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실사 이유, 모두 사실 아니다” 반박인수위·최고경영진에 성실 자료 제공 주장현산측 선행조건 미충족·재점검 사유 해명거래종결 거부시 지체책임 면할 수 없다고 압박진정성 자세 보이면 최대한 협조한다고도 밝혀
금호산업은 30일 입장문을 내고 “HDC현산이 재실사 이유로 제시한 내용들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거래 지연의 책임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으로 전가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강조했다.
금호산업에 따르면 HDC현산은 지난해 12월27일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후 대규모 ‘인수준비위원회’(이하 인수위)를 구성해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상주해 왔다. 인수위는 아시아나항공의 영업 및 재무 상태, 자금 수지를 비롯한 경영 전반에 걸친 모든 자료를 수개월간 검증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HDC현산 인수위의 실사, 검증 업무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금호산업은 HDC현산 측이 현재까지도 인수위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충분한 자료를 제공받지 못했다”는 HD현산 측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HDC현산은 SPA 체결 이후 현재까지 7개월 동안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에 대한 모든 중요한 영업 및 재무 정보를 제공받아 인수실사 및 PMI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상의 부담을 감수하면서 이에 필요한 모든 협조를 제공했다. 이는 국내 M&A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으로, HDC현산은 이미 아시아나항공 및 그 자회사들의 영업 및 재무상태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HDC현산이 선행조건 충족 여부 및 재점검과 관련해 제기하는 의문점에 대해서는 계약 체결 전 실사 단계에서부터 자료가 제공됐다”면서 “기본적인 계약서조차 제공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등 마치 충분한 확인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지극히 유감이다”고 지적했다.
또 “HDC현산이 인수위를 거쳐 활발히 진행하던 협의와는 별도로 돌연 내용증명 공문을 보내기 시작한 지난 4월 이후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은 이미 충분한 설명이 이루어진 사안임에도 불구, HDC현산이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근거 없는 주장에 성실히 대응해 왔다”고 토로했다.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주장한 선행조건 충족 및 재점검 사항과 관련해 요목조목 해명했다.
우선 재무제표 대비 실적 악화 이슈는 현금흐름과는 무관한 리스부채, 정비충당부채 및 장기선수금의 증가와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제1116호 ‘리스’에 대한 국제회계기준위원회(IFRIC)의 변경된 해석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일 뿐이고, 이미 지난 1월부터 충분히 설명해 왔다는 주장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항공업계 지원 일환으로 이루어진 채권은행의 1조7000억원 추가 차입과 주요 계열사들에 대한 유동성 공급은 이번 SPA상 사전 동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HDC현산 최고경영진에 이 이슈를 보고했고, 필요한 자료 등도 신속히 제공했다.
금호산업 측은 “차입이나 유동성 공급에 대한 경위, 목적 등을 설명하는 등 사전에 그 내용을 충분히 공유하고 실질적인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영구 전환사채(CB) 역시 HDC현산 최고경영진에 대한 보고, 인수위 활동 과정 등으로 자금조달의 필요성, 영구CB 발행조건, 정관 개정안의 내용과 채권회수 가능성, 자금확충을 통한 각 회사의 정상화 가능성 등에 대해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HDC현산이 거래종결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구CB의 발행은 아시아나항과 에어부산의 완전자본잠식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합리적인 조치였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HDC현산 측은 불합리하게 동의를 거부할 수 없는 계약상 의무를 부담하고 있으면서도, 무작정 동의를 거부하면서 자신들의 동의 없이 조치를 취했다는 것을 계약 위반 구실로 삼고 있다”고 꼬집었다.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과 계열회사들의 사업, 자산, 부채, 기업가치, 재무상태 또는 영업상태에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중대하게 부정적인 영향은 대부분 코로나19 사태 등 일반적인 환경의 변화에 해당하거나, 회계정책과 추정의 방식 등에 관한 변경 내지 통상적인 사업활동에 따른 영향 등이다. 당초 SPA상 ‘중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구성하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음은 계약서상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부정적 의견 표명은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고,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은 적정으로 회사 재무제표의 신뢰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재차 주장했다. “HDC현산 역시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게 회사의 반론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내용,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투자손실 문제에 대해서도 이미 SPA 체결 전 충분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당사자간 이 사안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겠다고 이미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금호티앤아이의 전환사채 상환에 대해서도 “아시아나IDT가 최대주주인 금호티앤아이의 주주사들이 그 지분율에 따라 상환재원을 대출하고 상응하는 담보를 제공받은 것을 두고 계열사에 부담을 전가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올 초부터 인수위에 수차례 자료 제공과 설명을 해왔고, 당시에는 어떠한 문제나 의문점을 제기하지 않았다”며 “느닷없이 공문으로 재점검을 요청해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경영진 뿐 아니라, 채권단 관계자들도 매우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제기는 문제들이 거래종결을 거부하거나 거래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HDC현산 측이 조속히 본건 거래종결을 위한 의무이행을 하지 않는다면 지체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하반기에 약 3개월에 걸친 기간 동안 추가 실사를 진행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거래종결을 회피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법률 및 계약상 근거가 없고 M&A 거래 관행 및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춰 보아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HDC현산 측이 이번 거래의 종결에 대한 진정한 의지 없이 책임 회피를 위한 구실을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비판했다.
다만,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진정성 있는 인수의사를 가지고 현재 예정된 일정에 따라 거래종결이 이루어지는데 최대한 협조할 일말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거래종결을 위한 최대한의 신의성실을 다하는 차원에서 HDC현산 측과의 협의의 가능성은 열어 놓겠다는 입장이다.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인수의지 등을 공식적으로 분명히 밝히고 빠른 시일 내에 대면 협의에 응하면서 거래종결을 위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이후 경영을 위한 점검 관련 협의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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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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