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