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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제약, 오너일가 지분 매도에···꼬일대로 꼬인 경영승계 방정식

신일제약, 오너일가 지분 매도에···꼬일대로 꼬인 경영승계 방정식

등록 2020.07.31 07:31

이한울

  기자

코로나19 치료효과에 주가 급등하자형·동생 등 친인척 11명 30만주 장내매도 홍성소 회장과 홍재현 대표 지분은 그대로주가 급등에 증여세 부담···승계 타이밍 놓쳐

신일제약, 오너일가 지분 매도에···꼬일대로 꼬인 경영승계 방정식 기사의 사진

신일제약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창업자 홍성소 회장의 배우자 신건희 씨를 비롯해 형동생, 친인척 등 오너일가가 일제히 주식 처분에 나섰다. 오너일가는 지분 매도로 시세차익을 봤지만 정작 오너이자 최대주주인 홍성소 회장과 기업을 물려받을 홍재현 대표의 경영승계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성소 회장의 형제 등 친인척 11명은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30만2695주를 장내 매도했다.

홍성소 회장의 배우자인 신건희 씨는 이달 8일부터 23일까지 보유 주식 총 6만주를 일곱 차례에 걸쳐 장내 매도했다. 특히 신일제약 주가가 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지난 20~23일 사이에 집중적으로 팔아치웠다.

이 기간 홍 회장의 형인 홍성국 전 대표와 동생인 홍승통 전 대표도 각각 8만2000주, 5만주를 팔았다. 총 취득금액은 약 73억원 규모다. 다만, 1·2대 주주인 홍성소 회장과 홍재현 대표는 주식 처분을 하지 않았다.

신일제약 주가는 생산품인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낮춰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이후 급등세를 보였다. 코스피가 연저점(1457.64)을 기록한 지난 3월19일 4500원에 머물던 주가는 24일 종가 기준 5만8100원으로 무려 10배 이상 올랐다가 창업주 일가가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급락했다. 하지만 주가는 여전히 30일 종가기준 3만850원으로, 3월 저점대비 7배에 육박한다.

홍성소 회장의 친인척은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으로 콧노래를 불렀지만 정작 기업을 물여받을 2세 홍재현 대표 입장에서는 마냥 기뻐할 상황은 아니다. 주가 급등에 따른 증여세 문제가 자칫 촉박한 경영승계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창업주인 홍성소 회장은 1971년 보생제약사를 인수해 신일제약공업사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1977년 주식회사로 전환해 현재의 기틀을 마련했다. 2010년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언했으나 9년만인 2018년 장녀인 홍재현 대표에게 경영을 넘기면서 오너경영으로 회귀했다.

동덕여자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홍재현 대표는 2000년 3월 신일제약에 입사해 이후 16년간 경영수업을 받고 2016년 부사장으로 승진, 2018년 말 대표이사에 임명됐다.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화 됐지만 아직 지분 증여는 이뤄지지 않았다.

홍 대표가 지금까지 지분을 늘려온 방식은 직접 매입이다. 2000년 신일제약에 입사 한 후 홍 대표는 2003년 3만7819주(0.5%) 장내매수를 통해 첫 지분을 매입한 이후 매년 조금씩 늘려오며 현재는 9.78%까지 확보한 상태다. 홍성소 회장은 17.83%다.

홍 대표가 아버지 홍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시기는 2011년 9만5000주(1.2%) 한 차례뿐이다. 모두 장내매입을 통해 지분을 확대해 왔다.

시장에서는 홍 회장이 지분을 장녀인 홍 대표에게 물려주고 경영승계를 마무리하는 시점을 임기 만료 시점인 2021년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주가 급등에 따른 증여세 부담으로 인해 홍 회장의 주식증여 시기는 무기한 연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 지분 매도로 후계구도는 보다 명확해졌다. 잠재적인 경쟁자로 지목되던 홍 회장의 형제 홍성국, 홍승통 전 대표와 자녀들이 지분을 정리하면서 후계구도는 자연스럽게 정리가 된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신일제약이 코로나 수혜주로 꼽히며 주가가 급등했고 이에 따라 차익 실현 목적의 오너일가 장내매도가 이어진 상황”이라며 “1·2대 주주가 지분을 팔지 않은 것은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으며 고령인 홍성소 회장(83)의 나이를 감안할 때 승계작업을 마냥 늦출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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