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리조트 퇴사 후 금호익스프레스로 이동고속버스업계 1위, 매각시 수천억 확보 가능박 상무, 신사업 맡아···그룹 재건 준비 움직임코로나19 등 고려 경영 정상화까지 무보수 자처
16일 금호그룹에 따르면 박 상무는 지난달 말 금호리조트를 떠나 금호익스프레스로 자리를 옮겼다. 박 상무가 소속을 바꾼 것은 2018년 7월 금호리조트 경영관리 담당 임원으로 입사한 지 2년 8개월만이다.
금호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0월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금호고속(금호홀딩스)에서 물적분할해 신설한 회사다. 설립 목적은 고속버스운송사업의 전문성 강화와 경영효율성 제고를 통한 기업가치 향상이다.
분할 후 존속법인인 금호고속은 유스퀘어(광주종합터미널), 목포터미널 등 부동산 관리와 임대 사업만 영위하고 있다.
당초 금호익스프레스는 자금 조달용 회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박삼구 전 회장 등 오너가는 실질 지주사인 금호건설(옛 금호산업) 지분을 산은에 담보로 맡긴 상태여서 현금 융통이 쉽지 않았다.
그룹 구조조정 방안 중 하나로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과의 협의를 거쳐 결정된 만큼, 추가적인 자금 지원을 위해 새로운 자회사를 만들었다는 추론이 설득력을 얻었다.
시장에서는 물적분할을 계기로 고속버스 사업부의 매각이 쉬워졌다고 봤다. 업계 1위인 고속버스 사업부의 시장가치는 4000억원대 안팎으로 추산된다. 자금난이 가속화될 경우 최후의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 상무 등판으로 금호익스프레스 매각 가능성은 희석되고 있다. 특히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그룹 재건을 준비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박 상무는 금호리조트가 범(凡)금호가인 금호석유화학으로 매각된 데 따라 회사를 떠났다. 박찬구 금호석화그룹 회장과 박삼구 전 회장이 2009년 발발한 ‘형제의 난’으로 절연한 것으로 미뤄볼 때, 당연한 수순이라는게 중론이다.
다만 박 상무의 재입사는 그룹 내부에서도 소수만 인지했을 만큼 비밀리에 이뤄졌다.
박 상무가 오너가의 경영실패로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통매각 등 사세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경영수업을 지속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의식한 행보다. 박 상무는 금호리조트 입사 당시에도 ‘낙하산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박 상무는 경영환경이 정상화될 때까지 무보수로 근무하기로 자처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고속버스업계를 고려해 오너가 일원으로서 책임 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금호익스프레스는 지난해 매출 642억원, 영업손실 115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110억원이다. 부채비율은 183% 수준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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