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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고 싶어도 더 못 접는다···‘리뉴얼’로 전략 선회한 롯데마트

접고 싶어도 더 못 접는다···‘리뉴얼’로 전략 선회한 롯데마트

등록 2021.05.17 18:00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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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개점 폐점 후 1Q 영업익 4.0% 감소 ‘선방’“접을 만큼 접었다” 리뉴얼·노후 시설 개선에 무게추가 폐점 시 몸집 축소 및 직원 고용 불안 우려도

접고 싶어도 더 못 접는다···‘리뉴얼’로 전략 선회한 롯데마트 기사의 사진

롯데마트가 올해 점포 폐점 대신 리뉴얼과 노후 시설 개선에 무게를 싣는다. 롯데마트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지난해 부실 점포를 정리하는 데 집중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폐점에 따른 몸집 축소 우려와 함께 리뉴얼로 호실적을 거둔 경쟁사 이마트에 자극을 받아 전략을 선회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올해 폐점에 무게를 두기보다 점포 리뉴얼에 초점을 맞춰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롯데마트는 극심한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 12개 점포를 폐점하고 수익성 개선에 나선 바 있다. 2019년 말 124개였던 롯데마트 매장 수는 올해 1분기 기준 113개로 줄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문을 닫은 점포는 아직 구리점 한 곳뿐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폐점 속도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12개 점포를 정리하면서 실적이 어느 정도 개선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폐점을 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순 없지만, 폐점보다는 리뉴얼을 진행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마트는 지난해 점포 구조조정을 진행한 이후 수익성 개선 효과를 봤다. 롯데마트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3.4% 줄어들었는데, 올 1월부로 흡수한 롭스 실적을 제외할 경우 4.0% 줄어든 것에 그쳐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기존점 매출액의 경우 오히려 0.3% 신장하는 효과도 거뒀다.

다만 롯데마트가 폐점 속도를 조절하는 배경에는 실적 개선 외에도 여러 복합적인 사정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롯데마트가 점포를 더 접고 싶어도 접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고 본다. 우선 덩치가 쪼그라든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롯데마트의 연간 매출액은 2016년 8조2007억원에서 2017년 6조5774억원으로 6조원대로 주저앉았고 지난해에는 6조390억원까지 축소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롯데마트의 연간 매출액이 5조원 후반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폐점을 진행할수록 매출 규모는 더 줄어들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이에 롯데마트 내부에서는 폐점을 지속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해 의문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경쟁사 이마트가 기존점을 리뉴얼하면서 성장세로 돌아선 것도 전략 수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의 올해 1분기 할인점 매출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3조19억원, 영업이익은 6.9% 증가한 912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실제로 리뉴얼 효과도 뚜렷하다. 이마트가 지난해 5월 리뉴얼한 월계점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20년 6월~2021년 4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7.2%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욀계점 외 지난해 리뉴얼을 진행한 9곳 점포 모두 올해 4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신장했다.

이외에 매장 철수로 인한 직원들의 고용 문제도 발목을 잡는 요소다. 이미 롯데마트는 지난해 폐점 과정에서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친 바 있다. 롯데 측은 점포 정리 후에도 직무 재배치 등 기존 인력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했으나, 현실적으로 점포당 300~500명 이상의 직원들을 사측이 모두 끌어안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노조가 반발했기 때문이다. 추가 폐점이 이뤄지면 직원들의 반발도 더 거세질 수밖에 없는 만큼 폐점 속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해는 투자를 진행하기 다소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올해는 경쟁력 확보에 무게를 둘 것”이라면서 “대형마트는 물류 사업이라고 할 정도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므로 이런 효율성을 위해 점포 정리보다는 리뉴얼, 노후 시설 개선 등을 포함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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