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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영 기자
등록 :
2020-11-05 10:18

차기 생보협회장 인선 돌입…6년만에 官 출신 교체하나

이달 중순 회장후보추천委 구성할 듯
생보업계는 전직 관료 출신 회장 선호
진웅섭·정희수 등 회장 후보로 거론돼
정치권 비판에 민간 후보 부상할 수도

신용길 생명보험협회 회장. 사진=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에 이어 생명보험협회도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돌입한다.

저금리, 저성장으로 경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생보업계는 금융당국과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관료 출신 인사를 선호하는 가운데 손보협회장 유력 후보였으나 후보직을 고사한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과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3선 국회의원 출신 정희수 보험연수원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관료 출신 금융협회장 선임에 대한 정치권의 비판 속에 신용길 현 회장과 같은 민간 출신 후보가 급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마땅한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협회는 이달 중순께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NH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 DB생명, KB생명, 처브라이프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 9개 이사사(社) 대표이사가 참석하는 이사회를 개최해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회추위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상위 5개 당연직 이사사 대표이사와 보험 관련 학회장 2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추위는 향후 2~3회의 회의를 거쳐 차기 회장 최종 후보 1인 또는 2인을 총회에 추천하게 된다.

차기 생보협회장 인선의 최대 관심사는 지난 6년간 민간 출신이 맡아온 회장을 관료 출신으로 교체하느냐다.

다음 달 8일 임기 만료를 앞둔 신용길 현 회장은 업계 3위사 교보생명 출신으로 KB생명 사장을 역임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재임한 이수창 전임 회장은 업계 1위사 삼성생명 사장을 지냈다.

생보협회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 2014년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 기류 속에 이 전 회장을 선임한 이후 민간 출신 회장 선임 기조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민간 출신 회장들은 이전의 관료 출신 회장과 비교해 금융당국과의 소통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관료 출신 회장 선임에 대한 업계의 요구가 거세졌다.

저금리, 저성장으로 경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생보사들은 오는 2023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신(新)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등 각종 현안 해결을 위해 이른바 힘 있는 관료 출신 회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차기 생보협회장 인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일찌감치 진웅섭 전 금감원장과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특히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차기 손보협회장 후보직을 고사한 진 전 원장의 거취를 주목하고 있다.

앞서 진 진 원장은 차기 손보협회장 유력 후보로 꼽혔으나, 손보협회 회추위에 후보직 고사 의사를 전달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진 전 원장이 생보협회장을 염두에 두고 손보협회장 자리를 거부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진 전 원장은 행시 28회 출신으로 재무부, 재정경제원을 거쳐 금융위 자본시장국장과 금융정보분석원장,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 금감원장 등을 역임한 뒤 법무법인 광장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차기 손보협회장에 행시 27회 출신으로 진 전 원장보다 1기수 선배인 정지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내정되면서 관료 출신 회장 선임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여기에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역임한 정희수 보험연수원장의 이름도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2018년 12월 보험연수원장으로 선임된 정 원장은 현재 야당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서 17~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의원 재임 당시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됐던 정 원장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4월 대선 직전 현재 여당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 캠프의 통합정부자문위원단 부단장을 맡았다.

정 원장은 보험연수원장 선임 당시 일명 철새 정치인, 정권 코드 인사라는 비판 속에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승인을 받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 밖에 손보협회장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강영구·유관우 전 금감원 부원장보가 생보협회장 후보로 재거론 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생보업계는 관료나 금융당국 출신 금융협회장 선임에 대한 정치권의 비판을 의식해야 해 민간 출신 후보 추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지난달 금융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6년간 금융위와 기획재정부 출신 전직 경제관료의 117개 금융기관 재직 현황을 공개하고 “금감원 이외의 8개 금융공공기관 중 산업은행 한 곳을 빼고는 기재부, 금융위 출신들이 수장을 맡고 있다”며 “금융권 주요 로비채널이라고 할 수 있는 금융협회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특히 박 의원은 금융협회와 관련해 “업계 최고경영자(CEO) 출신이 차지하던 세 자리가 바뀌면서 6대 금융협회장 중 손보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등 총 세 곳이 경제관료 출신”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모피아(옛 재무부·마피아 합성어)들이 국내 금융기관에 낙하산으로 포진해 있어 금융개혁이 방해받고 여러 부작용들을 가져오고 있다”며 “관련 법을 개정해 낙하산 방지는 물론 금융기관 자체 내부 승진이 가능하도록 개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생보사의 전·현직 대표이사 등 민간 출신 중에서는 마땅한 회장 후보가 없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당초 민간 출신 회장 선임 기조가 이어질 경우 차기 회장 선임이 유력했던 한 대형사의 전직 대표이사는 현재 건강 악화로 회장직 수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영 기자 j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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