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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T모티브, 영업비밀보호에 강수 두다···코렌스·코렌스이엠 등 경찰에 고소

SNT모티브, 영업비밀보호에 강수 두다···코렌스·코렌스이엠 등 경찰에 고소

등록 2022.07.13 22:37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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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배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련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코렌스, 임직원 3명· (주)코렌스이엠 및 (주)코렌스이엠 대표이사' 고소 공익제보자의 제보에 의해 밝혀져, 생산라인 촬영 및 전송 '지그' 수령해

SNT 모티브 본사. 사진=SNT그룹 제공SNT 모티브 본사. 사진=SNT그룹 제공

SNT모티브가 영업비밀보호를 위해 강수를 뒀다. 코렌스, 코렌스이엠 및 코렌스이엠 대표이사 등이 그 대상이다. SNT모티브는 차량용 모터 개발 관련 코렌스 및 코렌스이엠의 영업비밀 및 기술유출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13일 밝혔다.

SNT모티브는 코렌스로의 이직 당시 기술자료 등 영업비밀 자료들을 빼내간 '임직원 3명을 비롯하여 (주)코렌스, (주)코렌스이엠 및 (주)코렌스이엠 대표이사'를 피고소인으로 한 고소장을 부산광역시경찰청에 제출했다. SNT모티브는 이들을 각각 업무상 배임을 비롯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고소했으며 앞으로 이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SNT 측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규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방침이다. 앞으로 영업비밀 및 기술유출의 피해를 막기 위한 관계기관의 효과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2월 SNT모티브 모터개발팀 연구원들이 코렌스로 이직하며 영업비밀 자료들을 유출해간 것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이에 더해 코렌스이엠은 SNT모티브의 협력업체들까지 찾아가 기술을 탈취했다는 것이 과거 코렌스이엠에서 근무했던 공익신고자(제보자)의 제보에 따라 밝혀졌다.

제보자의 설명에 따르면 제보자는 코렌스이엠 근무 당시 SNT모티브에 차량용 모터 부품을 공급하는 A업체를 방문해 '공정 및 작업표준'을 확인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어 코렌스이엠의 임원이 제보자와 함께 SNT모티브의 또 다른 협력업체인 B업체 관계자와 동석한 자리에서 위와 동일한 제품의 생산라인에서 사용되는 '지그(Jig)'(부품 조립 시 위치를 정해주는 기구류) 60여개를 빌려줄 것과 생산라인 촬영 등을 요청했다. 이날 제보자는 지시에 따라 B업체를 방문해 사진 및 동영상을 촬영해 전송했고, '지그'를 수령해 코렌스이엠으로 가져갔다고 진술했다.

위 협력업체들은 모두 SNT모티브에 모터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로 SNT모티브와 '기본거래협약서'가 체결돼있다. '기본거래협약서'의 '제16조 기밀보장'에 따르면, '기술자료, 공업소유권, 노하우, 그 외 관계되는 업무상, 기술상의 기밀사항을 제3자에게 누설하여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있다. 이에 따라 공정 및 작업표준, 생산 관련 '지그' 등은 모두 SNT모티브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기술정보다.

이밖에 SNT모티브는 코렌스로 이직한 연구원(피고소인 중 1명)이 SNT모티브 재직 당시 작성한 자료를 코렌스이엠 연구원들에게 공유한 이메일 자료도 확보했다. 해당 이메일에는 본인이 자료를 작성했으나, '파일을 백업해두지 말고 삭제해 줄 것'과 '메일도 확인 후 삭제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SNT모티브는 부산 지역 최대 자동차부품 기업으로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용 모터 등을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SNT모티브가 친환경 자동차 모터사업을 활발히 진행하던 2012년 2월, 경남 양산시에 공장을 둔 디젤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코렌스 회장의 아들 조모씨가 SNT모티브 기술연구소 모터개발팀에 병역특례로 입사했다. 당시 조씨의 근무 희망지는 모터개발팀이었다. 조씨는 3년 후인 2015년 3월 병역특례를 마치고 바로 퇴사했다.

이후 2017년부터 SNT모티브 모터개발 등 자동차부품 관련 연구원들의 이직이 급증했다. 2017년 3명을 시작으로 2018년 6명, 2020년 이후 현재까지 12명 등 총 20여명의 모터개발팀 팀장 및 자동차부품 관련 연구원, 엔지니어들이 코렌스로 대거 이직했다. 코렌스는 전기차 모터 관련 사업을 위해 자회사 코렌스EM을 세우고, 이들을 코렌스EM으로 이동시켰다. 코렌스 회장의 아들 조씨는 현재 전기차 모터 관련 사업을 위해 만들어진 코렌스EM의 대표이사다. SNT모티브 모터개발팀장은 현재 코렌스EM의 공동 대표이사이고, 모터개발팀 과장과 품질팀장은 각각 상무로 재직 중이다.

직 인원들 중 일부는 모터 관련 중대한 영업비밀 자료들을 회사에서 승인받지 않은 이동식저장장치(외장하드, USB)와 이메일을 통해 몰래 유출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의 이 같은 파일 유출 정황은 회사 내부 전산망에 설치된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데이터 유출 방지(DLP) 등 기술유출방지 시스템에 흔적을 남겼다. 또한 처음에는 모터 개발 인력들만 이직을 회유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SNT모티브의 생산기술, 품질, 장비 자동화 등 부서 소속 엔지니어들을 회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제품개발 절차에 따른 필요인원을 조직적, 순차적으로 회유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개발된 모터 기술에 대해 코렌스이엠이 지난 2월 보도자료를 통해 SNT모티브 모터 기술과 다르다고 주장하는 기술은 헤어핀(각동선)과 WRSM(권선계자형, Wound Rotor Synchronous Motor)이다. 그러나 헤어핀 기술은 SNT모티브가 이미 2009년∼2010년 GM Volt(볼트) 전기차용으로 개발을 완료해 납품 및 성능검증까지 완료된 기술이다. 이 기술로 코렌스이엠이 생산하고 있다는 모터의 실상은 모터 부품 중 하나인 '스테이터(Stator) 반부품'으로 대부분의 부품을 고객사로부터 제공받아 단순 조립해서 반부품 형태로 공급하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WRSM 기술도 SNT모티브가 2013년 초에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당시 개발에 참여한 팀장 및 직원 다수가 코렌스로 이직하여 현재 코렌스이엠에 재직 중이다.

SNT모티브 경영지원본부 관계자는 "친환경 자동차용 모터를 비롯한 차세대 부품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며 30여 년 전부터 수많은 직원들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영업비밀 등 지식재산권을 아무 대가도 치르지 않고 취득하기 위해 인력 빼가기, 영업비밀 침해 등 위법, 비도덕적인 방법을 자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현재 재직 중인 직원들과 영업비밀 및 지식재산권, 고객과 주주들의 이익 등을 보호하기 위해 충분한 법적 검토를 마친 뒤 고소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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