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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新삼성’···세계가 숨죽인다

이재용의 ‘新삼성’···세계가 숨죽인다

등록 2015.05.19 07:44

수정 2015.05.19 07:59

정백현

  기자

‘선택과 집중’ 모토 지속 혁신 꾀해신수종 사업도 재편 모바일 솔루션 추가한화와 빅딜 결단 영속 성장 기반 마련

‘부동의 재계 1위’ 삼성그룹이 혁신을 꾀하고 있다. 당장의 생존은 물론 미래 100년을 준비하기 위한 변화다.

삼성이 대대적인 변화를 선택한 배경으로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이건희 회장의 투병 장기화와 이로 인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전면 부상이고 다른 하나는 삼성그룹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 탈출을 위한 대안으로 변화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해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의식은 되찾았지만 여전히 인지 능력은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으로 나서서 삼성 계열사의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 1년간 드러난 삼성의 변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선택과 집중’이다. 잘 하는 사업에 힘을 더 보태고 주력이 아니거나 이익을 많이 벌어들이지 못 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과감히 칼을 대는 방식의 변화를 진행하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미래 신수종 사업의 변화와 비주력 사업의 정리다. 삼성그룹은 지난 2010년 태양광 사업을 비롯해 의료기기, LED, 바이오·제약,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신수종 사업으로 분류하고 이에 대한 육성 방침을 세워왔다.

특히 태양광 사업에 대해서는 2020년까지 5조8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태양광 사업에 대한 전망이 바뀌자 삼성은 그동안 추진해 온 5대 신수종 사업 계획에서 태양광 발전 사업 추진을 보류하고 모바일 솔루션 사업을 신수종 사업으로 새롭게 육성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모바일 솔루션 사업은 모바일 기반의 결제 기능과 프린팅 솔루션, 스마트 스쿨, 디지털 사이니지, 스마트 홈 등을 구현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모바일 솔루션 사업은 삼성의 주력 본업인 전자 사업과 즉각 연계가 가능하며 B2B 사업과도 연결할 수 있는 분야다.

삼성의 이 같은 행보 변화에는 두 가지 배경이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첫째 요인으로는 시대와 시장 변화의 트렌드를 삼성이 재빠르게 읽었다는 점이 꼽힌다.

태양광 사업은 2000년대 중반부터 많은 기업들이 대표적인 미래형 먹거리 산업으로 분류하고 적극 육성해 온 대표적 업종이다.

‘친환경 에너지’라는 시대 트렌드에 맞는데다 수요가 많은 만큼 항구적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삼성을 비롯해 LG, 현대중공업, 한화, KCC, OCI 등 많은 기업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업황이 심각한 부진에 빠지면서 많은 업체가 파산하거나 경영난을 겪었다. 이 때문에 일부 기업은 이 사업에서 손을 떼기도 했다.

주력 업종의 수익성 악화로 고민하고 있는 삼성의 입장에서 단기적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굳이 고집할 이유는 없다. 그래서 결국 태양광 사업을 신수종 사업 목록의 뒤편으로 과감히 미루게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비주력 사업에 대해서도 과감한 변화를 택했다. 삼성은 지난해 11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등 화학과 방위산업 계열 4개 회사를 한화그룹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삼성과 한화의 이른바 ‘빅딜’은 대내외적으로 화학과 방산 분야의 능력을 인정받은 한화의 승부수와 비주력 사업을 깨끗이 접고 주력 사업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겠다는 삼성 측의 계획이 들어맞은 결실이었다.

매각 4개 회사 근로자들의 거센 반발이 있었지만 화학 부문 2개사의 이관 작업은 모두 마무리됐다. 다만 방산 부문 2개사는 직원들에 대한 위로금 지급 문제 등을 아직 마무리하지 못해 매각 마무리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계열사 간의 인수 합병을 통한 경영의 효율성 증대 작업도 현재 진행형이다. 삼성은 그동안 IT와 기초소재, 화학 등 일부 업종의 계열사를 흡수 합병하면서 사업 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해왔다.

지난 2013년 12월 삼성SDS와 삼성SNS의 통합으로 탄생한 ‘통합 삼성SDS’는 지난해 말 코스피에 상장됐다. 지난해 6월에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이 합쳐져 ‘통합 삼성종합화학’이 탄생했고 7월에는 삼성SDI와 옛 제일모직이 합병돼 ‘통합 삼성SDI’가 출범했다.

지난해 말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도 합병을 추진했지만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꿈을 이루지 못했다. 조선·플랜트 계열 2개사의 합병이 무산된 이후 삼성 내부에서의 계열사 인수 합병 작업은 일단 멈춤 상태에 있다.

그러나 재계 안팎에서는 그동안 이뤄진 변화가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이 한발짝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자 중심의 편중 구조를 언젠가는 깨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루지 못한 조선·플랜트 계열사의 흡수 합병을 비롯한 중첩 계열사의 정리, 비주력 사업에 대한 조정 등의 변화는 올해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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