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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숙 기자
등록 :
2020-10-26 12:54

수정 :
2020-10-2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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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직함 다는 이재용, 재판·상속세·지배구조 숙제 남았다

10조원 넘는 상속세 마련…생명·전자 지분 매각 관심
상속 과정서 삼성 지배구조 개편 급속진행 가능성 낮아
“현 지배구조 유지 보험업법 개정·사법 리스크 해결 우선”

글로벌 기업 ‘삼성’을 일궈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별세하며 ‘이재용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뒤 이미 그룹 총수에 오른 만큼 삼성 내부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나 천문학적 규모의 상속세와 지배구조 개편은 큰 숙제로 남았다. 더군다나 사법 리스크도 여전히 이 부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회장’ 타이틀 달고 ‘뉴 삼성’ 박차 =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곧 회장 승격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4년부터 삼성을 이끌고 있으나 회장 직함을 물려받지 않고 부회장 자리를 유지했다.

현재 삼성을 제외한 현대차, SK, LG그룹이 모두 총수가 회장 직함을 달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도 곧 회장 승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최근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으며 구광모 회장도 2018년 구본무 회장 타계 후 한달 뒤 회장 직함을 달았다. 이건희 회장의 경우 이병철 선대 회장이 1987년 11월 20일 타계한지 20여일 뒤에 회장 자리에 올랐다.

회장 취임 후 행보도 주목된다. 이 부회장이 다시 사내이사에 복귀할지도 관심사다. 5월 대국민 사과 이후 위기 극복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회장 취임과 함께 또 다른 혁신안을 들고 나올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다.

◇천문학적 상속세 마련 해법=10조원이 넘는 상속세 마련과 삼성 지배구조 변화는 이 부회장에게 고민으로 남은 상태다. 연부연납을 활용하더라도 최대 6년 동안 매년 1조8000억원 이상의 상속세 재원 마련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삼성 오너가는 내년 4월 전에 지분 상속인 내지 향방을 결정해야 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생명 지분의 경우 오너 3세들에게 상속될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삼성전자 대주주 지분인 만큼 외부 매각 가능성 보다는 오너 3세들에게 상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대한 의견은 분분한 상태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이 부회장이 상속세 분할 납부, 배당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는 와중에 상속 과정에서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 금융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율 총 10% 중 특수관계인과 합해 의결권이 15%를 초과하는 지분율 5.9%에 대해서는 금융계열사 의결권이 제한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그룹 내 특수관계인 및 계열사가 의결권 제한을 받고 있는 5.9% 이내에 해당되는 지분을 처분하더라도 처분 전·후로 삼성전자에 대한 그룹 의결권은 현재와 동일한 15%로 유지가 가능하다”며 “상속세 규모를 감안할 경우 최대 5.9% 범위 내에서 삼성전자 지분에 대한 일부 매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문지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특수관계자의 삼성전자 지분매각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으나 실제 매각할 가능성은 낮다”며 “보험업법 개정시 관계사의 특수관계자 삼성전자 지분율이 대폭 낮아지기 때문에 경영권 방어 등을 위한 삼성전자 및 주요 관계사의 지분 매각은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상속안 마련을 위한 방안으로 거론되는 공익법인 활용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 부회장은 2015년 삼성문화재단과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며 재단 지분을 통한 우회 상속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단 4개 재단의 관계사 지분을 고려할 때 이 회장의 보유 지분의 재단 증여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공정거래법 개정안에서는 대기업 소속 공익법인에 대한 계열사 의결권을 제한하는 법률안이 추진 중이다.

◇상속 과정에서 나타날 지배구조 변화 = 재계에서는 상속문제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가 날 것으로 전망하지 않고 있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재판이 본격 돌입한데다 국정농단 뇌물혐의 파기 환송심도 26일부터 재개되는 만큼 인위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에 보험업법 개정과 이 부회장의 재판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 지배구조 개편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이 지난 5월 4세 경영권 승계를 포기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이 감소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대로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결국 세대간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지배력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분할·합병 등 지배구조 개편의 실행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 것으로 판단하며 상속 후에도 현재의 그룹 지배구조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지숙 기자 jisuk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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