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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별점 5개 ‘사프란숙성회 배달전문점’으로 코로나 극복했다

〔인터뷰〕별점 5개 ‘사프란숙성회 배달전문점’으로 코로나 극복했다

등록 2021.02.06 11:22

강정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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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사시미’ 김광하 대표

'오늘도 사시미' 김광하 대표(사진=홍성철)'오늘도 사시미' 김광하 대표(사진=홍성철)

좌절, 벼랑끝, 폐업...모두가 어려운 시절이지만 코로나19는 자영업자들에게 특별히 혹독하다. 에어컨 판매수리점을 하던 김광하 사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로나 이전부터 치열한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 코로나19라는 대형 폭탄이 터지면서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가족의 생계는 이어가야 하니 뭐라도 해야 했다. 암담하던 중에 수년간 사프란 제조에 인생을 쏟아 붓고 있는 친구를 만났다. 아이가 LCP 소아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던 터라 귀가 솔깃했고, 친구의 지원으로 사프란액을 장기간 복용하면서 아이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사프란이다! 김 사장은 사프란을 입힌 숙성회로 다시 한 번 인생의 승부를 걸기로 했다. 총각시절 횟집주방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어 회 뜨는 일은 자신 있었다. 최고의 숙성회를 만들고, 거기에 사프란을 입힌다면 경쟁력이 있다고 확신했다.

시행착오도 겪었다. 어종에 따라 최고의 맛을 내는 숙성시간이 달라, 모든 어종을 최고의 맛으로 숙성시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수백 번 숙성을 거듭해 종류별로 회 고유의 식감을 살려냈다.

6개월 만에 ‘오늘도 사시미’ 간판을 걸었다. 점포는 대구시 달성군, 가능한 월세가 싼 곳으로 결정했다. 점포라기보다는 작업장이었고, 판매는 배달앱에 전적으로 위탁하기로 했다.

작업장에 배달앱이 울리기 시작했다. ‘식감이 너무 좋아요~’ ‘입에 살살 녹아요~’ ‘쫀득쫀득 고소해요~’ ‘양이 많고 신선해요~’ 칭찬댓글이 달리기 시작했고, 별점5개가 속속 올라왔다.

'오늘도 사시미'의 사포린숙성회(사진=홍성철)'오늘도 사시미'의 사포린숙성회(사진=홍성철)

우리나라에서는 ‘생선회’하면 일반적으로 활어회를 떠올리지만 일본회는 대체로 숙성회 이다. 살아있는 상태에서 피와 내장을 제거한 뒤 저온에서 1~4일 정도 숙성시키는 숙성회는 저온 숙성과정에서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 높아져 회 고유의 깊은 맛과 식감을 만끽할 수 있다.

“숙성회와 활어회의 차이는 농익은 사과와 풋사과의 차이라고 할 수 있어요, 숙성회 맛을 알고나면 활어회 못먹어요~ 그런데 거기다 사프란을 입혔으니 말할 것도 없죠~” 김광하 사장의 눈에 빛이 났다.

유럽 남부, 아시아 서북부가 원산지인 사프란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향신료다. 최근까지도 무게당 가격이 금과 대등하게 매겨질 정도로 귀하다. 한 개의 구근에서 2~3송이의 꽃이 피는데 꽃 속에 있는 1개의 빨간 암술을 따서 말린 것이 사프란이다. 보통 1g의 사프란을 얻으려면 200~500개의 암술을 말려야 하는데, 약 160개 구근에서 채취할 수 있는 양이다.

말린 사프란은 검은 금빛 오렌지색이며, 의학적으로 우울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며, 천식, 불면, 동맥 경화, 높은 혈당, 기억력 저하, 생리 전증후군, 불안 등의 증상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뇌세포 보호, 염증 개선, 식욕 감소 및 체중 감소에도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다.

사프란에는 색깔을 내는 크로신과 크로세틴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성분은 암세포 형성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로 국제 의학저널 Hepatology에는 사프란이 쥐의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항암 작용을 했다는 연구 결과가 실리기도 했다.

향신료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사프란은, 양에 관계없이 은은한 향을 내며 요리의 맛을 높여준다 하여 주로 생선요리에 이용된다. 사프란을 뜨거운 물에 우려내어 차를 끓이거나 밥을 지어서 먹기도 한다.

최근 방송프로그램에서, 경북 영양에서 재배 생산된 국내산 사프란액을 넣고 담은 물김치가 1주일 이상 실온에서 삭지 않은 것이 방영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사프란이 저장성과 신선도 유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김광하 대표는 “ 최고의 기회는 절박함이었습니다. 사프란 숙성회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전국에 저 하나밖에 없습니다”라며, “체인점사업도 준비하고 있으니, 뭐라도 해야 하는데 자금도 기술도 없어 막막하신 분은 연락을 주시면 함께 이 코로나 시국을 이겨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홍성철 기자 newswayd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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