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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개인’ 변수…LG화학 주총 ‘미궁’에 빠졌다

국민연금, LG화학 배터리사업부 분할계획 ‘제동’
LG화학 “매우 유감”…30일 임시주총서 표대결
외국인·기관투자자 반대 많을 시 부결 가능성도

국민연금이 LG화학 배터리 사업의 물적분할을 반대하기로 결정하면서 분할안의 주주총회 통과 여부가 미궁 속에 빠졌다. 국민연금은 LG화학 지분 10.20%를 보유한 2대주주로 이번 반대 의견 제시가 오는 30일 예정인 임시주총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지난 27일 제16차 위원회를 열고 LG화학 주주총회에서 다뤄질 분할계획서 승인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반대 이유에 대해 “분할계획의 취지 및 목적에는 공감하나, 지분 가치 희석 가능성 등 국민연금의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분사 발표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등 소액주주와 마찬가지로 ‘모회사 디스카운트’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이 발생했다고 보고 이러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분사 소식이 처음 발표된 지난달 16일부터 양일간 각각 5.37%, 6.11% 하락했다. 분사 계획이 공개되기 전 주가는 72만6000원이었으나 현재 주가는 64만원대로 10% 이상 내렸다.

국민연금 수탁위 일부 위원들은 ‘장기투자자인 국민연금이 기업의 성장 동력을 빼앗아선 안 된다’는 입장을 냈지만, 다수의 위원들이 주주가치 훼손으로 판단해 결국 반대 의결권 행사로 이어졌다.

이번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 결정은 LG화학을 비롯한 업계에서도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다.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대부분 물적분할 안건에 찬성을 권고함에 따라 국민연금 또한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LG화학 측도 즉각 유감의 뜻을 밝혔다. LG화학은 국민연금의 발표 직후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를 비롯해 한국기업지배연구원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대부분 찬성한 사안인데, 국민연금의 반대 의견에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분할은 배터리 사업을 세계 최고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해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것”이라며 “주주총회 때까지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분할안건은 주총 특별결의사항으로 오는 30일 열리는 주총에서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 등 2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현재 LG화학의 지분율을 보면 최대주주인 (주)LG와 특수관계인(34.17%), 국민연금(10.20%), 외국인투자자가 약 38%, 나머지 20%를 국내 기관투자자와 개인이 각각 약 8%, 12%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도 배터리 부문 분사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만큼 국민연금 지분(10.20%)에 개인투자자의 지분 12%를 합하면 대략 22%는 이번 분사에 반대의견을 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특히 이번 물적분할안이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매우 높은 사안임을 감안하면 주총 참석률도 90% 이상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LG화학의 소액주주들은 “배터리 사업을 보고 LG화학에 투자했는데 배터리 사업부가 분할되면 신설 법인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게 된다”며 거세게 반발해왔다.

LG화학 입장에서는 주총을 이틀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지만 국민연금의 지분이 10% 수준으로 높지 않고, 지분 비중이 높은 외국인투자자가 대거 반대하지 않는 이상 분사가 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도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외국인투자자는 찬성 의견을 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국인의 경우 이번 임시주총 주주확정일인 지난 5일 기준 37.3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의결권 자문회사가 주로 찬성 의견을 제시한 만큼, 현재 진행 중인 전자투표제를 통해 찬성 표를 행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기관 및 외국인투자자 가운데 일부가 반대표를 던질 경우 주총 통과를 결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개인투자자의 지분이 더해진 상황에서 예상보다 많은 반대표가 나올 경우 배터리 분사가 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며 “주총 직전까지 치열한 ‘표심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이며, 주총 통과 여부는 당일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고병훈 기자 kbh6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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