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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옅어지는 존재감…왕산마리나도 새 주인 찾았다

왕산레저개발 매각 우협 칸서스·미래에셋 선정
거래금액 1300억대 안팎, 내년 1분기 딜 클로징
기내식기판사업부·송현동 부지 등 매각 절차 중
조 전 부사장 애착사업인 ‘호텔·레저업’ 대거 축소

그래픽=박혜수 기자

대한항공이 기내식 사업과 종로 송현동 부지를 매각하는데 이어 해양레저시설 관리업체인 왕산레저개발도 떼어낸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애착을 가져온 사업들이 줄줄이 정리되면서, 그의 흔적도 점점 옅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30일 칸서스자산운용과 미래에셋대우를 왕산레저개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처분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130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거래 종결(딜클로징)은 내년 1분기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왕산레저개발은 지난 2011년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요트 계류장인 ‘왕산마리나’를 조성할 목적으로 대한항공이 자본금 60억원을 투입해 설립한 100% 자회사다.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은 관광레저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며 레저사업을 적극 추진했다. 조 전 회장 장녀인 조 전 부사장은 왕산레저개발 초대 대표이사를 맡으며 요트업 활성화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하지만 왕산레저개발은 설립 후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했고,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린 2014년에는 요트경기장을 제공하기도 했지만, 2018년부터는 주유업과 임대업 등 부가사업을 영위하며 간신히 매출을 올리고 있다.

왕산레저개발은 지난해 기준 매출 12억원, 영업손실 4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6% 가량 늘었지만, 적자폭은 오히려 2배 넘게 확대됐다. 특히 실제 매출에서 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은 39억원 적자를 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왕산레저개발을 처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항공업과 연관성이 낮고, 자체 생존력이 없어 모기업 재무구조를 악화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왕산레저개발은 설립 이후 매년 대한항공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으며 간신히 버텨왔다. 누적 출자금만 15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진그룹이 왕산레저개발을 처분할 가능성은 희박했다. 2014년 ‘땅콩회항’ 사건으로 자숙 중이던 조 전 부사장의 유력한 경영 복귀처로 칼호텔네트워크와 왕산레저개발이 거론된 영향이다. 조 전 회장은 생전 장남 조 회장에게 대한항공과 그룹 전반의 경영권을, 조 전 부사장에게 호텔과 레저사업을 물려주겠다는 구상을 그린 바 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작년 말 경영복귀에 실패했고, 그룹 내 최측근 인사들은 대거 물러났다. 이에 분노한 조 전 부사장은 올해 1월 말 KCGI·반도건설과 반(反)조원태 동맹을 결성했고, 조 회장의 경영 퇴진을 주도하고 있다.

조 회장은 누나가 외부세력과 손 잡은 직후 한진그룹 재무건정성 강화 방안으로 유휴자산과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가 핵심 매물이다.

리스트에 오른 자산들이 조 전 부사장과 깊은 연관성을 가진 만큼, 조 회장이 누나의 흔적을 지우며 반격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했다. 송현동 부지는 한옥호텔 건설을 목표로 매입했고,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은 조 전 부사장이 복귀 후 본격적으로 리모델링 등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다.

조 회장은 여기에 더해 조 전 부사장이 집중적으로 육성해 온 기내식기판사업부는 이미 새 주인으로 한앤컴퍼니가 정해졌다. 대한항공은 지난 8월 이 사업부를 9906억원에 넘기는 영업양수도계약을 체결했고, 다음달 중 매각이 완료된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재 한진인터내셔널(HIC)이 보유 중인 월셔 그랜드 호텔 지분을 처분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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