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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징계 사전통보 받은 증권 CEO···“감독당국이 책임 떠넘겨”

라임 판매 증권사 CEO에 중징계 유력
해임요구 혹은 직무정지급 될 것인데
직무정지 확정돼도 직 유지 쉽지 않아
제재 이후에도 행정소송 등 후폭풍 예상
금감원 “DLF 선례 따른 것”이라며 초강수

금융감독원이 지난 6일 오후 늦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KB증권에 라임사태와 관련한 기관 제재 및 임원 중징계 방안을 담은 사전통지안을 보냈다. 개인 제재 대상은 김병철 전 신한금융투자 사장, 박정림 KB증권 사장, 나재철 전 대신증권 사장(현 금융투자협회장)이다.

이달 29일로 예정된 제재심에서 증권사 전현직 CEO들에게 직무정지 징계가 확정되면 아직 현직을 유지하고 있는 박정림 KB증권 대표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태까지 중징계 받고 자리 보전한 CEO들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김병철 신한금투 전 사장과 금투협으로 자리를 옮겨간 나재철 전 대신증권 사장은 현재 임원이 아니어서 당장 변화는 없지만 대신 향후 4년간 금융권 임원으로 취업할 수 없게 된다.

증권사 CEO가 중징계를 받은 선례는 2015년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동양증권의 정진석 이승국 전 대표이사(해임요구), 2018년 배당 사고를 일으킨 삼성증권의 구성훈 전 대표(3개월 직무정지) 등이다. 이보다 앞선 2008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데 당시 은행권에 머물렀던 황영기 전 금투협회장 얘기다. 그는 2008년 KB금융지주 회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2009년 우리은행장 시절 파생상품 투자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고 회장직에서 중도 사퇴하기도 했다.

또 금감원이 증권사 CEO 중징계라는 강수를 둔 데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때 선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감원은 올해 초 DLF 출시 및 판매 과정에서 내부 통제 절차가 미비했다는 점 등의 책임을 물어 당시 은행장이던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에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확정한 바 있다.

실제 금감원이 이번 증권사 CEO 대상으로 내린 징계 사유 역시 DLF 제재 당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CEO에게 내린 징계 사유와 동일한 ‘내부통제 기준 마련 미비’라고 밝혔다..내부통제 기준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상품 판매 과정에서 펀드에 부실이 발생한 사실을 포착할 수 없었고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인데, 관련 규정상 내부통제 마련 책임이 CEO에게 있는 만큼 그 책임도 CEO에게 물려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들 3곳 CEO도 연임 및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 안이 통보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직무 정지·문책 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로 분류되는데 이 중 문책 경고 이상은 중징계에 해당한다. 또 추후(이달 29일) 구체화될 징계 수위는 중징계 중에서도 해임요구 다음으로 높은 직무정지급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직무정지가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직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금감원은 증권사는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한 은행과 달리 대표이사에게 책임이 집중돼 있어 징계 수위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금감원의 이번 제재가 최종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제재 대상 증권사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선 이번 금감원 제재의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부통제 기준 마련 미비로 CEO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인데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때문에 DLF 사태로 문책 경고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징계 취소 행정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냈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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