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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보 기자
등록 :
2020-12-01 07:56

수정 :
2020-12-0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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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카멜레온 경영 ‘엔투텍’, 롤러코스터 주가 어디로…

반도체 부품→마스크·백신 사업에 사활...사명까지 변경
모더나 관련...6100→1805→9050→5330원 현기증 주가
외국인 매도, 개인 ‘사자’...“신사업 성과 없어 손실 유의”

최근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한 ‘엔투텍’이 코로나19 백신 유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사명까지 바꾼 엔투텍은 반도체 부품 사업보다 마스크 생산 및 백신 유통에 집중하며 카멜레온 행보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모더나의 창립멤버인 로버트 랭거 박사를 영입했으나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는 엔투텍을 투자경고종목에서 해제하고 이날 하루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주가가 5일간 75% 또는 20일간 150% 급등하는 경우 투자경고종목에 지정되며 주식 매매가 제한된다.

엔투텍은 지난달 26일 투자경고종목 재지정 우려로 하한가(2350원)를 찍은 뒤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달 3일 3000원을 돌파한 뒤 10일엔 4000원대를 넘어섰고, 12일엔 5850원으로 상한가를 달성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한 엔투텍은 7250원까지 오른 후 최근 5000원대로 다시 조정을 받았다. 지난 6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로버트 랭거 박사를 사내이사로 선임한 이후 뚜렷한 상승세를 이어온 모습이다.

엔투텍의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 랭거 박사는 미국 모더나의 공동 설립자로, 엔투텍의 주가 상승을 견인한 인물이다.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을 엔투텍이 유통하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돼 왔다.

엔투텍의 주가에는 개인들의 강한 매수세가 큰 영향을 미쳤다. 하한가를 찍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9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무려 1200만여주를 사들였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은 158만여주를 내던졌고, 기관 역시 8만 3000여주를 순매수한 것이 전부다.

문제는 엔투텍의 부실한 재정과 사업구조다. 엔투텍은 ‘마이크로텍’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20여년간 반도체 부품 사업을 이어왔지만 성과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지난 2018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엔투텍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연결 기준 5분기 연속 당기순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6월 결산법인인 엔투텍은 지난해 매출액 578억원, 영업이익 4억 9300만원을 기록하며 최악의 상황에선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간신히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부실한 재정 탓에 코로나 관련 신사업들에 대한 물음표가 여전히 따라붙는 모습이다.

특히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된 모더나 백신 유통 사업은 결정된 내용이 사실상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다. 엔투텍은 지난달 백신 유통 제안서를 모더나에 제출한 후 “공급 수량과 일정, 가격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지만 진전된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엔투텍 관계자는 “모더나 측에서 백신 유통 관련 보도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구체적인 진행사항을 알리긴 어렵다”라며 “모더나와 협의 중인 사실은 맞고, 확정되면 따로 발표할 것”고 설명했다.

또 부실한 재정에 대해서는 “규모로만 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며, 모더나 공동설립자인 랭거 박사가 우리 임원이라는 점이 중요하다”며 “160억원 가량의 현금과 유가증권 등 현금성 자본 290억원 가량 보유하고 있는 만큼 회사가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주력 신사업인 ‘나노 마스크’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보이지 않고 있다. 엔투텍은 지난 18일 “파주에 마스크 공장을 구축해 하루 최대 400만장의 마스크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뚜렷한 판매 활로는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엔투텍은 지난 4월 마스크 등을 생산하는 엔투셀의 지분 160억원(16.44%)을 취득하고 관계회사로 편입시켰다. 이후 엔투텍은 엔투셀과 156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마스크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다만 엔투셀 역시 최근 3년간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동력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엔투텍은 엔투셀의 마스크 물량을 수주받아 생산한다는 계획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곳에 얼마나 판매되는지 파악이 어려운 상태다. 알려진 내용은 “유럽과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수억장 규모의 수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정도다.

엔투텍 관계자는 “엔투셀에 대한 보유지분은 20% 미만으로,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회사가 아니다”라며 “엔투셀과 계약한 물량에 대한 생산준비는 이미 끝났고, 마스크의 판매는 엔투텍이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엔투텍은 최근 방탄소년단(BTS) 캐릭터 ‘타이니탄’ 마스크를 내놨으나 당초 계획보다 생산일정이 지연된 상황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협의 중인 디자인이 확정되는대로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관련 마스크, 진단, 백신 등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기업의 실적과 무관하게 단순히 코로나 관련 테마 등에 편입돼 주가가 급등락하는 경우 손실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어 “현재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는 코로나 진단·백신 관련주 중 일부 종목은 호재성 공시로 주가가 상승한 후 급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확정되지 않은 사항 등에 대한 보도와 공시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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