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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자회사 한화테크윈, 설립 3년만에 사업분할 나선 배경

한화에어로 자회사 한화테크윈, 설립 3년만에 사업분할 나선 배경

등록 2021.09.23 11:03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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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물적분할로 출범 후 첫 사업구조 재편 데이터 해석·연산 정보처리 ‘시스템반도체’ 독립CCTV 두뇌 담당, 높은 성장성 기술 고도화 필수 경쟁력 선제 확보···그룹 반도체사업 진출도 연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00% 자회사 한화테크윈이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분리한다. 주력인 CC(폐쇄회로)TV 시장의 고도화가 전망되는 만큼, 기술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테크윈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감시용 장비에 탑재하는 시스템반도체 개발부문을 확대 양성하기 위한 단순 물적분할 결의했다.

분할은 다음달 29일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확정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테크윈 지분 전량을 보유 중인 만큼, 부결 가능성은 없다. 분할 기일은 11월 1일이고, 독립법인 ‘비전넥스트’(가칭)은 한화테크윈 완전자회사가 된다.

‘비(非)메모리 반도체’인 시스템반도체는 데이터의 해석·연산·처리 등을 주목적으로 한다. 데이터를 단순 ‘저장’하는 성격의 메모리 반도체와는 차이를 가진다. 한화테크윈의 경우 시스템반도체가 CCTV ‘두뇌’ 역할을 담당한다.

이에 따라 비전넥스트는 딥러닝과 인공지능(AI),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등 차세대 솔루션을 탑재한 시스템반도체의 설계·개발을 전담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테크윈은 자회사 기술을 적용한 고해상도 CCTV 관련 제조와 판매 등을 맡게 된다.

한화테크윈 사업구조에 공식적인 변화가 생긴 것은 2018년 6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한화그룹은 2015년 삼성그룹과의 ‘빅딜’로 구(舊) 한화테크윈을 인수했고, 이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다시 2018년 감시장비 사업부를 분리해 한화테크윈을 설립한 바 있다.

한화테크윈의 시스템반도체 사업 육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CCTV 시장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

네트워크 장비 중심의 영상감시 시장은 전세계적인 고령화와 도시화 현상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 리서치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보안에 대한 사회적 요구 증가로 네트워크 기반 고급화 시스템 시장은 연평균 약 10%씩 커지고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과 AI, 클라우드, 5G(통신) 등 4차 산업혁명과 맞물리면서, 단순 고해상도 영상 취득·저장을 넘어 분석·응용 등 지능형 솔루션으로 발전하는 추세다.

하지만 고도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시장 진입 장벽이 높다. 선제적인 기술 보유 여부에 따라 주도권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시스템반도체 시장 규모는 메모리 반도체의 3배 이상으로, 절대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올해 세계 반도체 매출 규모가 약 5509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이 중 시스템반도체가 70% 수준인 3900억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화테크윈 실적이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법인 독립과 연결 지을 수 있다. 한화테크윈 설립 당시 10억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은 2019년 207억원으로 20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15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성장했다.

이는 시스템반도체 역량 확대와 무관치 않다. 한화테크윈은 현재 스마트시티와 스마트팩토리, 아파트, 교통, 리테일, 은행 등 다양한 분야에 영상보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또 AI CCTV, 저장장치, 소프트웨어(VMS)까지 영상보안 관련 종합 라인업을 갖췄다. 시스템온칩(SoC) ‘와이즈넷’을 독자개발했고, 자체 개발 AI 알고리즘인 ‘AI 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또 한화테크윈 제품 단가가 매년 상승하고 있는데, 첨단기술 탑재 효과가 일부 반영됐다. 주요 기종의 국내 평균가격을 살펴보면, 2019년 대당 13만3000원이던 CCTV의 경우 지난해 16만6000원으로 올랐다. 저장장치는 61만2000원에서 68만9000원이 됐고, 올해 상반기 기준 72만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16만원대이던 모니터 역시 올해 19만원대를 돌파했다.

외부 인재 합류도 경쟁력 강화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한화테크윈은 지난 7월 LG전자 MC사업부 출신인 우정호 상무를 SoC개발실로 영입했다. 우 상무는 세계적 시스템반도체 설계회사인 퀄컴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화그룹 전반에서 추진하는 반도체 관련 사업 진출의 일환으로 바라본다. 실질 지주사인 ㈜한화는 반도체 장비사업 진출을 준비 중이고, 한화솔루션은 반도체 신소재 사업을 염두에 둔 고급인력 충원을 진행했다. 한화시스템은 전자감지장치(센서) 전문업체 트루윈과 시스템반도체 센서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앞두고 있다.

한화테크윈은 “독립법인을 운영하는 것은 과감한 투자로 시스템반도체 부문의 독자적인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경영환경에 더욱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유연성을 키워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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