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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칼 경영권 분쟁 승기…3자연합, 판 뒤집기 힘들다

조 회장, 사실상 산은 백기사로 확보
KCGI, 임시주총 소집 요구…불발시 소송 신청
산은 보유 주식 의결권 행사 가능 시점에 열릴 듯
정기주총서 우위 확보하려면 주식 대량 매집해야
유통주식수 적어 달성여부 불투명…시장선 “패색 짙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 3자 주주연합이 벌이는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료될 전망이다. KDB산업은행이 조 회장 우군으로 등판한 만큼, 3자연합이 판세를 뒤집기가 쉽지 않다는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1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이승련 수석부장판사)는 KCGI가 제기한 한진칼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한진칼은 2일 산은을 상대로 5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산은은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한진칼 지분 10.66%를 확보하게 된다. 기존 주주들은 지분율 희석이 불가피하다.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은 41%대, 3자연합 지분율은 46%대로 파악된다. 유상증자 완료 후 각각 36%대, 41%대로 축소된다.

시장에서는 산은이 조 회장 우호세력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 경우 조 회장 측 지분율은 무려 47%대로 늘어나고, 3자연합 측과 격차는 6%포인트 안팎으로까지 벌어지게 된다. KCGI와 반도건설이 보유한 신주인수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더라도 양측간 지분차는 5%포인트대에 육박한다.

산은은 “일방적으로 한 쪽 편에 서지 않을 것”이라며 조 회장 백기사설에 대해 선을 그은 상태다. 하지만 이동걸 산은 회장은 “강성부 KCGI 대표는 자기돈 0원의 사모펀드 대표이다.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

KCGI가 산은의 지분 확보를 총력 저지한 배경도 지분 싸움에서 불리한 입지에 놓일 것이란 점을 인지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진다.

KCGI는 가처분 소송과 별개로 지난달 20일 한진칼 이사회에 임시 주주총회를 요구했다. KCGI는 신규 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 등을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진칼 이사회가 주총 소집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가처분 소송에 나서야 한다.

법원이 임시 주총 개최를 명령할 경우 한진칼은 이사회를 열고 이로부터 3개월이 넘지 않는 날을 정해 주주명부를 폐쇄하거나, 이사회에서 임의로 날짜를 정해 공고하면 된다.

산은이 확보한 지분은 이달 22일 상장한다. 한진칼은 이를 고려해 이사회 소집일을 최대한 늦추고, 산은 보유 지분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점에 맞춰 임시 주총일을 정할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3자연합이 내년 3월 예정된 한진칼 정기 주총에서 분쟁 우위에 올라설 가능성도 크지 않다. 정기 주총 의결권은 올해 12월 말 주주명부 폐쇄 시점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산은은 이미 의결권을 가질 수 있게 된다.

3자연합이 자신들 쪽으로 분위기를 가져오기 위해선 연말까지 5% 이상의 한진칼 주식을 대량 매집해야 한다. 전날 종가 7만5000원 기준 약 1800억원 가량을 투입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유통주식수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원하는 만큼 주식을 매입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은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했지만, 투기세력 이미지가 강한 3자연합에 유리한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판단된다”며 “벌어진 지분 격차를 만회할 방안이 많지 않은 만큼, 패색이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3자연합은 책임있는 주주로서 대한민국 항공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뜻을 함께 모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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