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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의 결단 ‘관람료 인상카드’...연이은 인상에 관객 ‘부글부글’

CGV의 결단 ‘관람료 인상카드’...연이은 인상에 관객 ‘부글부글’

등록 2021.03.22 16:18

수정 2021.03.22 17:33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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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료 1000원 인상 6개월 만에 가격 또 한 번 올려관객 불만 폭증 롯데시네마·메가박스 연쇄 인상 가능성넷플릭스 등 OTT 성장 속 무리한 가격 인상 ‘독’ 될 우려

CGV의 결단 ‘관람료 인상카드’...연이은 인상에 관객 ‘부글부글’ 기사의 사진

CJ CGV가 6개월 만에 또 한 차례 가격 인상 카드 내놓으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는 이유로 한 차례 가격을 인상하고도 올해 또 인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CGV는 ‘고육지책’이라는 입장이나 관객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특히 CGV가 업계 1위인만큼 다른 영화관 역시 또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관객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GV는 다음달 2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1000원씩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CGV의 영화관람료는 주중 1만3000원, 주말 1만4000원으로 오른다.

앞서 CGV는 지난해 10월 영화관람료를 최대 2000원 올린 바 있다. 이번이 벌써 6개월 사이 두 번째 인상 결정이다. 반년 만에 두 차례나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CGV가 6개월 사이에 두 차례나 관람료를 올린 것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실적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영화관 관객 수가 급감했는데, 대형 신작들마저 하나 둘 개봉을 미루거나 포기하면서 또 관객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실제로 지난해 전체 극장 관객 수는 총 5952만명으로 전년 대비 73.7%나 줄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CJ CGV의 연결 기준 매출액 역시 5834억원으로 전년보다 70.0%나 급감했다. 영업손실도 3925억원이나 발생했다. CJ그룹은 지난해 말 그룹 내 재무통으로 꼽히는 허민회 대표를 CJ CGV의 새 수장으로 교체했고, 허 신임 대표는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CGV 이용객들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다. 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까지 반년만에 두 차례나 가격 인상을 하면서 영화 관람료가 크게 치솟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인 기준으로 주말에 영화를 관람하며 팝콘 세트까지 먹게 되면 4만원이 훌쩍 넘는 비용을 써야 한다. 이 가격으로 쓰면서 영화관을 찾을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CGV는 SK텔레콤 등과의 제휴가 종료되면서 하나 둘 할인 혜택마저 사라지고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CGV가 가격 인상 후에도 배급사에 관객당 1000원의 개봉 지원금을 지원한다는 점마저 눈총을 받고 있다. CGV는 손해 하나 보는 것 없이 관객의 돈으로 배급사를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CGV는 지난해 가격 인상 당시에도 정부가 1인당 영화 관람료를 6000원씩 할인해주는 ‘소비할인쿠폰’ 정책을 펼치자 일부러 CGV가 관람료를 올린 것 아니냐는 논란이 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CGV가 가격을 올리면서 도리어 자신의 경쟁력을 해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OTT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영화관만의 경쟁력이 점차 약화하고 있는데 관람료마저 오르면 누가 영화관에 방문하겠냐는 의견이다. 실제로 주말 기준 1만4000원의 영화 관람료는 OTT 한 달 이용료와 비슷한 수준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하면서 영화관을 찾는 대신 OTT를 이용하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 영화산업 주요 부문 매출 총 1조537억원 중 극장 외 시장(TV VOD와 인터넷 VOD, DVD 및 블루레이 시장 매출규모 등 포함) 매출은 451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2.9%를 차지했다. 이는 2019년 비중 20.3%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 때문에 코로나19가 안정기에 접어들더라도 관객들이 다시 영화관으로 쏟아져 나올지도 의문이다.

업계 1위인 CGV가 가격을 인상하면서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역시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에도 CGV가 가격을 올리고 한 달 여 뒤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가 관람료를 순차적으로 1000원씩 인상했다.

영화산업 관계자는 “극장에 관객이 모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재미있는 영화가 상영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많은 영화들이 신작 개봉을 미뤘고, 최근 대규모 투자가 들어간 영화도 OTT를 통해서만 공개되는 등 관객들이 영화관에 찾게 되는 요소들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두 번의 가격 인상으로 고객들이 더 외면하게 되진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CGV 관계자는 “적자 폭이 더욱 늘어날 경우 극장은 물론 영화산업 전반의 붕괴가 올 수 있다는 절박함 속에 가격 인상은 생존을 위한 피치 못할 선택이었다”며 “한국영화 산업 구조는 전체 매출의 76%가 극장 관람료 매출에서 발생하고, 50% 이상이 영화 배급 및 투자·제작사에 배분되는 만큼 영화산업에 있어서 ‘극장 매출’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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