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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지울 수 없는 일본의 흔적

[기자수첩]롯데, 지울 수 없는 일본의 흔적

등록 2015.08.05 18:01

이주현

  기자

롯데, 지울 수 없는 일본의 흔적 기사의 사진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형제의 난’에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 회장 사이의 ‘부자 갈등’으로 비화됐고 다른 형제·자매와 친인척마저 편을 갈라 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확대됐다.

아버지가 아들을 때렸다는 주장까지 제기 될 정도다. 재벌가의 친족 간 경영권 분쟁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이런 막장 드라마 같은 진흙탕 싸움은 없었다.

문제는 국내 재계 5위인 롯데가 한국 기업인지 일본 기업인지 정체성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정체성 문제는 여론을 악화 켰고 불매운동은 물론 반기업 정서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 그룹 오너 일가 구성원들만 봐도 정체성은 모호하다. 신동주, 동빈 두 아들의 어머니는 일본인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고 이들은 모두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특히 최근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공개된 신 전 부회장과 신 총괄회장의 대화 영상에서 이들이 모두 일본어를 사용한다는 점은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줬다. 신 회장 역시 어눌한 한국어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광윤사나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들이 모두 일본인이라는 점은 사실상 롯데가 일본 기업임을 나타내는 셈이다.

신 회장은 지난 3일 입국하며 대국민 사과에 앞서 5초 이상 고개를 숙여보였다. 허리를 45도 굽혀 정면에서는 정수리가 보이는 인사였다.

일본 문화권에서는 이를 두고 ‘가장 공손한 경례’라는 뜻의 사이케이레이라고 부른다. 한국 국민들에게 사과했지만 자신이 익숙한 일본 문화의 방식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

가장 황당한 것은 지난 4일 한국롯데 사장단과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이 신 회장을 지지 선언한 것이다.

가족간 경영권 분쟁에 사장단이 나서 지지선언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사례일 뿐더러 신 회장이 시킨 것도 아닌 자발적 회의 소집이라는 부분에서 더욱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총수 일가가 아닌 사장단이 경영권 분쟁에 끼어든 결의문 발표는 ‘사무라이의 충성맹세’를 연상시켜 일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더욱 부각 시켰다는 평가다.

한 시민단체에 따르면 롯데는 1988년 부산 부전동 롯데호텔 부지를 사들이면서 자본금의 99.96%가 일본인 소유라는 이유로 외국인투자촉진법을 적용받아 취득세와 등록세 191억원을 면제받았다고 한다.

한국에서 매출의 95%를 벌면서 외국 기업에 주어지는 특혜도 받아 챙겼다니 ‘한국 기업’이라는 신 회장의 주장에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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