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개점 폐점 후 1Q 영업익 4.0% 감소 ‘선방’“접을 만큼 접었다” 리뉴얼·노후 시설 개선에 무게추가 폐점 시 몸집 축소 및 직원 고용 불안 우려도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올해 폐점에 무게를 두기보다 점포 리뉴얼에 초점을 맞춰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롯데마트는 극심한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 12개 점포를 폐점하고 수익성 개선에 나선 바 있다. 2019년 말 124개였던 롯데마트 매장 수는 올해 1분기 기준 113개로 줄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문을 닫은 점포는 아직 구리점 한 곳뿐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폐점 속도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12개 점포를 정리하면서 실적이 어느 정도 개선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폐점을 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순 없지만, 폐점보다는 리뉴얼을 진행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마트는 지난해 점포 구조조정을 진행한 이후 수익성 개선 효과를 봤다. 롯데마트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3.4% 줄어들었는데, 올 1월부로 흡수한 롭스 실적을 제외할 경우 4.0% 줄어든 것에 그쳐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기존점 매출액의 경우 오히려 0.3% 신장하는 효과도 거뒀다.
다만 롯데마트가 폐점 속도를 조절하는 배경에는 실적 개선 외에도 여러 복합적인 사정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롯데마트가 점포를 더 접고 싶어도 접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고 본다. 우선 덩치가 쪼그라든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롯데마트의 연간 매출액은 2016년 8조2007억원에서 2017년 6조5774억원으로 6조원대로 주저앉았고 지난해에는 6조390억원까지 축소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롯데마트의 연간 매출액이 5조원 후반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폐점을 진행할수록 매출 규모는 더 줄어들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이에 롯데마트 내부에서는 폐점을 지속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해 의문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경쟁사 이마트가 기존점을 리뉴얼하면서 성장세로 돌아선 것도 전략 수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의 올해 1분기 할인점 매출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3조19억원, 영업이익은 6.9% 증가한 912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실제로 리뉴얼 효과도 뚜렷하다. 이마트가 지난해 5월 리뉴얼한 월계점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20년 6월~2021년 4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7.2%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욀계점 외 지난해 리뉴얼을 진행한 9곳 점포 모두 올해 4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신장했다.
이외에 매장 철수로 인한 직원들의 고용 문제도 발목을 잡는 요소다. 이미 롯데마트는 지난해 폐점 과정에서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친 바 있다. 롯데 측은 점포 정리 후에도 직무 재배치 등 기존 인력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했으나, 현실적으로 점포당 300~500명 이상의 직원들을 사측이 모두 끌어안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노조가 반발했기 때문이다. 추가 폐점이 이뤄지면 직원들의 반발도 더 거세질 수밖에 없는 만큼 폐점 속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해는 투자를 진행하기 다소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올해는 경쟁력 확보에 무게를 둘 것”이라면서 “대형마트는 물류 사업이라고 할 정도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므로 이런 효율성을 위해 점포 정리보다는 리뉴얼, 노후 시설 개선 등을 포함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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