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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태어난 유암코, 좀비기업 저승사자될까?

새롭게 태어난 유암코, 좀비기업 저승사자될까?

등록 2015.10.22 14:53

박종준

  기자

28조 규모 구조조정 동시 진행···재계 “옥석 구분 작업에 신중해야”

새롭게 태어난 유암코, 좀비기업 저승사자될까? 기사의 사진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내달부터 부실기업 구조조정 작업을 본격화한 가운데 향후 ‘옥석 가리기’ 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와 유암코, 신한은행을 비롯 KEB하나, IBK기업, KB국민, 우리, NH농협은행 등 8개 은행은 22일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 설립·운영 방안’을 최종 확정하고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키로 했다.

4조원의 실탄을 쥔 유암코는 기업재무안정 사모펀드(PEF)를 설립해 기업구조조정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유암코는 채권은행 등 민간자본을 합쳐 최대 28조원 상당의 구조조정을 동시에 진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PEF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채권·주식 등을 채권은행으로부터 매입하고, 채권은행은 재무적 투자자로 측면 지원한다.

이 과정을 거쳐 금융위는 유암코 내 기업구조조정본부와 구조조정자문위원회를 두어 소규모 기업 구조조정은 물론 업종 및 산업별 구조조정으로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러한 로드맵 대로 된다면 3000여 개로 추산되는 이른바 ‘좀비기업’ 해소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금융당국의 기대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10%에 달하는 49개사가 2년 연속 돈을 벌어 이자도 못갚을 정도로 재무구조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외부감사를 받는 기업 중 한계기업은 2009년 2698개(12.8%)에서 지난해 말 3295개(15.2%)로 급증했다. 이 기간 만성적 한계기업의 비중은 2435개(72.9%)나 됐다.

특히 대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지난해 14.8%로 늘어 중소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인 15.3%까지 상승한 상태다. 이는 수출 부진 등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정부의 기업구조정에 대한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

이에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지난 13일 한계·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위한 ‘기업 구조조정 추진 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기업 구조조정의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할 범정부 구조조정 협의체를 꾸려 국내 기간산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방향 등을 꾸준히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채권은행은 대기업 신용평가를 실시해 결과에 따라 구조조정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또 금감원은 채권은행의 대응 및 대손충당금 적립 상황 등에 대한 현장점검을 확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측면 지원할 방침이다.

여기에 중소기업은 현재 채권은행이 진행중인 정기 신용위험평가 결과에 따라 유암코를 통해 구조조정에 나선다.

이에 대한 민간 차원에서도 큰 이견이 없는 상태지만 그 방법론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배현기 하나금융그룹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우리 경제에 미칠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작동할 수 있는 계기가 부실기업 구조조정”이라고 말했다.

또 한성대 김상조 교수는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은 한국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위한 최우선 과제”라면서 관련 법제도 및 관행의 개선 필요성을 주장했다.

서울시립대의 송헌재 교수는 “좀비기업의 긍정적 외부효과의 가능성을 생각해보면 좀비기업 모두를 구조조정의 대상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고 그 가운데 옥석을 가려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날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부실기업 정리는 기존에도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진행돼온 만큼 이번 유암코 방안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면서도 “최근 들어 3000개를 구조조정하니 마니 등 그 강도가 높아질 조짐이어서 그런 부분들이 좀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중견기업연합회 관계자도 “건강한 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부실기업 정리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우암코가 옥석 가리기 작업에서 중소, 중견 기업들이 현재 처한 국내외적 현실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유암코가 수출 중심의 기업들이 대부분인 중견기업이 최근 유가 및 환율 등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된 상황과 국내적으로 내수침체 등의 악조건 속에서 악전고투하는 기업들의 현실을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주문이다.

박종준 기자 junpark@

뉴스웨이 박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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